AI 핵심 요약
beta- 미국 중간선거가 3일 치러지며 빅테크와 트럼프 행정부의 밀착 관계가 심판대에 올랐다.
- 민주당이 의회를 탈환하면 AI 기업에 대한 청문회와 소환, 규제 강화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 시장에서는 기술주와 AI 관련주 압박을 우려하는 한편, 선거 후 불확실성 해소 기대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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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죽인 빅테크, AI주 변동성 경계…'최대 큰손' 머스크 노심초사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 중간선거가 치러지는 3일(현지시간)은 실리콘밸리에도 '심판의 날'이 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완화 기조에 힘입어 성장하고 정치자금 지원으로 화답하며 밀착해 온 빅테크가 이제 그 대가를 치르게 될지 투표함이 가를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의회를 탈환하면 규제 완화의 시간이 끝나고 청문회와 소환의 시간이 열릴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업계는 이미 대비에 들어갔다. 그 징후는 기업 공시에서부터 드러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메타 플랫폼스는 사상 최대인 980억달러 규모 주식 매각을 준비하며 낸 공시에서 무역 분쟁, 규제 도전, '변화하는 여론'을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새로운 세금이나 규제로 자본지출과 운영비가 늘 수 있다고도 인정했다.
앤스로픽과 마이크로소프트(MS),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최근 공시에도 비슷한 문구가 담겼다.
2일 칼시 예측시장에서 민주당의 상원 장악 확률은 74%, 하원 장악 확률은 90%대로 제시됐다. 서로에게 이득처럼 보였던 'AI 동맹'이 위험한 도박으로 바뀌고 있다는 평가다.
안톤 라이히트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연구원은 기업들이 트럼프 행정부가 열어준 활주로를 활용해 AI의 긍정적 효과를 보여주고 여론을 돌릴 수 있다고 믿었다며 "분명히 그렇게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 'AI 동맹'의 청구서…청문회·소환 가능성
여론은 이미 등을 돌렸다.
지난달 발표된 워싱턴포스트(WP)·ABC뉴스·입소스 조사에서 미국인 3명 중 2명이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에 반대했다. 57%는 AI가 사회에 해롭다고 답했고, 트럼프 대통령의 AI 정책에 반대한다는 응답도 약 67%에 달했다.
데이터센터가 전기요금 상승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유권자 불만이 커진 탓이다.
백악관은 지난 9월 말 행정명령을 통해 연방 행정부가 공식 문서와 대외 소통에서 'AI' 대신 '초지능(SI·super intelligence)'이라는 용어를 쓰도록 했다. 블룸버그는 AI의 부정적 이미지에서 벗어나 이점을 부각하려는 취지라고 전했다.
지난달 말에는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CEO, 그레그 브록먼 오픈AI 사장,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등 AI 기업 대표 20여 명을 백악관에 초청했다. 이들은 외부 감사로 AI 모델의 안전성을 평가하겠다는 비구속적 협약에 서명했다.
민주당은 의회를 탈환하면 AI 감독과 규제를 핵심 입법 과제로 내세울 태세다. 차기 하원의장 유력 후보인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원내대표는 기업을 조사하고 소환장을 발부할 수 있는 AI 전담 위원회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데이터센터 건설의 전국적 중단(모라토리엄)을 제안했다. 테드 류 하원의원은 재앙적 피해에 대비해 AI 모델에 '킬 스위치'를 넣자고 했다. 상원에서는 초당파 의원들이 위험한 모델의 출시를 막을 수 있는 연방 기준을 협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기업은 특히 표적이 될 수 있다. 블룸버그는 백악관 연회장 건설에 기부한 메타와 엔비디아를 지목했다.
업계는 서둘러 민주당 인맥 확보에 나섰다. 오픈AI는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의 딸 제시카 슈머를, 엔비디아는 오바마 행정부 상무부 부장관 출신 브루스 앤드루스를 영입했다.
로비 지출도 급증했다. 앤스로픽은 올해 들어 로비에 560만달러를 써 지난해 1~3분기(229만달러)의 두 배를 넘겼다.
의회 감독 대응을 자문하는 로펌 깁슨던의 마이클 밥 파트너는 "AI 기업들이 새로운 소셜미디어 기업이 돼 의회에 거듭 불려 나가는 건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 숨죽인 빅테크…AI 관련주 향방은
월가도 긴장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민주당이 크게 이길 경우 시장이 이를 AI 규제 강화 신호로 받아들여 기술주가 압박받고, 성장 기대가 꺾이면서 국채 금리도 내려갈 수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에버코어ISI는 AI 청문회가 시장 리스크가 될 수 있다며, 엔비디아와 아마존이 이미 민주당의 조사 질의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급등한 마이크론·샌디스크·시게이트 등 메모리·저장장치 종목이 민주당 우세 시 압박받을 수 있다고 봤다. 반도체 장비, 전력, 데이터센터 건설주도 영향권으로 꼽혔다.
AI 거품 우려도 겹쳤다. 켄 그리핀 시타델 CEO 등 회의론자들이 거품 논란을 키우고 있다. 앤스로픽과 오픈AI의 상장도 예정돼 있으며, 블룸버그는 두 회사의 기업가치가 각각 1조달러를 넘을 수 있다고 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이코노미스트들은 2일 "AI 거래의 지속적 조정은 세계 경제의 주요 리스크"라고 경고했다.
과도한 비관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모간스탠리는 민주당이 이기면 추가 감독으로 규제 완화 속도가 느려질 수는 있지만 흐름이 꺾이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골드만삭스는 기본적인 연방 감독과 자체 테스트 수준에서 타협 여지가 있을 뿐, 강한 규제에 대한 의회의 의지는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스콧 러브너 시타델증권 전략가는 중간선거가 리스크를 해소하는 이벤트가 되면서 선거 이후 AI주가 다시 시장을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 '최대 큰손' 머스크 노심초사
AI 산업과 정치권의 결합이 깊었던 만큼 정치 지형이 바뀌면 후폭풍도 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CEO가 대표적이다.
그는 이번 중간선거에서 알려진 가장 큰 개인 후원자로 꼽힌다. 로이터에 따르면 머스크는 10월 중순까지 공화당 지원에 약 3억6600만달러를 썼고, 이 가운데 2억7600만달러를 7월 이후 쏟아부었다.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도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머스크의 슈퍼팩 '아메리카 팩'이 텍사스 선거전에 기여했다고 치켜세웠다. 머스크는 켄 팩스턴 텍사스 상원 후보를 지원하는 '론스타 리버티 팩'에도 1000만달러를 냈다.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의 '초지능' 재명명 이후 스페이스X의 AI 부문 '스페이스XAI(SpaceXAI)'를 '스페이스XSI(SpaceXSI)'로 바꾸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면 머스크도 조사 대상으로 거론될 수 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민주당은 그의 정부효율부(DOGE) 수장 시절 활동, 스페이스X의 정부 계약, 우크라이나군이 쓰는 스타실드 속도 제한 의혹 등을 조사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달 21일 X에 "칼로 흥한 자 칼로 망한다"는 글을 올려 보복을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엄호에 나섰다. 그는 2일 공개된 뉴욕포스트 팟캐스트 '포드 포스 원(Pod Force One)' 인터뷰에서 머스크 조사설에 대해 "말뿐이다. 하지만 말이라 해도 우리는 그들을 보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AI 업계의 부담은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AI 대응을 총괄했던 브루스 리드 커먼센스미디어 AI 안전 이니셔티브 대표는 "행정부와 업계의 진짜 문제는 미국 대중을 잃고 있다는 것"이라며 "중간선거 결과가 어떻든 그들의 삶은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kwonji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