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량저축은행들 고객 늘어, “특별한 영업활동 없이 신규고객 확보”
- 뱅크런 사태 진정 기미에도 도민저축은행 자진 휴업 등 긴장 여전
[뉴스핌=박예슬 기자] “저축은행 영업정지 이후 예금이 대출과 비교해 7대3으로 더 늘었어요.” 21일 오후 4시경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HK저축은행 영업점에는 영업시간이 지났음에도 고객들로 가득 찼다. 한 고객은 “금리는 얼마…. 시중은행보다는 높네”라며 수표묶음을 가방에서 꺼냈다. 독산동에서 왔다던 다른 고객은 “신규 가입을 위해 일부러 영등포까지 찾았다”고 했다.
점포안에 위치한 TV에서는 저축은행 영업정지에 관한 뉴스가 흘러나왔지만, 고객들은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목동에서 온 김모씨(여, 67)는 "정부의 추가 영업정지 조치가 없을 것이라는 말만 믿고 있다"며 "그래도 불안한 마음에 영업점 분위기를 살피려고 하루 종일 이 곳에 있었다"고 했다.
이 점포 창구 이모 직원은 “삼화저축은행 사태 이후 거래처를 이 쪽으로 옮긴 고객도 다소 많은 걸로 안다"며 "최근에는 특별한 영업활동 없이 신규고객을 확보하고 있을 정도"라고 했다.
영업정지를 당한 부산 소재 저축은행들에서 뱅크런(예금인출 사태)이 촉발된 것과 달리, 일부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예금이 오히려 늘어나는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같은 날 오후 3시 신라저축은행 여의도 지점 역시 차분한 분위기속에 빈 창구를 찾기 어려웠다. 이 지점 관계자는 “삼화저축은행 영업정지 조치가 내려졌을 때만 해도, 고객들의 문의전화가 빗발쳐 정신 없었던 게 며칠 전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은 정부가 추가 영업정지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은 덕에 삼화 사태 때보다는 다소 안정된 분위기"라고 했다.
여의도에 위치한 삼성저축은행도 뱅크런 사태에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보였다. 돈을 찾은 한 중년 여성은 “적금이 만기가 돼 찾으러 왔다"며 "예전에는 저축은행이 은행보다 금리가 꽤 높은 편이어서 자주 찾았지만, 요즘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아 굳이 저축은행에 추가적인 예금을 하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오히려 금리수준에만 신경을 더 썼던 것이다.
이처럼 예금 고객이 오히려 늘고 있는 현상은 서울의 다른 대형저축은행들 사이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미래, 현대스위스, 제일저축은행 등은 신규예금이 늘었다. 전날 만기예금을 재예치하거나 신규 예치하는 식으로 예금이 순유입된 저축은행은 2곳에 그쳤지만, 22일 오전에는 19곳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뱅크런 사태가 완전히 진정되지는 않고 있다. 강원도 소재 도민저축은행은 이날 자진해서 휴업에 들어갔다. 도민저축은행은 BIS자기자본비율 5%미만의 명단에 포함된 곳. 도민저축은행 관계자는 “고객들이 몰려들어, 유동성이 우려됐다”며 “이번주안에 영업재개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유례없는 자진 휴업이라는 점을 들어, 금융당국이 도민저축은행에 대해 추가 조치를 취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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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박예슬 기자 (yesl1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