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주택대책, 한강변 개발계획 등 수혜..재개발까지 시간 걸릴듯
[뉴스핌=이동훈 기자] 서울시가 한강변 재건축에 대한 ‘관리 방향’을 정하면서 여의도 주변 아파트단지가 주목받고 있다. 용산구 이촌, 강남구 압구정, 서초구 반포 등의 재건축단지가 최고 높이 35층 이하로 정해진 반면 여의도는 최고 50층까지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시범아파트는 단지 규모(1584가구)와 입지가 뛰어나 최대 수혜단지로 꼽힌다. 또 용적률이 여의도 재건축단지 중 가장 낮은 데다 대지 지분도 많아 재건축 후 2억~3억원의 시세차익이 가능할 것으로 중개업계는 전망한다.
<여의도 시범아파트 전경>
◆최고가 대비 28% 하락..‘4.1대책’ 후 꿈틀
시범아파트는 지난 1971년 여의도 ‘종합개발계획안’에 따라 건축된 아파트 1세대 건물이다. 서울시가 직접 나서 건물을 지었고 이름처럼 튼튼하다. 또 최고 13층 높이는 당시 우리나라에서 지은 아파트 중 가장 높았다.
탄생 42년을 맞이한 시범아파트는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추진위원회 승인을 마친 상태다. 재건축의 세부사항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서울시의 ‘한강변 관리 방향’이 확정되면 재건축사업이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 단지는 공급면적 60㎡(216가구), 79㎡(672가구), 118㎡(360가구), 156㎡(336가구)로 구성됐다. '4.1 주택대책'으로 5년간 양도세 면제를 받을 수 있는 가구는 전체 가구 중 56%를 차지한다.
◆79㎡ 재건축시 2억9000만원 차익 기대
2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시범아파트의 79㎡는 6억5000만~6억8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3.3㎡ 당 2700만~2830만원 수준. 이는 올 초 6억1000만~6억2000만원에서 3개월새 4000만~6000만원이 올랐다. 4.1대책과 한강변 개발계획이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현재 거래가는 지난 2009년 최고치 대비 3억원가량 싼 편이다.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 최고 70층까지 재건축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79㎡가 9억원 초반까지 폭등했다. 이후 박원순 서울시장이 취임하며 한강변 개발방식을 재구성해 가격이 하락곡선을 그렸다.
이 단지는 낮은 용적률이 매력적이다. 용적률 146%로 이 지역 재건축 단지인 광장아파트(205%), 목화아파트(212%), 미성아파트(178%)보다 낮다.
용적률을 크게 높여 재건축을 하면 일반가구가 늘어 집주인들이 무상으로 받을 수 있는 면적이 보다 늘어난다. 이로 인해 추가부담금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대지 지분도 이 지역의 평균치를 상회한다. 공급면적 79㎡의 대지 지분이 46㎡로 목화아파트 공급 97㎡(42㎡), 한양 공급 112㎡(44㎡)보다 넓다.
조합설립 및 사업인가를 받지 않아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았지만 재건축 이후 공급 79㎡ 집주인은 118㎡으로 무상이주가 가능할 것이란 게 주변 부동산의 얘기다. 이 경우 분양가격이 3.3㎡당 2500만원 수준으로 내려가도 9억원대 주택을 소유할 수 있게 된다. 단순 계산해 2억9000만원의 시세차액이 발생하는 것.
단지 인근 H공인중개소 대표는 “주택대책과 한강변 개발 추진으로 집주인들의 기대심리가 많아 올라간 상황”이라며 “집값이 과거 최고치까지 올라가긴 힘들겠지만 매물이 부족해 시세는 천천히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말했다.
<여의도 시범아파트 단지 내 모습>
◆ ‘묻지마 투자’ 주의..장기적으로 접근해야
개발호재로 기대감이 높아진 건 사실이지만 무작정 투자에 뛰어드는 건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준공된 지 40년이 넘어 재건축에 속도를 낼만 하지만 주민들은 서두르지 않고 있다. 아파트 자체가 튼튼한 데다 교통 편의시설이 좋고 한강공원을 내 집처럼 이용할 수 있어 주거 만족도도 높기 때문이다.
인근 P공인중개소 대표는 “일부 20~30년 장기간 거주한 주민들은 재건축에 적극적으로 호응하지 않고 있어 개발시점이 다소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한강변 개발의 핵심지역이기 때문에 단기적인 투자목적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