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동호 기자] 신일본제철과 포스코(POSCO)의 특허 소송으로 인해 양사의 협력 관계가 끌날 것이란 관측이 제기했다.
신일본제철과 포스코는 일본과 한국 양국의 최대 철강 생산업체로, 상호간에 기술 협력을 해오고 있으며, 원재료인 철광석 확보를 위한 공동 구매 프로젝트도 추진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신일본제철이 포스코를 상대로 기술 침해 특허 소송을 제기함에 따라 이들의 협력 관계에 난기류가 흐르고 있다.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신일본제철은 포스코를 상대로 변압기 등에 사용되는 고성능 전기강판 제조기술을 불법 취득했다고 주장하며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신일본제철은 지난 19일 도쿄지방법원에 부정경쟁방지법 상의 영업비밀 부정취득 행위의 건으로 포스코의 특허침해에 관한 민사소송을 제기, 1000억 엔(원화 1조 40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과 포스코의 제품 판매 금지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는 신일본제철의 특허를 침해한 적이 없으며, 이번 소송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코는 기술 침해한 바 없으며, 이번 소송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신일본제철은 과거 1990년대 포스코가 전기강판 제품을 출시할 때부터 기술 유출에 대한 의심을 갖고 수차례 경고 했으나,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007년 포스코의 전직 기술자가 이와 관련한 기술을 중국 기업에 유출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이 기술이 신일본제철의 기술임을 확인했다는 주장이다.
신일본제철 이 기술은 짧은 기간 동안 개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하며, 신일본제철의 경우 40년 이상의 시간을 소요하고 수십억 엔을 투자했다고 강조했다.
신일본제철과 포스코는 이번 소송과 무관하게 상호 협력과 경쟁 관계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쉽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신일본제철은 포스코와의 협력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공정한 경쟁을 요구하며 포스코가 자신들의 특허를 침해하고 있다는 주장을 내비췄다.
신일본제철의 이 같은 움직임은 양사의 최고경영진 세대 교체와도 관련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포스코의 창업자인 박태준 명예회장이 지난해 12월 별세하면서, 양사를 이어주던 인적 네트워크가 사라졌다는 설명이다.
오랜기간 포스코와의 소송을 준비해온 신일본제철이 박 명예회장이 별세함에 따라 본격적인 행동에 나섰다는 것.
업계 일각에선 양사의 협력 관계가 예전처럼 회복되는 것은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대지진, 엔화 강세 등 다방면에서 위기에 처한 일본 기업들의 반격에 업계의 눈이 쏠리고 있다.
한편, 일본 철강협회에서도 지적재산권 보호에 관한 강경 발언들을 쏟아냈다.
JFE스틸 대표이기도 한 아이지 하야시다(Eiji Hayashida) 철강협회 회장은 "만일 지적재산권 침해가 있다면 소송을 포함한 강경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야시다 회장은 또 "퇴직한 직원에 대해 (재직당시 알게된) 기밀 유지에 대한 서약서를 받아야한다"면서도 "이 역시 완벽한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기술 유출을 막는 것은 최고 경영진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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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