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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경 국제칼럼]언론의 틀짜기 유감(遺憾)

기사입력 : 2012년12월21일 15:33

최종수정 : 2012년12월21일 16:02

[뉴스핌=김윤경 국제전문기자]  언론(言論)의 중립성과 공정성은 아마도 언론이 존재하는 한 계속해서 논쟁의 대상이 될 것이다. 중립성(혹은 객관성)과 공정성을 가질 수 있느냐 여부 이전에 그렇다면 중립성과 공정성의 개념이 무엇이냐는 근본적인 물음에 대해서도 아직까지 딱 떨어지는 답은 없다.

언론학자들은 그 개념을 정립하기 위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기자 생활을 십수년 해오고 있지만, 그리고 언론학을 끊임없이 공부해 왔지만 나 역시 명확한 답은 없다. 

그래도 나름대로 갖고 있는 기준을 얘기해 본다면 우선 기계적인 중립성은 존재할 수 없고 필요도 없다고 본다. 데니스 맥퀘일(Dennis McQuail)의 설명이 곁들여지면 좋을 것 같다. 맥퀘일은 보도 매체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도해야 한다는 요구 외에 주관적 판단과 평가를 행사하는 자유로운 영역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뉴스 생산과정에 언론의 경제적, 조직적, 기술적 요인들이 필연적으로 기자에게 압력을 가하기 때문에 순수한 객관이란 없고, 결과적으로 뉴스는 편향적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공정성의 문제에 대해선 최영재 한림대 교수와 이준웅 서울대 교수 등이 내놓은 답이 가장 명쾌해 보인다. 그들은 "정치적 이해관계 속에서 자신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어지느냐 하는 담론의 공정성과 한 사회의 경쟁과 갈등관계 속에서 제 세력들이 합의된 공정한 가치와 같이 사회관계 내에서 구성되는 것으로 파악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런 매우 근본적이면서도 풀리지도 않는 화두를 새삼스럽게 끄집어 낸 것은 그럴 만한 큰 이슈들이 있어서다.

우선은 최근 2년여 계속되고 있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소송전이 하나의 계기가 됐다.

지난해 4월 애플이 미 법원에 특허침해 혐의로 삼성전자를 제소한 것을 시작으로 양사는 송사를 계속해 왔다. 미국과 한국뿐 아니라 독일와 호주, 프랑스 법정까지 뜨겁게 했던 송사이며 세계적인 정보기술(IT) 기업들의 행보이기에 전 세계 언론이 주목했다. 물론 특히 주목한 건 두 기업이 속한 나라의 언론일 것이다.

한국의 언론인으로서, 그리고 국제적 소식을 다룬 뉴스에 좀 더 애정을 갖고 임하고 있는 필자에게 관련 보도들은 생각할 거리들을 던져줬다.

여기서 얘기하고 싶은 건 애플과 삼성전자에 대한 보도를 과연 애국주의적 시각에서 보도해도 될 것이냐 하는 문제다. 

국내 언론의 경우 애플에게 유리한 판결이 나면 어김없이 삼성전자가 `당했다`는 뉘앙스의 보도가 나오곤 했다.  외신 기사 가운데에서도 삼성전자에게 조금이라도 유리한 보도가 나오면 부풀린 혐의도 없지 않다. 삼성전자는 선의의 피해자이며, 삼성전자가 패하면 국가경제에,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전이될 것이란 보도까지 나왔다. 이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간하는 <신문과 방송> 10월호에서도 지적된 바 있다.

삼성전자는 한국 기업인가? 물론 삼성이라는 한국 대기업의 주요 계열사인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외국인이 절반을 넘는 주주구성이나 전 세계 정보기술(IT) 산업을 애플과 겨루며 주도하고 있는데도 겨우 `한국 기업`이라고 한계를 긋는 게 과연 적절할까 의문이다. 더 규모가 작은 중견, 중소기업들의 경우에도 규모보다는 제품(서비스)과 기술의 질(quality)로 승부해야 한다고, 목표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위상에 두어야 한다고 외치는 한편으로 이렇게 애국주의란 객관적이지 않은 프레임(frame)을 적용해 삼성전자를 오히려 격하시킨건 아닐까.

1930년대 전 세계가 제 나라 살리기에만 급급해 민족주의, 국수주의 같은 배타(排他)가 판을 쳤던 것처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각국이 좀 더 자국 보호에 날을 세우고 있는 건 사실이다. 언론은 이를 따라가야 할까, 아니면 이를 입체적인 맥락에서 보아야 할까.

우리나라를 이끌 새 지도자 선출과 관련한 보도 또한 또다른 관점에서 중립성과 공정성을 고민하게 했다.  적어도 1년여 이상 수많은 관련 보도들이 쏟아졌고,  때론 이건 정당에서 낸 기관지는 아닌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보도도 적잖았다.  

아예 정치적 편향성 때문에 존재하는 언론도 분명 있다. 그러나 편향성만으로 존재하는 건 정치에 기생(寄生)하는 존재로 언론의 위상을 격하시키는 것이라 생각한다.  

시사주간지 타임(TIME)이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에 대해 `더 스트롱맨스 도터(THE STRONGMAN'S DAUGHTER)`라고 표현한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를 두고 논란이 인 것은 과장되게 말하면 언론이 어떤 입장에 서야할 지에 대해 정리해 볼 수 있는 반가운 계기였다고 본다. 

`스트롱맨(STRONGMAN)`을 실력자라고 해석한 기사를 낸 한 언론사 정치부장에 대해 기자들이 오역을 통해 보도의 공정성을 해쳤다며 불신임하기도 했다. 독재자(dictator)란 함의를 갖고 있는 말이기에 실력자라고 해석하면 엉뚱한 정치적 편향을 나타낼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언론이 제시하는 의제는 공공 의제가 되고, 언론이 각종 현안에 우선순위가 부여하는 대중들이 인지하는 우선순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것이 잘 알려진 언론의 의제설정(Agenda setting) 이론의 기본 개념이다. 그게 언론의 속성 그 자체라는 점을 잘 안다면 나오지 못할 법한 해석과 보도였다.  

또 바로 그렇기 때문에 언론은 기계적 중립 사이에 숨어서도 안된다. 사실을 호도하면 안되는 것은 물론, 날 것 그대로만 전달하겠다는 자세에도 문제가 있다는 얘기다. 언론(뉴스)의 중립성과 공정성은 허구의 개념이 아니라 사회 관계 속에서 공정하다고 평가되는 것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 책임감이 크게 다가오는 요즘이다. 

의제설정, 틀짜기란 칼을 잘 휘두르면 최고의 요리를 만들 수도 있지만 잘못 휘두르면 스스로를 다치게 할 수도 있다. 이 글은 언론에 대한 반성이기에 앞서 자아비판이기도 하다.

[뉴스핌 Newspim] 김윤경 국제전문기자 (s91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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