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자본시장 자금조달 올해 처음 채권이 주식 초과
[뉴스핌= 김영훈 기자] 올한해 중국 증시의 기업공개(IPO) 중단과 주식시장 침체로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최악의 실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중국 투자은행 수입은 12% 하락해 31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금융위기 여파로 최악을 기록했던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중국 기업들이 올해 해외에서 대규모 인수 합병을 실시하고, 채권 발행 규모도 사상 최고 기록을 갱신했음에도 IPO 중단과 주식시장 저조라는 악재를 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기업들은 미국 금융위기와 유럽의 재정위기를 틈타 올해 해외 인수합병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했다.
육류가공업체 솽후이(雙匯)가 세계 최대 돼지고기 가공업체인 미국 스미스필드를 47억달러에 인수하고, 중국해양석유가 캐나다 넥슨을 151억달러에 인수하는 등 올해 중국기업의 해외 M&A 규모는 671억달러로 전년 대비 23% 증가했다.
중국 기업들의 달러 표시 채권도 호주와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에서 발행된 채권의 40%를 차지, 전년대비 20% 증가했다. 이 때문에 올해 처음으로 채권을 통한 자금조달이 주식을 넘어섰다.
하지만 IPO를 포함한 주식 발행 급감으로 이 부분의 투자은행의 수입은 22% 감소했다. M&A 관련 수입 역시 28% 떨어진 3억4800만달러에 그쳤다.
사정은 중국에 진출한 외국계 투자은행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아시아로 사업을 확장했다. 특히 홍콩 IPO가 안정적인 성장을 보이면서 홍콩 사업을 확대했다. 하지만 이후 홍콩 IPO는 세계 4위로 내려 앉는 등 부진을 보였다.
또 IPO 감소로 한 기업의 상장에 전보다 많은 투자은행이 참여하면서 가져가는 수익이 크게 줄었다.
한 예로 최근 상장을 추진한 신다(信達)의 경우 무려 18개의 투자은행이 참가했다. 3년 전 눙예은행 상장 때 10개였던 것에 비해 거의 2배다.
외국계 투자은행의 주된 타깃이었던 채권 시장 역시 중국계 투자은행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대행료 수입이 6% 증가하는데 그쳤다.
한편 중국에 진출한 투자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수입을 올린 곳은 스위스 UBS로 나타났다. 딜로직에 따르면 이 은행은 주식과 채권 발행 대행을 통해 1억550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주식 발행에서는 골드만 삭스가 1위 였으며, M&A 분야는 모건 스탠리가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