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기락 기자] KT가 5월 가정의 달 ‘특수’를 누리고 있다. 이동통신 3사 중 단독 영업 중인데다 이달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스승의 날 등 시기적으로 맞물려 번호이동 시장을 휩쓸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영업 정지 중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입맛만 다시며 KT가 불법 보조금을 지급한 결과로 몰아가고 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2일까지 5일 동안 총 9만391명의 번호이동 순증을 기록했다.

◆KT 저가폰 주효…SKTㆍLGU+ “불법 보조금”
KT는 영업재개와 함께 저가폰(저가형 단말기)을 내세웠다. 삼성전자 갤럭시S 미니, LG전자 옵티머스GK 등 전용 단말기 출고가를 절반 넘게 낮춰 출시했다.

이에 따라 이들 단말기 판매 가격은 25만9600원이다. 3G 스마트폰인 L70도 같은 가격에 선보였다. 불경기에 저가 마케팅이 통한 것이다.

또 갤럭시노트2(3일부터), 베가R3, 옵티머스G(4일부터), 옵티머스뷰2(5일) 등도 출시 20개월 경과 모델에 포함돼 저가폰 대열에 합류했다.

KT 관계자는 “일 평균 1만5000명 번호이동 고객 중 40% 수준인 약 6000명이 저가폰을 선택했다”며 “제조사와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출고가 인하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1일부터 6일까지 최장 6일간의 연휴에 접어들면서 5월 특수가 사실상 4월말부터 시작됐다”며 “이 같은 시기적 상황이 KT 단독 영업에 더욱 힘을 실어줬다”고 설명했다.

경쟁사는 KT가 갤럭시S5 등 최신 단말기에 최대 90만원대 불법 보조금을 투입하며 가입자를 유치한 것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KT는 영업 초기 갤럭시S4, 옵티머스 GK 등 저가폰 출고가 인하 효과로 포장했으나 이는 결국 갤럭시노트3, G 프로2 등 주력 단말기에 보조금을 투입하기 위한 위장술”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KT의 ▲갤럭시S 5 판매점 직원용 체험폰 정책 ▲세트정책 ▲월세 지원정책 ▲휴일 그레이드 정책 등 전략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수 차례 경고 받았다”며 압박했다.

KT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적받은 바 없다”며 “건전한 경쟁 질서를 훼손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받아쳤다.

경쟁사 한 관계자는 “지난 2월 보조금 대란의 주범인 온라인-내방 판매 방법을 KT가 쓰고 있다”며 “온라인에 표시되는 가격은 위반 기준을 넘지 않지만 매장 방문 시 불법 보조금을 지급하는 형태”라고 지적했다.

◆어버이날 ‘효도폰’ KT 싹쓸이 전망
KT의 특수 효과는 당장 어버이날 효도폰으로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KT가 단독 영업 중인 만큼 갤럭시노트2 등 합리적인 가격대를 형성할 것”이라며 “저가폰과 월 8800원의 ‘효’ 요금제 등에 대한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팔고 싶어도 못 팔기 때문에 속만 타는 상황. SK텔레콤도 월 9000원의 뉴실버 요금제 등 상품을 구비하고 있지만 오는 18일까지 영업할 수 없다. LG유플러스도 마찬가지다.

업계 한 관계자는 “5월은 이동통신 업계의 전통적인 성수기”라면서 “이동통신 3사 모두 영업할 수 있는 오는 19일부터 3사간 경쟁이 본격화돼 2분기 실적을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방송통신위원회는 KT 불법 보조금 지급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