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IB들 사례 무성, 금융권 밖까지 늘어나
[뉴스핌=주명호 기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JP모간체이스 은행이 중국 내 사업을 위해 '태자당(太子黨)'이라고 불리는 중국 고위관료의 자녀를 특혜 채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가 투자은행과 대형기업들의 중국 뿐 아니라 다른 나라의 고위층 자녀 채용은 어제오늘만의 일이 아니라는 지적이지만, 그 동안 이러한 행위나 관례가 불법으로 조사받거나 처벌된 적은 거의 없다는 점에서 그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7일 자 뉴욕타임스(NYT)는 JP모간이 중국 국영 광다그룹의 탕솽닝 회장의 아들인 탕샤오닝을 채용한 후 2011년 광다은행의 상장 자문사가 되는 등 중요 계약을 얻어낸 것에 대해 SEC가 조사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더불어 JP모간 홍콩법인에서도 장수광 전 중국 철도부 부총공정사의 딸인 장시시를 채용했는데 이 시기가 중국중철이 JP모간을 기업공개 자문사로 선정한 때와 맞아 떨어진다고 NYT는 지적했다.
이에 대해 JP모간은 사업과 채용 간의 연관성을 부인하며 수사에 적극 협조할 뜻을 내비쳤다. 18일 JP모간 홍콩법인의 마리 청 대변인은 "지난주 발표한 분기 재무보고서에서 이 문제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으며 당국의 조사에도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NYT 보도에 이어 18일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과거에도 금융 및 대형기업들의 태자당 채용은 빈번하게 일어났다는 점을 지적했다. 지난 2011년 당시 원자바오 총리의 딸인 원루춘이 베이징 주재 크레디트스위스에 입사했었고 2008년에는 우방궈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의 사위인 윌슨 펭이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 중국법인 사장이 되기도 했다.
이보다 앞선 2005년에는 역시 크레디스스위스가 후야오방 전 중국공산당 총서기의 손녀인 재니스 후를 투자부문 사장으로 채용한 바 있다. 맥쿼리 또한 리우밍캉 전 중국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의 아들을 채용한 전력이 있으며 골드만삭스도 장쩌민 전 주석의 손자 장즈청을 입사시켰다.
신문은 또한 태자당 출신들의 행보가 금융권 바깥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도 함께 지적했다. 전 총서기의 딸인 벳치 리 헹은 영국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에서 몇 년 전까지 근무했다. 현재 GSK는 뇌물 공여 협의로 중국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전 정치국 상무위원의 아들인 제프리 리도 미국계 제약사 노바티스에 5년 간 근무한 바 있다.
한편, WSJ는 대형 IB들이 중국 고위 관료의 자제를 채용하는 것 자체가 불법은 아니며 그 동안 어떤 은행이나 채용된 직원이 비리로 제소된 적도 없는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