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 성장률 목표 집착…그림자금융 전반 부실자산"
[뉴스핌=김성수 기자] 중국 정부가 성장과 개혁 사이에서 딜레마를 겪고 있다는 전문가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23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학교 교수 등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같이 지적했다.
루비니 교수는 "중국 지도부가 겉으로는 개혁 의지를 표명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성장률 목표치에 집착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중국 당국이 최소 7.5% 경제성장을 달성해야 한다는 목표에 집착한 나머지 경기둔화 신호가 나타날 때마다 신용 완화정책을 써왔다는 설명이다.
그는 "국영기업과 지방정부, 인민해방군은 경제성장에 중점을 두는 기존 모델을 고수해 왔다"며 "성장률이 7% 아래로 떨어질 때마다 신용 팽창을 통해 고정투자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경기를 부양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중국 금융불안을 더 심화시키기만 할 뿐이라는 지적이다. 중국 정부가 신용증가 속도를 늘린 결과, 공공 및 민간 부문의 부채 비율이 높아지면서 은행 및 그림자금융 전반에 부실자산이 계속 쌓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훙 트란 국제 금융 연합회(IIF) 매니징 디렉터는 현재 중국 정부가 구사하는 부양책 때문에 향후 경제개혁에 드는 비용만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국 경제가 지난 1분기 성장이 둔화될 조짐을 보이자 당국이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신용팽창을 유도하는 방식을 되풀이해 왔다는 것이다.
주요 국들의 2008년-2013년 국가 부채 수준(GDP대비). [자료 : Financial Times] |
사회융자총액에는 은행의 위안화 대출 외에 외화대출, 위탁대출, 대부신탁, 은행인수어음(BA), 회사채 그리고 비금융주식판매를 포함한다. 이 지표는 위안화 신규대출 지표보다 국내총생산(GDP), 물가와 더 높은 상관관계를 지니고 있어 유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트란 디렉터는 "중국 정부는 단기 경기부양을 위해 계속 신용 매커니즘을 활용하고 있다"며 "디레버리징(부채 축소)가 미뤄질 수록 부실자산과 부적절한 투자, 악성부채가 증가하고 그림자금융 문제가 더 심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차이나워커인포(Chinaworker.info)는 21일 중국 정부가 트릴레마(세 가지 딜레마)를 안고 있다고 보도했다.
과도한 부채부담을 지고 있는 중국 지방정부가 중국에서 투자를 시행하는 주체라는 것이 문제의 시작점이다. 만약 당국이 금융불안을 완화하기 위해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을 실시할 경우 투자가 줄어들면서 성장 둔화 우려가 나타난다.
반면 정부가 경기둔화에 대처하기 위해 지방 정부의 인프라 지출을 늘리는 등 미니 부양책을 실시한다면 부채축소 노력은 물거품이 된다. 결국 현재의 과도한 부채 문제를 심화시키게 되는 것이다.
차이나워커인포는 일부 경제학자들의 표현을 인용, "중국은 자전거 경제와 같아서 너무 천천히 달리면 쓰러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요약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