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의견 엇갈려…슈퍼사이클 논란 지속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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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권지언 기자] 지난 10여 년 간 이어진 상품시장 슈퍼사이클이 올해 종료될 것이란 논란이 여전히 진행형인 가운데 올해 상품시장은 부진한 성적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이를 반영하듯 주요 원자재 선물옵션 시장의 투기세력 순매수 포지션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소장 이성한)의 자료에 의하면 원유, 소맥, 전기동 등 주요 10대 품목에 대한 투기 순매수 포지션은 지난해 12월 25일 현재 77만 7000계약에서 올해 5월 7일에는 65만 1000계약으로 16% 줄어든 것으로 확인된다. 지난해 10월 초부터 본격화된 감소세임을 감안하면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진 것이다.
센터의 오정석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이 같은 투기세력의 순매수 포지션 감소는 원자재 가격이 당분간 하향안정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시장의 분위기를 반영한다"고 주장했다.
올 초 대비 상품시장 별 등락을 살펴보면 서부텍사스산 원유 가격이 4% 정도 오른 것을 제외하고 나머지 상품시장은 대부분 내리막을 걷고 있다. 특히 금 가격은 14% 넘게 빠져 19개 상품으로 구성된 CRB지수 하락을 견인했다.
헤지펀드 중개업체 뉴엣지에 따르면 상품 헤지펀드 업계는 올 1/4분기 중 0.8%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7% 손실을 기록하며 10여 년 래 최대 부진을 기록한 데 이어 약세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것.
뉴엣지 대표는 “상품 헤지펀드 업계 상당 부분이 붕괴되고 있음을 목도하고 있다”면서 “업계는 평균적으로 부진한 흐름으로, 투자자들이 이를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품 시장이 전반적으로 부진하자 슈퍼사이클 종료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지난해 ‘슈퍼사이클 일몰’이라는 보고서에서 중국의 수요 둔화와 광산운영비 증가 등을 이유로 상품가격 상승세 종료를 예견한 바 있는 씨티그룹은 지난 달 보고서에서도 2013년이 슈퍼사이클 종료의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씨티 애널리스트들은 개별 상품들의 상대적 성적에 따라, 그리고 증시나 통화와 같은 전반적인 시장 지표와 비교한 상품 성적 등을 고려해 상품 슈퍼사이클이 또 다른 기회의 10년을 알리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슈퍼사이클 종료 논란이 시장 악재만은 아니라면서, 상품시장 흐름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모간스탠리 인베스트매니지먼트의 이머징마켓 및 글로벌 매크로 담당 루처 샤르마는 지난 몇 달 건 상품가격 하락 흐름이 글로벌 경제에는 사실상 호재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과 상품시장의 연결 고리가 깨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30년 간의 초고속 성장을 겪은 중국의 불가피한 경기 둔화는 버블에서 공기를 빼고 있다”면서 실제로 “2011년 4월 정점 이후 상품가격은 16% 가까이 빠졌고 최근에는 대부분의 상품 ETF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타임즈(FT) 논평가 데이빗 스티븐슨은 상품시장 내 각기 다른 투자 프로세스와 가격변화 요인들을 감안하면 현재 모든 상품시장이 위기를 겪고 있다고 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JP모간 역시 지난 달 상품시장 슈 퍼사이클은 약 10년 간 더 지속될 것이고, 일종의 휴지기(mid-cycle pause)가 약 12개월 이상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