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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업] (42) 장외 월드컵 8강 주자 中 잉리솔라(英利)

기사입력 : 2014년06월23일 14:55

최종수정 : 2014년06월23일 17:38

세계 축구팬들을 사로잡은 월드컵 스폰서 대표선수

[뉴스핌=강소영 기자]월드컵 문턱을 넘지 못한 중국 축구선수와 달리 중국 기업들이 브라질에서 눈부신 활약으로 '국위선양'을 하고 있다. 중국 기업이 브라질 월드컵 준비과정에서 각종 사업권을 확보해 실익을 챙기는 한편, 세계 축구팬의 마음에 '중국'이란 두 글자를 각인시키고 있는 것. 그중에서도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기업은 중국의 유일한 월드컵 공식 스폰서인 잉리솔라(YINGLI SOLAR·中國新能源)다. 잉리솔라는 뉴욕증시에 상장된 세계 최대 규모의 태양광 모듈업체다.

13일 브라질 월드컵 개막전인 브라질과 크로아티아의 경기에서 중계카메라에 잡힌 잉리솔라의 광고판 [출처:잉리솔라]
잉리솔라의 광고판은 이번 브라질 월드컵 전 경기에서 볼 수 있다. 특히 국가명과 회사이름을 한자로 표기한 '中國·英利'의 4글자는 경기장 펜스 광고 중 단연 돋보인다. 중국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잉리솔라의 광고판은 매 경기 평균 8분 이상 노출됐다. 총 64번 열리는 브라질 월드컵 경기를 통해 전세계 축구팬이 9시간 가까이 잉리솔라의 광고를 접하게 되는 셈이다.

잉리솔라는 경기장 펜스 광고 외에도 월드컵 경기가 개최되는 모든 브라질 도시에 조명시설용 태양에너지 시스템을 공급하고, 상파울루 등지의 6개 경기장 내 프레스 센터에 태양광 충전설비를 설치했다. 또한, 경기장 내 프레스 센터와 VIP 휴게실 등에 잉리솔라의 상품을 전시하고 있다.

잉리솔라는 4년 전 남아프리가 월드컵때도 월드컵 공식 스폰서로 나서 중국의 월드컵 공식 스폰서 대표주자로 인식되고 있다.

◇ 유명세에 비해 실적은 부진...스포츠 스폰서에 매달리는 이유는?
잉리솔라가 브라질 월드컵을 통해 유명세를 타고 있지만, 3년 연속 영업실적 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잉리솔라의 '축구 마케팅'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만만치 않다. 

잉리솔라가 이번 브라질 월드컵 공식 스폰서 기업 8개 기업 중 한 곳으로 선정돼 협찬사 '8강'에는 진출했지만, 최근 3년 실적은 그야말로 예선 탈락 수준이기 때문이다.

축구광인 잉리솔라의 먀오롄(苗連) 이사장의 개인적 취향때문에 실적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잉리가 증시에서 조달한 자금을 스포츠 협찬 비용으로 낭비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잉리솔라는 2010년 124억 9900달러의 매출을 기록, 간신히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2011년 다시 32억 900만 달러의 손실을 봤다. 그 후 손실폭은 줄어들고 있지만, 2013년에도 19억 4400만 위안의 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매출도 시장의 예상보다 저조한 26억 8700만 위안에 그쳤다.

잉리솔라의 실적부진은 세계 태양광 시장 환경변화와 경영판단 착오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010년을 기점으로 세계 태양광 산업이 침체기에 진입했지만, 잉리솔라가 이 같은 시장 변화를 미리 감지하지 못했다. 정부지원 정책에 힘입어 우후죽순으로 늘어난 태양광 패널업체때문에 중국 시장에선 생산과잉 문제가 발생하고, 유럽과 미국 시장에선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는 등 국내외 시장에서 악재가 이어졌지만 잉리솔라가 적절한 대응에 실패했다는 분석이다.

◇ 월드컵 스폰서, 잃은 것보다 얻은 것 더 많아
스포츠 마케팅에 대한 비판에 잉리솔라도 할 말은 많다. 실적부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매년 손실폭이 줄어들고 있고, 월드컵 스폰서 활동을 통해 얻은 실질적인 수확도 적지 않기때문이다.

브라질 월드컵 경기 개막 후 고공행진 중인 잉리솔라의 주가가 이 같은 사실을 증명해주고 있다. 13일 월드컵이 개막한 후 잉리솔라의 주가는 연속 5일 상승했고, 누계 상승폭은 36.21%에 달했다.

월드컵 경기가 열린 후 잉리솔라 홈페이지를 찾는 네티즌의 수도 급증했다. 홈페이지 방문수가 평소의 두 배로 늘었고, 홈페이지 안 잉리솔라의 동영상 광고 관람수도 평소의 7배인 21만 건으로 늘었다. 지난 2010년 남아프리카 월드컵때도 이와 비슷한 효과를 본 바 있다.

중국 경제전문지 21세기경제보도(21世紀經濟報道)에 따르면, 2010년 남아프리카 월드컵 공식 스폰서가 된 후 잉리솔라의 지명도는 900%가 상승했다. 매출도 급증했다. 2011년 매출은 전년 대비 50%가 늘어난 1.64GW에 달했고, 2012년과 2013년에도 각각 2.3GW와 3.2GW를 기록 매년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해외 시장도 크게 늘었다. 월드컵 스폰서로 선정되기 전 잉리솔라의 해외 시장은 9개국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50개 국으로 늘었다.

잉리솔라가 월드컵 마케팅으로 브랜드 인지도 제고와 매출 확대 측면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본 것은 사실이다. 다만  유럽의 태양광 보조금 삭감, 중국 태양광 업계에 대한 유럽과 미국의 반덤핑 제소 등 악재가 월드컵 마케팅으로 얻은 성과를 상쇄하면서 실적 향상으로 이어지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 브라질 발판 삼아 남미시장 공략, 중국 시장 입지 강화
그러나 최근 태양광 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잉리솔라의 전망도 밝아지고 있다. 특히 잉리솔라가 브라질 월드컵을 계기로 남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은 남미 최대의 에너지 소비국으로 최근 태양에너지 사용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잉리솔라는 상품 다각화에도 시동을 걸었다. 기업용 태양광 설비에서 가정용 설비로 목표시장을 전환했다.  '2014년 태양광 상품의 수퍼마켓 진출'이라는 슬로건 하에 중국과  해외 가정용 태양광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잉리솔라는 유럽을 가정용 시장의 출발점으로 선택했다. 일찍이 유럽시장에 진출해 기반을 닦아놨고, 유럽 시장의 가격과 보조금 정책도 안정적인 편이며,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현지 주민의 관심도도 높아 시장이 다른 지역에 비해 성숙했다는 판단에서다.

21세기경제보도는 브라질 월드컵 개막 후 잉리솔라에 대한 월가의 전망도 낙관적으로 변하고 있다며, 향후 잉리솔라의 실적개선 여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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