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자산 비중 축소·포트폴리오 다변화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자들 사이에 양적완화(QE)의 축소 여부를 둘러싸고 의견이 여전히 엇갈리는 가운데 주요국 중앙은행은 사전 대비에 분주한 움직임이다.
특히 외환보유액 내 달러화 자산의 비중을 축소하고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출처:AP/뉴시스) |
6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남아공 중앙은행이 전례 없는 외환보유액 분산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미국 달러화 표시 자산을 축소하는 한편 한국 원화와 호주 및 뉴질랜드 달러화의 비중을 늘리는 움직임이다.
남아공 중앙은행 측은 미국 연준의 이른바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에 따른 리스크를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며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대한 배경을 설명했다.
남아공 뿐 아니라 이머징마켓 전반에 걸쳐 중앙은행이 같은 행보를 취하고 있다. 연준이 자산 매입을 줄일 경우 미국 국채 수익률이 상승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따라 지난 8월 기준 5개월 동안 외국인의 미국 국채 보유 규모는 1280억달러 감소했다. 특히 아시아 국가의 경우 700억달러 이상 비중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이머징마켓의 중앙은행은 달러화 뿐 아니라 유로화 자산 비중도 축소하고 나섰다.
이들 중앙은행의 유로화 비중은 2011년 28.5%에서 올해 2분기 23.8%로 줄어들었다. 유로존의 경기 회복이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으로 풀이된다.
반면 해외 투자자의 한국 국채 비중은 올들어 8% 늘어났고, 호주와 캐나다 달러화 비중 역시 늘어나는 상황이다.
레그 메이슨 글로벌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로버트 아바드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지난 수년간 선진국 통화가 뚜렷한 추세 없이 불안정한 등락을 보인 데 따라 변동성이 낮은 통화에 대한 중앙은행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남아공과 같이 재정이 불안정한 국가의 경우 갑작스러운 대규모 유동성 유출에 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