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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김중수 한은총재 신년사 - ②

기사입력 : 2012년12월31일 12:00

최종수정 : 2012년12월31일 11:24

한국은행 임직원 여러분,

<중앙은행의 새로운 도전과제 등장: 중앙은행의 위상 및 역할 재정립>

금번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전개되어 온 지난 5년간의 변화는 지난 한 세기 동안 지탱되어온 중앙은행의 기능에 대한 인식의 일대 변혁의 시기였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한편으로는 국가부채가 높아 재정여력이 소진된 상태인 여러 선진경제에서는 경제운영에 있어서 통화정책이 적극적 역할을 수행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금융위기의 발발을 막기 위해서는 자본이나 유동성과 관련된 강력한 규제를 바탕으로 금융산업의 복원력(resilience)을 강화시키는 것이 바람직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규제가 단기적으로는 경쟁력을 약화시켜 경제회복을 더욱 더디게 만들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전자에 관해 부연 설명하면, 통화정책의 완화기조가 지속되면서 중앙은행의 명목금리가 거의 영(零)의 수준에 다다랐으므로 QE(Quantitative Easing)로 특징지어지는 비전통적 방안이 다양한 형태로 시도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금리를 더 이상 낮게 조정하지 못하는 (zero lower bound) 현실적 제약 상황에서 통화정책의 효과를 나타내기 위해서 커뮤니케이션 정책(forward guidance 등)을 시도하여 경제주체들의 활동을 적절한 방향으로 유도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금융위기직전의 우리나라의 정책금리가 5.25%였었는데 미국의 정책금리는 2007년 초반에 5.25%였었고 이것이 불과 2~3년 만에 현재의 0~0.25%수준으로 하락하였다는 경제의 동태적 변화는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후자에 관해 부연 설명하면, 주지하다시피 미국이나 유럽이 Basel III체제로 당초의 계획대로 선뜻 움직이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금융의 생산성이 하락할 우려 때문이라는 것이 하나의 사례입니다. 특히, 글로벌 경제에서 어떠한 규제가 소기의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규제차익(regulatory arbitrage)의 가능성을 봉쇄해야 하는데,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일률적인 규제를 금융발전정도가 상이한 세계 각국에 적용해야 한다는 딜레마에 많은 나라들이 봉착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지난 한 세기, 인플레이션 폐해 극복을 중앙은행의 최고 목적으로 삼으면서 다수 중앙은행이 물가안정을 조직의 목적 조항에 포함시켜왔으며, inflation targeting을 수행해오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인플레 성향이 높은 경제 환경(inflationary bias)에서는 유효한 정책이었고, 우리나라도 이 정책을 채택해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보다는 명목GDP수준을 정책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 학계에서 나오고 있고, 심지어 어떤 주요 중앙은행에서는 이 정책을 시행할 가능성마저 열어 놓았습니다. 물론 이론적으로는 오래 전부터 제시되어 왔었으나 아직은 효과적인 대안으로서 검증되었다고는 보기 어려운 주장이기도 합니다만, 기존의 수단들이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데에 문제점이 있는 것입니다. 주지하다시피 오랜 기간 저성장과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지 못한 경제에서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인플레이션 정책을 시도하려는 노력도 최근 나타나고 있습니다. 과연 이러한 시도들이 어떠한 결과를 초래하게 될지는 아직 알 수 없겠으나, 이 역시 기존의 정책이 소기의 성과를 나타내지 못했다는 판단에 기인하는 것입니다.

중앙은행의 정책결정과정과 관련된 커뮤니케이션정책은 아직 정책금리조절 여력이 있는 중앙은행들에게도 매우 중요한 사안이며, 중앙은행의 정책결정과정에 대한 투명성관련 논의에 있어서도 발상의 전환을 초래했다고 판단합니다. 투명성(transparency)은 불확실성을 낮추는 장점이 있는 것으로 간주되며, 명료성(preciseness)과 조건화(conditionality)로 대변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미 연준은 과거에는 상상하기 힘들었던 커뮤니케이션정책을 들고 나왔습니다. 실업률, 물가상승률, 장기물가기대심리안정 등을 세 주요변수로 들고, 이 변수들의 수준과 관련하여 앞의 두 조건을 명시적으로 밝힌 것입니다. 중앙은행의 대 변신입니다. 물론 위의 세 변수가 예상과 달리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일 경우, 그 차이를 어느 정도까지 허용할지, 과거가 아니라 미래에 관한 정보의 경우 어떤 자료를 근거로 할 것인지 등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오히려 불확실성의 규모나 변동 폭을 더 키우게 되는 결과, 즉 의도하지 않았던 결과(unintended consequences)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만, 매우 큰 변화의 첫 걸음을 내디딘 것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이러한 논의가 특히 주목을 받는 이유는 선진경제가 회복기미를 보이게 되면 일각에서 우려하고 있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발생가능성에 중앙은행들이 대처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QE로 풀린 유동성을 수속하기 위한 통화정책기조변화가 국제자본시장에 충격으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글로벌인플레이션과 국제금융시장 변화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중앙은행들은 선진국 통화정책기조 변화의 전제조건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며, 향후 정책기조 변화과정에서 초래될 수 있는 부작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사전에 경주해야 합니다. 세계적인 통화정책기조변화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하면 국지적으로 위기를 맞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관심들이 실제로는 앞에서 제기한 중앙은행이 목표로 삼아야 하는 정책과제들과 연관되어 있는 것입니다. 명목 GDP를 목표로 삼는 것이 과연 inflation targeting보다 더 적절하다는 평가를 내리기에는 아직 증거가 부족합니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어느 하나의 잣대에 매달려서 중앙은행을 운영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판단할 개연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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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구천의 암각화' 세계유산 등재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선사시대의 생활문화를 엿볼 수 있는 바위그림인 '반구천의 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제47차 세계유산위원회는 1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회의에서 한국 정부가 신청한 '반구천의 암각화'를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2010년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된 후 15년 만의 결실이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총 17건(문화유산 15건·자연유산 2건)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반구천의 암각화' [사진=국가유산청] 2025.07.12 alice09@newspim.com '반구천의 암각화'는 국보로 지정된 울산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와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를 포함하는 유산이다.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에는 작살 맞은 고래, 새끼를 배거나 데리고 다니는 고래 등이 생동감 있게 표현돼 선사시대 사람들의 생활상화 생태계를 엿볼 수 있다. 국가유산청은 지난 2010년 '반구천의 암각화'가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된 후 지난해 1월 세계유산 등재 신청서를 유네스코에 제출했다. 이후 서류 및 현장실사 등 심사를 거쳤다. 세계유산위원회는 '반구천의 암각화'에 대해 "탁월한 관찰력을 바탕으로 그려진 사실적인 그림과 독특한 구도는 한반도에 살았던 사람들의 예술성을 보여주고, 다양한 고래와 고래잡이의 주요 단계를 담은 희소한 주제를 선사인들의 창의성으로 풀어낸 걸작"이라고 평했다. 이어 "선사시대부터 약 6000년에 걸쳐 지속된 암각화의 전통을 증명하는 독보적인 증거이면서 한반도 동남부 연안 지역 사람들의 문화 발전을 집약해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사진=국가유산청] 2025.07.12 alice09@newspim.com 세계유산위원회는 등재 결정과 함께 사연댐 공사의 진척 사항을 보고할 것과 더불어 반구천 세계 암각화센터의 효과적 운영을 보장하고, 관리 체계에서 지역 공동체와 줌니들의 역할을 공식화하고, 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주요 개발 계획에 대해 알릴 것을 권고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이번 '반구천의 암각화'의 세계유산 등재는 국가유산청과 외교부, 주유네스코대한민국대표부, 해당 지자체가 모두 힘을 합쳐 이뤄낸 값진 결과"라며 "이번 등재롤 계기로 '반구천의 암각화'가 가진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충실히 보존하는 한편, 지역주민과의 긴밀한 협력을 이어가는 적극행정으로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반구천의 암각화'가 세상에 알려진 지 50여 년이 지났지만, 세계유산 등재까지는 쉽지 않은 긴 여정이었다"며 "앞으로도 국가유산청은 '반구천의 암각화'를 인류 공동의 유산으로서 가치를 지키고 잘 보존·활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alice09@newspim.com 2025-07-12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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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네르, 생애 첫 윔블던 단식 우승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세계 1위 얀니크 신네르(이탈리아)가 생애 첫 윔블던 남자 단식 정상에 올랐다. 신네르는 1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올잉글랜드클럽 센터코트에서 열린 2025 윔블던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2위)를 3시간 4분 만에 3-1(4-6 6-4 6-4 6-4)로 꺾었다. 올해 1월 호주오픈에 이은 시즌 두 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품에 안고 상금은 300만 파운드(약 55억8000만원)를 거머쥐었다. 이탈리아 선수가 윔블던 단식 정상을 밟은 것은 남녀를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2021년 남자 단식 마테오 베레티니, 2024년 여자 단식 자스민 파올리니가 결승에 진출했지만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런던 로이터 =뉴스핌] 박상욱 기자 = 신네르가 13일(현지시간) 열린 윔블던 남자 단식 결승에서 알카라스를 꺾고 우승한 뒤 기뻐하고 있다. 2025.7.13 psoq1337@newspim.com 이번 결승은 지난 프랑스오픈 결승에 이은 두 선수의 메이저 결승 리턴 매치. 당시 신네르는 알카라스에게 2-3(6-4 7-6<7-4> 4-6 6-7<3-7> 6-7<2-10>)으로 패해 우승을 놓쳤다. 당시 트리플 매치 포인트를 날린 신네르는 경기 후 '삶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경기'라며 절치부심했고 한 달 만에 완벽하게 되갚았다. 신네르는 알카라스에게 당하던 5연패 사슬을 끊었다. 둘의 상대 전적은 여전히 알카라스가 8승 5패로 앞선다. 신네르는 이날 알카라스 특유의 드롭샷과 로브, 변칙 플레이에 흔들리지 않았다. 특히 3세트 게임스코어 4-4에서 브레이크에 성공하며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왔다. 4세트에서도 다시 한 번 브레이크로 균형을 깼다. 게임스코어 5-4, 자신의 마지막 서브 게임에서 신네르는 평균 200km/h에 가까운 강서브로 트리플 챔피언십 포인트를 만들었고 두 번째 기회를 놓치지 않으며 우승을 확정 지었다. [런던 로이터 =뉴스핌] 박상욱 기자 = 신네르가 13일(현지시간) 열린 윔블던 남자 단식 결승에서 알카라스를 꺾고 우승한 뒤 케이트 미들턴 영국 왕세자빈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25.7.13 psoq1337@newspim.com 경기 후 신네르는 "파리에서 정말 힘든 패배를 겪었기 때문에 감정이 북받친다"며 "결국 중요한 건 결과가 아니라 그 안에서 무엇을 배웠는지다. 우리는 패배를 받아들이고 계속 노력했고, 그 결과 이렇게 트로피를 들게 됐다"고 말했다. 하드 코트 메이저에서만 세 차례(2023 US오픈, 2024 호주오픈 포함) 우승했던 그는 이번 잔디 코트에서 처음 정상에 올라 메이저 전천후 강자임을 입증했다. 유일하게 우승이 없는 클레이코트 메이저 프랑스오픈까지 제패할 경우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다. 지난해 도핑 양성 반응이 나왔던 신네르는 도핑 사실이 알려진 뒤로는 올해 호주오픈에 이어 두 번째 메이저 트로피를 따냈고 도핑으로 인한 3개월 출전 정지 징계를 마친 올해 5월 초 이후로는 이번이 첫 메이저 우승이다. 반면 알카라스는 윔블던 3연패 도전에 실패했다. 통산 6번째 메이저 결승전에서 처음으로 패배를 당했고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을 위해선 여전히 호주오픈 우승이 필요하다. [런던 로이터 =뉴스핌] 박상욱 기자 = 신네르(왼쪽)와 알카라스가 13일(현지시간) 열린 윔블던 남자 단식 결승을 마치고 축하와 위로의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5.7.13 psoq1337@newspim.com 그는 "결승에서 지는 건 언제나 힘든 일이다"라면서도 "하지만 오늘은 야닉의 날이다. 훌륭한 테니스를 한 그에게 축하를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네르와 알카라스는 지난해 호주오픈부터 치러진 7번의 메이저 대회에서 타이틀을 전부 나눠 가졌다. 2023년엔 알카라스가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을, 신네르가 호주오픈과 US오픈을 차지했고, 올해는 다시 신네르가 호주오픈과 윔블던을, 알카라스가 프랑스오픈을 가져갔다. 이제 두 선수는 메이저를 양분하는 확실한 '빅2'로 자리매김했다. psoq1337@newspim.com 2025-07-14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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