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17~18일 의회 증언을 앞두고 미국 국채 수익률이 하락했다.
6월 소매판매 지표 둔화로 인해 2분기 성장률 악화에 대한 관측에 힘이 실리면서 연준이 당장 자산 매입 축소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고개를 들었다.
유로존에서는 최근 가파르게 상승했던 포르투갈 국채 수익률이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주변국 국채시장이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15일(현지시간)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3bp 내린 2.554%에 거래됐고, 30년물 역시 2bp 떨어진 3.61%를 나타냈다. 2년물과 5년물 수익률이 각각 1bp 소폭 떨어졌다.
이날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6월 소매판매가 전월에 비해 0.4%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전월 0.5%에서 후퇴한 동시에 시장 전망치인 0.8%의 절반에 그치는 수치다.
소매판매가 기대보다 부진한 결과를 나타내자 미국 경제 회복이 모멘텀이 약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번졌다.
특히 투자자들 사이에 2분기 성장률이 1%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제조업 경기는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 지역의 제조업 경기를 나타내는 7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는 9.46을 기록해 전망치 5.0을 웃돌면서 5개월래 가장 강한 개선을 보였다.
이날 지표 관련, TD 증권의 리처드 가이훌리 채권 전략가는 “2분기 GDP 성장률이 크게 부진할 것이라는 정황이 이날 소매지표에서 다시 한 번 확인됐다”며 “실물 경기 회복이 연준의 목표보다 지극히 완만하다”고 지적했다.
연준의 정책 결정이 경제지표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만큼 자산 매입 축소에 보다 신중한 행보를 취할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투자자들은 버냉키 의장이 18일 의회 증언에서 분명한 입장을 밝힐 것인지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유로존에서는 포르투갈 10년물 국채가 4일만에 처음으로 상승했다. 여야 주요 3개 정당이 21일까지 구제금융 프로그램의 조건을 이행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기로 하면서 투자심리가 진정됐다.
이날 주요 외신에 따르면 포르투갈의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사회민주당과 민주사회중도국민당, 그리고 제1 야당인 사회당은 21일까지 780억유로(1020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 요건을 준수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포르투갈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21bp 떨어진 7.30%에 거래됐고, 스페인 10년물 수익률 역시 5bp 내린 4.73%를 나타냈다. 이탈리아 10년물 수익률도 2bp 하락한 4.47%에 거래됐다. 반면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1.57%로 1bp 올랐다.
ING 그룹의 알레산드로 지안산티 전략가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주변국 신용 경색 해소에 실패했다”며 “유로존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만큼 주변국 국채 수익률 하락에도 제동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