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금융

속보

더보기

[기자수첩] 규제.. 나쁜 은행 만들고 서민은 피보고

기사입력 : 2011년08월25일 11:40

최종수정 : 2011년08월25일 13:04

[뉴스핌=한기진 기자] 지난주 코메르츠방크(독일의 2대 은행)는 아주 못된 짓을 했다. 7억6000만 유로(한화 약 1조 2000억원)에 달하는 엄청난 손실을 멋대로 상각 처리했다. 그리스에 투자했던 것들이다. 1분기에 11억 유로에 달했던 영업이익을 2분기에는 고작 5500만 유로로 쪼그라트렸다. 주주들은 사전에 알리지도 않았다며 분개했다. 지난 5월 100억 유로의 증자를 해놓고서 또다시 이런 짓을 저지르자 주가는 1년 전의 70%선으로 떨어졌다.

서구 기업문화에서 우선인 주주가치를 철저히 무시한 배경에는 정부가 있다. 일정 수준의Tier1(기본자기자본비율)을 맞추도록 요구했는데, 그러면서 EU 국가들의 국채를 사도록 부추겼다. EU금융당국은 국채 신용등급을 무시해도 좋다고 했다. 그러자 코메르츠가 잔머리를 굴렸다. 가격 장점이 있는 그리스 국채를 사들였고, 결국 엄청난 손실로 돌아오자 Tier1을 맞추기 위해 상각 처리시킨 것이다. 코메르츠는 철저히 정부의 정책을 이용하고 규제를 피하는 전략을 편 것이다.

은행이 금융당국의 규제를 어떤 수를 써서라도 피하고 결국 그 피해는 주주나 고객들이 입는 장면은 우리에게도 많은 것이 겹친다.

금융감독원은 가계부채 대책으로 은행들을 바짝 조이고 있다. “가계대출을 전월 보다 0.6% 이상 증가시키지 말라”고 하자, 은행들은 대출시스템이 “승인 거부”라고 하면 그대로 따른다. 예년에는 “그래도 다시….”이라며 은행원들이 직접 심사하고 대출해줬다.

또 현재 100%로 돼 있는 예대율(대출금 잔액/예금 잔액)을 낮추겠다고 한다. 일정 규모 이상 대출에 대해 준비금 적립도 고려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은행은 대출 자산을 운용할 여력이 없고 방법도 제한된다.

외형상 은행의 위기다. 그렇지만 힘든 살림을 예상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은행들은 “돈 장사로 손해 보는 일은 없다”고 한다. 가계대출이 줄면 금리를 올리면 되고 폐지했던 각종 수수료를 부활시키면 된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주가가 폭락해 돈이 은행으로 ‘리턴’하고 있어 예금 이자는 많이 주지 않아도 된다.

대신 은행에서 쫓겨난 고객들은 2금융권으로 가고, 가계의 이자 부담은 더 크게 늘어난다. 가계의 월 이자부담이 사상최대로 늘었고 특히 소득기준 하위 20%인 1분위의 이자비용이 지난해보다 40% 이상 급증했다는 통계청의 발표도 어제 있었다. 당국의 규제가 서민들의 부채 폭발의 도화선에 불을 붙이는 건 아닌가 싶다.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특검 "尹, 구속연장 없이 기소도 검토" [의왕=뉴스핌] 김학선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재구속된 이후 조은석 특별검사팀의 출석 요구에 잇달아 불응한 가운데 15일 윤 전 대통령이 수감된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의 모습. 특검은 이날 윤 전 대통령에 대해 구속기간 연장 없이 바로 기소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5.07.15 yooksa@newspim.com   2025-07-15 14:38
사진
'반구천의 암각화' 세계유산 등재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선사시대의 생활문화를 엿볼 수 있는 바위그림인 '반구천의 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제47차 세계유산위원회는 1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회의에서 한국 정부가 신청한 '반구천의 암각화'를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2010년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된 후 15년 만의 결실이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총 17건(문화유산 15건·자연유산 2건)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반구천의 암각화' [사진=국가유산청] 2025.07.12 alice09@newspim.com '반구천의 암각화'는 국보로 지정된 울산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와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를 포함하는 유산이다.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에는 작살 맞은 고래, 새끼를 배거나 데리고 다니는 고래 등이 생동감 있게 표현돼 선사시대 사람들의 생활상화 생태계를 엿볼 수 있다. 국가유산청은 지난 2010년 '반구천의 암각화'가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된 후 지난해 1월 세계유산 등재 신청서를 유네스코에 제출했다. 이후 서류 및 현장실사 등 심사를 거쳤다. 세계유산위원회는 '반구천의 암각화'에 대해 "탁월한 관찰력을 바탕으로 그려진 사실적인 그림과 독특한 구도는 한반도에 살았던 사람들의 예술성을 보여주고, 다양한 고래와 고래잡이의 주요 단계를 담은 희소한 주제를 선사인들의 창의성으로 풀어낸 걸작"이라고 평했다. 이어 "선사시대부터 약 6000년에 걸쳐 지속된 암각화의 전통을 증명하는 독보적인 증거이면서 한반도 동남부 연안 지역 사람들의 문화 발전을 집약해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사진=국가유산청] 2025.07.12 alice09@newspim.com 세계유산위원회는 등재 결정과 함께 사연댐 공사의 진척 사항을 보고할 것과 더불어 반구천 세계 암각화센터의 효과적 운영을 보장하고, 관리 체계에서 지역 공동체와 줌니들의 역할을 공식화하고, 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주요 개발 계획에 대해 알릴 것을 권고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이번 '반구천의 암각화'의 세계유산 등재는 국가유산청과 외교부, 주유네스코대한민국대표부, 해당 지자체가 모두 힘을 합쳐 이뤄낸 값진 결과"라며 "이번 등재롤 계기로 '반구천의 암각화'가 가진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충실히 보존하는 한편, 지역주민과의 긴밀한 협력을 이어가는 적극행정으로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반구천의 암각화'가 세상에 알려진 지 50여 년이 지났지만, 세계유산 등재까지는 쉽지 않은 긴 여정이었다"며 "앞으로도 국가유산청은 '반구천의 암각화'를 인류 공동의 유산으로서 가치를 지키고 잘 보존·활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alice09@newspim.com 2025-07-12 18:02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