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양창균 이연춘 기자] CJ그룹 이미경 부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노희영(51) 브랜드전략 고문이 조세포탈 혐의로 검찰수사 선상에 올랐다.
현재까지 분위기는 검찰이 노 고문의 개인혐의로 선을 긋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이다.
18일 법조계와 재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검 형사1부(조남관 부장검사)는 조세포탈 등 혐의로 수사중인 노 고문을 오는 19일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노 고문은 지난 2003년 모친 명의로 '히노 컨설팅펌'을 세워 2013년 6월까지 운영한 뒤 폐업 처리하고 다시 본인 명의로 재등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서울지방국세청이 CJ그룹 계열사 세무조사 과정에서 노 고문이 운영하는 레스토랑 창업컨설팅 업체인 '히노 컨설팅펌'의 조세포탈 정황을 포착했다.
노 고문 소유의 히노 컨설팅펌이 CJ그룹 계열사와 거래하는 과정에서 용역비를 부풀리는 수법 등으로 48억원 규모의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고 개인 소득세 5억원을 포탈한 사실을 확인한 것.
앞서 지난해 4월 국세청은 CJ그룹의 계열사인 CJ푸드빌을 상대로 세무조사를 진행했다. CJ푸드빌은 패밀리 레스토랑인 빕스와 빵찝 뚜레주르 등 14개 브랜드를 갖춘 CJ그룹의 계열사다.
당시 CJ그룹 측은 이번 세무조사는 검찰의 수사와 무관하게 진행되는 정기 세무조사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세무조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CJ그룹의 해외 비자금 의혹이 제기된 만큼 국세청이 국내는 물론 해외 거래 내역에 대해서도 강도 높게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국세청이 노 고문의 세금탈루 정황을 포착했고 지난 4월 노 고문에 대해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검찰은 국세청 고발에 따라 노 고문의 수사를 진행, 오는 19일 검찰출석을 요구한 상태이다.
현재 검찰 안팎에서는 이번 국세청 고발로 이뤄진 노 고문 수사가 개인에 초점을 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노 고문의 조사는 CJ그룹이 아닌 개인적인 초점에 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자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검찰이 특이사항을 포착하지 않은 이상 국세청 고발 내용을 중심으로 수사를 마무리할 가능성이 크다"고 귀띔했다.
CJ그룹도 같은 입장이다.
CJ그룹 관계자는 "이번 노 고문과 관련한 검찰조사는 CJ그룹과 무관한 개인적인 조세포탈로 알고 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반면 법조계와 재계 일각에서는 검찰 수사가 어디로 튈지 모를 럭비공에 가깝다는 점에서 수사를 더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특히 노 고문이 오너일가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면서 그룹 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점에서 오너일가의 직간접적인 부담요인이다.
또한 노 고문이 굳이 본인명의로 회사를 재등록한 뒤 CJ계열사와 컨설팅 용역거래를 한 것도 개운치않은 뒷맛을 남기고 있다. 노 고문이 CJ그룹 내에 입지가 상당한 만큼 자신이 이번 세금탈루 혐의가 오너에게 화살이 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 노 고문은 CJ그룹의 숨은 실세로 알려졌다. 외식업계에서 이름을 날리던 노 고문은 2007년 오리온그룹에 이어 2010년 CJ에 합류했다.
노 고문은 초반에는 각 계열사 브랜드를 리뉴얼하는 작업을 주로 맡았다. 그는 이 부회장의 지시로 고문직을 맡으면서 CJ그룹 내에서 단기간에 입지전적인 인물로 부각됐다.
결국 이번 수사의 키(Key)는 검찰의 의지에 달렸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검찰이 CJ그룹 계열사들이 노 고문 소유의 히노 컨설팅펌에 동종업계대비 과도한 컨설팅비용을 지급했는지 여부와 컨설팅비용으로 받은 금액이 어느 계좌로 흘러들어갔는지가 이번 수사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법조계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컨설팅비용은 공산품 가격처럼 정액제가 아니기 때문에 검찰이 잘 살펴봐야 할 것"이라며 "탈루한 세금을 포함해 CJ그룹에서 받은 컨설팅수익이 어디로 흘러갔는지가 수사확대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한편 이달 17일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건강악화를 이유로 구속집행정지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이 회장은 구속기소된 이후 지난해 8월 신장이식 수술을 사유로 한차례 구속집행정지 처분을 받았다가 지난 4월 재수감됐다.
[뉴스핌 Newspim] 이연춘 기자 (ly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