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시계·샘소나이트 등 여행가방 판매 줄어
[뉴스핌=김동호 기자] 세계 사치품 시장의 최대 소비자였던 중국인들이 지갑을 닫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강력한 반 부정부패 및 사치품 퇴출 운동을 벌이며 중국인들의 명품 소비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중국 사치품 시장의 2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고급시계 판매량이 올해는 11% 가량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컨설팅회사인 베인앤컴패니는 올해 중국 내 고급시계 판매량이 작년보다 11% 떨어진 270억위안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2011년 30% 가량 성장세를 기록했던 중국 사치품 시장도 올해에는 2% 성장률에 그쳤다. 올해 중국의 사치품 시장 규모는 대략 1160억위안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베인앤컴패니는 "중국 정부가 근검절약을 강조하며 반부패 운동을 계속하면 선물로 많이 이용되던 고가 시계 산업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금과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내년에는 고가 시계 판매가 더욱 부진할 것이란 관측이다.
[사진: 중국 한 쇼핑몰 외벽의 크리스찬 디오르 광고] |
라메시 테인왈라 샘소나이트 아시아 법인장은 "지난해 매출 신장률은 20%가 넘었지만 올해는 12~15%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기업 선물 시장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며 "과거에는 중국의 주요 항공사들이 승무원용으로 여행가방을 대량 구매하곤했으나 시 주석 취임 후에는 이런 구매 관행이 거의 사라졌다"고 전했다.
지난해 중국 당국은 낭비풍조 척결을 위해 전복이나 외국산 게와 같은 진미(珍味)에서부터 교통수단, 호텔 등에 대한 낭비를 금지했다. 또한 지난 8일에는 샥스핀과 함께 제비집, 털게, 월병, 고가 여행가방 등도 금지 품목에 포함했다.
중국의 개혁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호화로운 장례 문화에도 제재를 가하고 있다. 최근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판공실과 국무원 판공실은 '당원, 간부의 장례개혁에 관한 의견'을 발표, 당·정 간부들의 호화 장례를 금지했다.
이 같은 중국의 사치품 퇴출 운동이 얼마나 자리 잡을 수 있을지, 또한 글로벌 명품 및 사치품 업체들의 실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