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윤·최수현 "3차례 靑회의…동양봐주기는 없었다"
[뉴스핌=김연순 박기범 기자] 1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대한 종합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은 예상대로 지난 9~10월에 세차례 진행된 청와대 서별관회의와 관련해 금융당국 수장들의 위증문제와 '동양봐주기' 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나아가 야당 의원들은 중심으로 동양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하면서 감사원 감사와 국회 차원의 청문회를 실시해야 한다며 신제윤 금융위원장과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에 대한 공격수위를 높였다.
이와 관련해 신 위원장과 최 원장은 "(동양사태 관련해) 법 제도상 미비점이 일부 있었다"고 일부 인정하면서도 "청와대 서별관회의는 기업구조조정에 따른 피해를 최소하기 위한 것이었지 동양봐주기는 전혀 없었다"고 맞섰다.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종합감사에서 신제윤 금융위원장과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김학선 기자> |
◆ 신제윤·최수현 靑회의 논란 해명…야당 "청문회 열어야"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 종합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김영주 의원은 "최근 금융당국에 대한 국정감사 과정에서 (금융위로부터) 청와대에서 회의를 한적이 없다는 문서로 받았다"면서 "서면질의 답변도 위증에 해당한다"고 위증과 관련해 신 위원장을 압박했다.
민주당 정호준 의원 또한 "금감원장이 지난달 18일 국감에서 동양그룹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했다가 말을 바꿨고 오늘은 또 청와대 서별관에서 3차례 회의를 했다고 재차 말을 바꿨다"면서 "위증한 것 아닌가"하고 최 원장을 몰아세웠다.
이에 대해 신제윤 위원장은 "(지난 국감 때) 청와대에서 회의를 하지 않았다고 얘기한 적이 없다"면서 "(서면 답변과 관련해선) 해당 부서에서 분류를 잘못했고 아마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최수현 원장도 "9월 1일과 22일, 10월 6일 청와대 서별관에서 세차례 만나 (동양그룹 문제를 포함해) 시장 위험요인 관련해 얘기를 나눴다"면서 "다만 위증한 것은 아니며 부정확한 기억에 충분한 답변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양해를 구했다.
두 금융당국수장이 청와대 회의 위증논란과 관련해 적극적으로 해명하지 야당 의원들은 "서별관 회의에서 동양봐주기 대책을 논의한 것 아니냐"며 또 한차례 몰아부쳤다.
정호준 의원은 "최 원장이 당시 서별관회의에서 동양그룹 자금지원 방안을 계속 주장했고, 9월에만 현 회장과 네차례 통화를 하는 등 동양그룹 살리기에 앞장섰다는 의혹이 있다"며 최 원장을 압박했다.
이어 보고펀드의 3500억원 지원과 관련, "서별관회의 과정에서 청와대와 금융당국이 산업은행 및 특정사모펀드를 동원해 '현실성 없는 동양 봐주기 대책'만 논의한 것은 아니냐"고 질타를 이어갔다.
이에 대해 최 원장은 "동양그룹이 자체적으로 추진 중이던 산업은행 및 보고펀드를 포함한 구조조정 방안을 보고한 바 있지만, 서별관 회의에서 동양그룹 살리기에 나섰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고 감독당국이 개입할 일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신 위원장 또한 "상업적인 이익을 기반한 사모펀드가 동양살리기에 동원됐다는 사실 자체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서 "동양그룹의 구조조정 방법이 여러가지 있었는데 이 중 하나가 사모펀드(보고펀드) 지원 조항이 있었을 뿐 회의 참석자들은 (이와 관련해)실현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얘기했다"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그동안 대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이연돼 왔기 때문에 이번 정부에서 동양그룹 구조조정을 하면서 투자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논의했던 것인데 동양살리기가 있었다는 지적은 억울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와 관련, 정호준 의원은 "정무위 차원에서 동양에 대한 별도의 청문회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김정훈 정무위원장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 신제윤 "관리채무계열 신설하고 금산법 규제대상에 대부업 포함"
이와 함께 신 위원장은 부실기업 관리를 위한 주채무계열 제도 개선과 관련해 "관리채무계열을 신설하겠다"는 복안을 내놨다.
신 위원장은 이종걸 민주당 의원의 '특정금전신탁 금지를 포함해 부실기업 관리를 강화할 방안이 있느냐'는 질의에 대해 "주채무계열 제도를 이번에 바꾼다"면서 "주채무계열 기업 선정 전 한단계를 더 둬(관리채무계열 신설) 채권은행과 감독당국이 관리대상 기업들을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그는 "현 기업구조조정 시스템은 나름대로 미비점은 있지만 시장 주도의 구조조정 시스템이 정착해가고 있다"면서 "주채무계열의 경우 필요하다면 확대해서 채권은행의 역할을 강화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신 위원장은 제2의 동양그룹 사태를 막기 위해 대부업을 금산법 규제 대상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동양그룹이 법률상 대부업은 금산분리 규제 대상이 아니라는 허점을 이용해 계열사인 동양파이낸셜대부를 사금고화했다"고 법률상 미비점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대부업을 금융업으로 대부업체는 금융기관으로 지정해 금산법에 따라 규제하겠다"고 언급했다.
더불어 신 위원장은 은행, 자산운용, 선물, 투자자문업 등 금융회사의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선 "금융회사들의 적자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구멍가게로 가는 것은 비효율성이 크다"면서 "시장 자율에 의한 M&A(인수합병)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증인으로 참석한 이혜경 동양그룹 부회장은 법정관리 직후 현금 6억원과 결혼 패물 등을 대여금고에서 찾은 사실을 인정하고 사죄의 뜻을 밝혔다.
이 부회장은 "여러 피해자에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고 죄송하다"면서 "피해자 구제와 관련해선 현재현 회장 뜻대로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비자금 조성 사실 여부와 관련해선 "비자금은 전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박기범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