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미국과 유럽 주요 은행의 등급을 대거 강등할 움직임이다. 등급 검토에 포함된 은행이 100여곳에 이르며, 5월 중순 114개 유럽 은행과 5~6개 미국 은행이 등급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비상이 걸린 것은 머니마켓펀드(MMF)다.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MMF는 통상 신용등급이 높은 채권을 매입하는데 등급 강등으로 인해 투자 영역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무디스의 댄 세라오 매니징 디렉터는 “신용 등급이 높은 투자 자산이 갈수록 위축되는 만큼 등급 검토가 이뤄지는 과정에 MMF는 각별히 신중한 투자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 일부 MMF는 등급 강등 리스크를 선반영하고 나섰다. 바클레이스의 스튜어트 쿨터 머니마켓 헤드는 “일부 투자자들은 등급 강등 리스크가 있는 금융회사에 여신 규모와 기간을 줄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은행의 등급이 강등될 경우 이들과 연계된 자산담보부 기업어음(ABCP) 프로그램 역시 등급 강등 위험에 직면하게 되며, 실제로 20여개 ABCP 프로그램의 등급이 떨어질 전망이다.
피치(Fitch Ratings)와 스탠더드 앤 푸어스(S&P)가 등급을 유지할 경우 MMF 역시 당분간 이들 ABCP 투자를 지속할 것으로 보이지만 결국 대체 투자 자산을 찾아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의 의견이다.
MMF가 은행권 상업어음 및 채권을 대체할 자산으로 선택한 것은 국채와 비금융권 상업어음 등이다.
이에 따라 내달 무디스가 금융권의 등급 강등 여부를 결정할 때까지 MMF를 중심으로 시중 자금 흐름에도 상당한 변화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