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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하락...수출형 기업 올해 농사 막바지 복병 발생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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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재료 수입비중 높은 기업들은 표정관리

[뉴스핌=산업부] 수출주도형 산업구조인 우리나라 산업계가 환율복병을 만났다. 원/달러 환율이 연중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1년 농사의 막바지 시즌인 4/4분기에 주요 경영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전일(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이전 거래일 보다 1.70원 내린 1105.50원에 마감했다. 지난해 10월 28일 1104.90원으로 마감된 이후 최근 1년 동안 가장 낮은 수치다.

이에 따라 국내 산업계에서도 원/달러 흐름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종에 따라서는 이번 환율하락에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 "환율하락이 싫다"

우리나라 산업구조에서 환율에 민감한 업종은 전자와 반도체 그리고 자동차, 조선이다. 이들 업종은 수출비중이 절대적인 만큼 환율 변동성이 심하다.

대표적인 수출업종인 전자·반도체업계는 아직은 환율변동으로 인한 심각한 리스크나 타격 우려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이미 글로벌 사업 부문별로 결제 통화 다변화를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그다지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미 환율로 인한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글로벌 환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면서 "각 연결대상 회사들의 환리스크를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수출입 등의 경상거래 및 차입거래시 장부통화로 거래하거나 입출 통화를 일치시켜 환포지션을 최소화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덧붙였다.

오히려 환율 하락에 자동차 업계는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수출 비중이 75~80% 차지하고 있어서다.

현대·기아차와 한국지엠 국내 완성차 업체는 환율 변화를 예의주시하는 가운데 결제통화 다변화 및 원가절감 등을 통해 대응 중이다.

현대·기아차는 환율 변동에 따른 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시스템경영과 결제 방식을 현지 국가마다 다변화했다. 과거에는 달러 베이스로 결제했지만 지금은 각 공장이 들어선 국가의 화폐, 유로화, 달러 등으로 결제가 이뤄지는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미국, 체코 등 해외에서 공장을 운영하기 때문에 환율 변화에 따른 리스크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지엠 관계자도 “외환관리 시스템을 가동해 환율 변화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며 안심하는 분위기다.

수출비중이 절대적인 조선업계는 환율하락에 부정적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선박대금이 대부분 달러로 들어오기 때문에 환율이 떨어지면 좋을 게 없다”며 “다만, 환헤지 비율이 높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환율하락이 반갑다"

환율 하락속에 내수 비중과 원재료 수입 비중이 높은 식음료 업계에서 원화 강세는 매우 큰 호재로 꼽힌다. 업계 특성상 원재료의 수입 비중은 매우 높은 편이지만 완제품은 내수에 치중,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낮기 때문.

국내에서 가장 많은 곡물 원재료를 수입하는 CJ제일제당의 경우, 원달러 환율이 1600원대까지 치솟았던 지난 2008년 하반기에는 환차손으로만 2000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CJ제일제당 측은 "환율이 10원 내릴때마다 연간기준 환산시 대략 30억원의 이득을 볼 수 있는 구조"라며 "다만 올 6월말부터 시작된 밀 대두 옥수수 등의 에그플레이션이 바로 다음달부터 적용될 예정이라, 환율 하락의 실질적 효과는 사실상 없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환율까지 같이 오르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상황인 것은 맞으나, 환율 하락의 단 맛 보다는 원재료 급등의 타격이 워낙 큰 상황일 수밖에 없다"며 "현재 CJ제일제당은 환율 및 곡물 시황 움직임을 조금 더 면밀히 체크하며 글로벌 경제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항공업계도 환율하락이 반갑기만 하다. 환율하락으로 단일비용 중 가장 큰 유류비를 아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이득을 보는 부분은 외화부채 평가손익이다. 환율이 떨어짐으로 인해 원화로 환산한 외화 빛이 자연스레 경감되는 효과를 보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지난달 기준으로 외화 부채가 74억달러로 원/달러 환율이 10원 떨어질 때 약 740억원의 평가이익이 발생한다. 지난 7월 환율이 1150원에 근접했을 때와 비교한다면 현재(1105원) 약 3330억원의 외화 부채 경감 효과를 본 것이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원/달러 완율이 10원 떨어지면 외화 부채 및 유류비 절감 효과로 87억원의 비용 경감 효과를 보게 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환율 하락은 달러로 결제하는 항공유 구입 및 항공기 리스비용 지급시 긍정적 효과가 발생하게 된다"며 "원화 강세는 여행심리에도 영향을 미쳐 해외여행 활성화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철강업계는 환율하락이 나쁠 게 없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광석을 비롯한 원자재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환율이 떨어지면, 수혜를 보게 된다”며 “특히, 규모가 큰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고로사들이 더욱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

상당수 업종이 환율하락에 희비가 엇갈리는 가운데 일부 업종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는 반응이다.

특히 해운업계의 경우 환율 하락에 따른 큰 효과가 없다는 반응이다. 환율 하락이 유류비 절감 효과를 가져오긴 하지만, 운임 원가 자체가 급락해 이득을 볼 수 있는 부분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 국내 해운사들이 이용하는 싱가포르 벙커C유 가격은 지난 2010년 톤 당 464달러에서 2011년 650달러, 2012년 730달러까지 올랐다.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10원 떨어지면 유류비 절약에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온다.

그러나 해운사 운용에서 가장 중요한 운임은 유류비 절감에 따른 이득이 무색할 정도로 급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파나막스 운임의 경우 지난 2010년 2만 5000달러였던 것이 2011년 1만 4000달러, 2012년 4600달러까지 떨어졌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환율 하락 추세가 장기적으로 유지될 경우 해운사 입장에서도 긍정적 측면이 있다"며 "하지만, 운항원가 자체가 워낙 떨어져 이를 상쇄할 만큼의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환율하락이 일시적 현상에 그친다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을 보인다.

손영기 대한상공회의소 거시경제팀장은 "향후 환율은 외국인자금 유입, 선진국의 양적완화, 경상수지 흑자 지속 등 하락요인이 크지만 국제금융시장 불안으로 상승할 가능성도 있

다"며 "연말까지 원달러 환율은 1050~1100원 사이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기업들의 수출시 마지노선 환율인 적정환율은 평균 1100원 정도로 이미 상당수 기업들이 채산성 및 가격경쟁력 악화를 경험하고 있다"며 "원료를 수입에 의존하는 업종을 제외하고는 다 어려운 상황임. 특히 세계경제위기로 수출시장이 위축되면서 더욱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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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양창균 기자 (yangc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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