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파풀리아스 대통령과 정상회담 및 국빈만찬
[뉴스핌=이영태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3일 국빈방한 중인 카롤로스 파풀리아스(Karolos Papoulias) 그리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실질협력 강화방안과 한반도 및 동북아 등 지역정세 등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카롤로스 파풀리아스 그리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사진제공: 청와대] |
박 대통령은 "그리스는 한국이 처음으로 조선사업을 시작했을 때 세계 최초로 선박을 발주해줬고 이후로도 긴밀히 협력해 온 아주 소중한 나라"라며 "양국은 앞으로도 더욱 긴밀한 관계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파풀리아스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양국의 교역과 투자, 문화·인적교류 등이 확대돼 양국 간 실질협력이 더욱 발전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그리스는 선박 발주액과 화물적재능력, 보유 선박 수 및 규모에서 전 세계 선박의 13%를 보유하고 있는 세계 1위 국가다. 2008년 금융위기로 인해 선박 발주가 일시적으로 위축됐으나 2009년 이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4년간 그리스로부터의 선박 수주량은 우리 총 수주량의 24.9%로 1위이며 지난해 우리나라의 그리스 수출(19억달러) 중 선박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81%(15억5000만달러)에 달한다.
박 대통령은 또 최근 그리스가 추진 중인 경제위기 극복정책을 평가하고 그리스내 공항·항만·철도분야 등의 국영기업 민영화와 지하철 등 각종 교통·인프라 구축사업에 우리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을 요청했다.
현재 현대로템, 현대건설, LG CNS, 한화 등 우리 기업들이 ▲아테네 e티켓팅 사업(9880만달러) ▲데살로니카 경량전철 차량 공급사업(3억달러) ▲아테네 지하철 4호선 건설(26억달러) 및 전동차 공급사업(2억6000만달러) ▲아테네-글리파다 경량전철 차량 공급사업(8500만달러) 등 그리스의 4대 교통인프라 프로젝트 참여를 추진중이다.
◆ 박 대통령, 한·EU FTA 조기비준 당부
박 대통령은 한·EU(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FTA)이 활성화될 경우 그리스를 포함한 EU와 한국 모두에게 교역·투자 확대 등의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설명하고 그리스가 국내 비준절차를 조기에 마무리해 줄 것을 희망했다.
한·EU FTA는 현재 잠정 발효중으로 벨기에, 프랑스, 그리스, 이탈리아, 스웨덴, 핀란드 등 6개국에선 국내 비준절차가 아직 완료되지 않은 상태다.
박 대통령은 또 그리스가 그동안 한반도 문제에 있어 우리의 입장을 일관되게 지지해 준 데 대해 사의를 표했다. 사이버안보나 기후변화 등의 글로벌 이슈에 대한 공동대응 의지를 재확인했으며 유엔 등 다자무대에서의 협력 방안도 협의했다.
박 대통령은 정전 60주년을 맞이해 6·25 전쟁 당시 그리스의 참전에 대한 감사의 뜻도 전했다. 그리스는 유엔 참전국 가운데 6번째 규모인 1만581명을 파병했으며 사망 168명, 부상 610명의 피해를 입었다.
박 대통령은 "올해는 한국전쟁 60주년 해로 특별한 해에 파풀리아스 대통령께서 방한해 더욱 의미가 깊다"며 "당시 그리스는 연 1만여명의 많은 군대를 파병했고 전쟁이 끝날 때까지 우리와 함께 싸운 혈맹이라는 것을 한국 국민은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파풀리아스 대통령은 "양국은 돈독한 우의로 맺어져 있는 혈맹관계"라며 "그리스 전사들은 아직 한국에 묻혀 있다"고 화답했다.
파풀리아스 대통령의 이번 국민방문은 1961년 4월 한·그리스 수교 이후 그리스 정상으로는 첫 방한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2011년 5월 한·그리스 수교 50주년을 기념한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그리스를 방문해 파풀리아스 대통령과 면담을 가진 바 있다. 파풀리아스 대통령은 26년 전인 1987년 9월 외교장관 자격으로 우리나라를 방문했었다.
박 대통령은 "2년 전 제가 그리스를 방문했을 때 대통령께서 환대해 주셨는데 이렇게 한국에서 다시 뵙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고 파풀리아스 대통령은 "그 당시 저희가 우호적 분위기에서 만나고 유익한 대화를 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고 회상했다.
청와대는 "파풀리아스 대통령의 방한은 해운 대국인 그리스와 조선 강국인 우리나라 간 전통적 혈맹관계를 바탕으로 상호협력을 심화해 나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