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통화정책에 대한 입장이 ‘합리적 대응’에서 ‘유연한 대응’으로 눈에 띄게 바뀌고 있다.
당국의 이런 태도 변화는 필요시 적극적이고 신축적인 통화 정책을 통해 경기 하강 우려를 막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인민은행은 6일 ‘2014년 1분기 중국 통화정책집행보고(이하 보고서)’를 발표, "통화정책과 관련해 유동성을 적절히 유지하고 신용대출과 사회융자규모를 합리적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경제 금융형세 변화가 시장과 은행 유동성에 미치는 영향에 근거해 공개시장 조작, 지급준비율 조정, 단기유동성 조절 수단 등을 보다 융통성있게 전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민은행은 각종 통화 정책 수단을 유효하게 운영함으로써 유동성을 적절히 관리하고 자금시장의 안정성을 유지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당국이 중국 경제의 후퇴기조가 예상보다 빠르고 가파르다고 판단, 경기대응에 있어 보다 적극적이고 과감한 통화정책 수단을 펼치겠다는 의미라고 전문가들은 해석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은 최근 '1분기 경제상황 보고서'에서 경제 성장 감속이 예상보다 빠르다고 진단한 뒤, 올해 예상 GDP성장률을 당초 7.5%에서 7.4%로 하향 조정했다.
중국 안팎의 투자기관들은 중국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거품 붕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우려를 표시하고 나섰다. 일부 투자기관들은 부동산 경기 냉각으로 올해 중국 GDP성장률이 5%대로 추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인민은행이 최근 실물 경제의 이같은 상황을 면밀히 점검한 뒤 1분기 통화정책 보고서를 내놓은 것이라며, 인민은행의 통화 정책 스탠스가 긴축완화 쪽으로 이동했음이 분명해 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흥업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 루정웨이는 이 보고서에 대해 인민은행이 통화정책의 방향을 실질적으로 통화완화 쪽으로 선회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며, 향후 극단적인 유동성 긴축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올해 M2증가율을 2013년 목표와 같은 13%대로 안정시키려고 최선을 다하겠지만 14%만 넘지 않으면 안정선으로 여길 것이라며, 이는 통화운용에 신축성을 부여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중국 자금시장 전문가들에 따르면 중국 2월초 음력설 이후 시장 금리가 뚜렷히 하락 안정세를 보였고 특히 시보 하루짜리 콜금리는 206bp, 7일물은 189bp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로인해 대부분 채권금리와 은행들이 취급하는 이재상품의 수익률이 동반 하락세를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인민은행 1분기 통화보고는 각종 융자 비용을 낮출 것을 분명히 권고함으로써, 중국경제가 회복반등 기미를 보일때 까지 당분간 시장 금리가 상승 반전될 가능성이 희박할 것임을 암시했다.
루정웨이는 말하자면 이는 향후 시장 유동성이 극단적으로 긴축되는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중국경제 전문가들은 앞으로 당분간 금리 상승을 우려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며, 향후 5년안에 2013년 하반기 금리수준을 뛰어넘는 상황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자금 전문가들은 5월과 6월 신탁상품 만기가 집중도래하는 시기임을 감안할 때 금리 예측이 쉽지 않다며, 금리가 단지 중앙은행의 태도만으로 결정되는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