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재계노트] 단통법 혼란, 이제 근본 처방 찾을 때

기사입력 : 2014년10월23일 13:03

최종수정 : 2014년11월27일 10:38

통신요금 인가제 폐지 등 실질적 경쟁 촉진 要

[뉴스핌=이강혁 기자] 시행 한달을 눈앞에 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 사실상 실패한 법이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갈팡질팡 시장의 혼란만 가중되는 형국이다. 법을 만든 장본인인 정부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며 지난주 이동통신사와 제조사 최고경영자(CEO)를 긴급 소집해 엄포를 놨다. 정치권은 자신들이 통과시킨 단통법 후폭풍이 거세자 정부와 이동통신사, 제조사 옥죄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다.

대선 공약에서 출발한 태생부터 정치적인 단통법. 어쩌면 애초부터 시장이 취지에 맞춰 움직일 수 없는 불가능한 구조는 아니었을까. 일각에서는 단통법 폐지를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근본 해법은 될 수 없다. 다만 국민들의 통신비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공약. 이제라도 혼란을 최소화할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에는 공감대가 형성된다.

 ◆ 통신비 인하·소비자 차별 해소 실효성 의문..이동통신사만 수혜?

사실 우리나라 통신비 논란은 과도한 가계 통신비 지출과 부당한 소비자 차별이라는 두가지 현안이 핵심이다. 단적으로 우리나라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 통신비 지출은 4.3%로 OECD 34개국 중 1위(2011년 기준)다. 통신비 인하 문제가 대선 공약으로 등장한 배경이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지난 17일 오전 서울 반포동 JW메리어트호텔에서 단통법 관련 대책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김학선 기자>
또한 이동통신사업자들의 지나친 보조금 경쟁은 단말기 판매 가격을 천차만별로 만들었다. 어디서 어떻게 구매하느냐에 따라 수만원에서 수십만원까기 차이가 나는 불합리한 구조. 이동통신사들의 불·편법 보조금 지급과 과도한 보조금 마케팅이 만든 폐단이다.

이처럼 가계 통신비 인하와 소비자 차별화 문제를 해결한다며 정부가 단통법을 제정해 지난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보조금 상한을 정하고 보조금을 투명하게 공개해 보조금 경쟁을 막으면 이동통신사들이 고객 확보를 위해 요금 인하 경쟁을 벌여 통신요금이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예상은 빗나갔다. 단통법 시행으로 보조금 과열 문제는 잡았을 지 모르지만 국민들의 통신비 부담은 오히려 늘어났고 단말기 역시 모두가 비싸게 구입하는 '전국민 호갱'의 시대를 맞았다.

특히 통신비 부담과 보조금 상한제로 이전보다 결과적으로 비싸지게 된 단말기 값은 시장을 꽁꽁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단통법 시행 이후 1주일 간 신규 가입자 수와 단말기 판매량은 지난 9월 평균에 비해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 일선 판매 영업점의 폐업 러시가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소비자 입장에서 높은 통신비를 선택해야 그나마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데다 이전보다 더 비싸게 단말기를 구입해야 하는 현실에서 적극적으로 구매활동에 나설리 만무하다.

반면 이동통신사들은 보조금 마케팅비용이 줄어들면서 최대 수혜자가 됐다. 이동통신업계에서는 단통법에서 보조금 상한을 규제하자 합법적으로 보조금을 축소할 명분을 얻게 됐다며 오히려 반기는 분위기도 있다. 줄어든 보조금과 마케팅 비용이 고스란히 이동통신사의 이익으로 흘러 들어갈 것이라는 시장의 예측이 줄을 잇는다.

실제 올해 1~2월 이동통신사 평균 보조금은 42만7000원이다. 단통법 시행으로 최대 보조금은 30만원으로 줄었다. 막대한 이익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업계에서는 평균 보조금 1만원이 감소하면 SK텔레콤은 5.7%, KT는 9%, LG유플러스는 10%씩 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동통신사 중에서도 시장 지배적 위치에 있는 이동통신사는 최대 수혜자로 꼽힌다. 보조금 상한선이 주어지면서 다른 경쟁사들이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보조금을 더 쓸 수도 없다. 소비자들은 비싼 단말기 가격 때문에 다른 이동통신사로 전환하기도 어렵다. 현재의 시장점유율이 고착화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이를 반영하듯 단통법 시행을 앞두고 최근 3개월 간 SK텔레콤 주가는 25%나 껑충 뛰었고 KT는 16% 급상승했다. 그러나 이동통신사들은 시장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보조금을 늘리기도, 그렇다고 통신비를 내릴 수도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 분리공시, 통신비 인하 등과 무관..제조사 '울며 겨자 먹기' 출고가 인하

그러면서 오히려 삼성전자, LG전자 등 제조사의 장려금 공개를 핵심 현안으로 들고 나왔다. 이른바 분리공시 제도다. 정치권 일부가 이같은 주장에 동참하면서 최근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제조사의 장려금을 공개해야 단통법의 실효성이 확보되고 통신비를 인하할 수 있다는 게 골자다.

하지만 이런 주장이 통신비 인하 등의 혜택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하는 소비자는 많지 않다. 이번 단통법 혼란의 해법은 더더욱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분리공시제는 소비자가 보조금을 제조사 및 이동통신사로부터 각각 얼마씩 지원받는지를 분리해 알려주도록 하는 제도다.

소비자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공평한 혜택을 받을 수 있느냐이지 제조사의 장려금이 얼마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예를 들어 극장을 방문한 고객이 A사의 카드로 결제해 입장권을 할인받을 경우 고객의 관심사항은 할인금액이지 카드사와 극장이 얼마씩 할인금액을 부담했느냐는 아니다.

더구나 법제처는 단통법 하위 고시에 분리공시제를 넣으면 이는 상위법 제정 취지를 위반하는 것이라는 유권해석도 내놨다. 분리공시는 단통법 제정 당시 이미 시행 여부가 충분히 논의됐으나 소비자 혜택이나 실효성과 무관하다는 결론에 이른 사안이기도 하다. 제조사 장려금을 영업비밀보호 차원에서 공개하지 않기 위해 최종 도입되지 않았다.

오히려 분리공시제로 제조사의 지원금 규모가 공개되면 제조사의 영업비밀만 노출되는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 글로벌 경쟁력 저하와 산업 생태계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 삼성전자의 2013년 전세계 단말기 총 판매량은 약 4억9000만대로 국내는 2.7%인 1300만대에 불과하다. 만약 해외 이동통신사들이 국내 분리공시에 따른 지원금을 놓고 해외에도 대당 1만원의 지원금을 추가로 요구할 경우 5조원 이상의 추가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같은 논란 속에서 22일 LG전자가 제조사 중 처음으로 스마트폰 일부 기종에 대한 출고가를 내리기로 결정했다. 메인 스마트폰 모델은 아니지만 G3 파생모델 3종의 출고가를 최대 10만원 가량 인하한다는 게 골자다. 삼성전자는 아직 스마트폰 출고가 인하를 발표하지는 않았으나 일부 단말기의 출고가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은 크다.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거론하며 압박에 나선 상황에서 사실 이번 출고가 인하는 울며 겨자 먹기식 동참으로 풀이된다. 한 제조사 관계자는 "마진이 많이 남아서 출고가를 내려야하는 상황은 아니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가격경쟁이 제한된 통신시장의 문제를 바로잡는 것이 근본적인 처방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보조금이 그나마 불가피한 경쟁수산으로 기능을 해왔지만 정부가 보조금을 규제하는 바람에 소비자들이 싼 값에 단말기를 구입할 수 있는 기회마저 차단됐다는 지적이다. 사실 전 세계적으로 보조금을 규제하는 국가는 없으며 미국과 유럽, 일본은 소비자 이익을 위해 보조금 규모를 이동통신사의 자율경쟁에 맡기고 있다.

한 이동통신정책 전문가는 "고가 통신비와 소비자 차별의 근본 원인은 보조금이 아니라 통신요금 인가제와 복잡한 통신요금 체계"라면서 "결국 통신비 인하를 위해서 제조사를 다그칠 것이 아니라 요금인가제를 폐지해 이동통신사간 실질적인 경쟁을 촉진하는 것이 근본 처방"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

CES 2025 참관단 모집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민주 '금투세 당론' 지도부 위임 [서울=뉴스핌] 채송무 홍석희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논란이 되고 있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과 관련된 입장을 '지도부에 위임'하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민주당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금투세와 관련해 치열한 논의를 펼친 끝에 금투세 결론과 시기에 대해 모두 지도부에 위임하는 것으로 정리했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뉴스핌 DB] 의견은 유예와 폐지, 시행이 팽팽했다. 다만 지난 금투세 정책토론에서 거의 없었던 폐지 의견도 유예 의견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왔다. 다만 이는 의원총회에서 입장을 표명한 의원 숫자로 투표를 통한 것은 아니다. 보완 후 시행을 주장한 의원들은 2년 전 여야가 합의를 해 국민들께 보고된 사안이라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원칙적 의견과 함께 유예나 폐지 입장을 정하면 상법 개정을 추진할 지렛대를 잃는다는 우려를 제기한 의원도 나왔다. 유예를 주장하는 의원들은 다음 정부에서 결론을 내도록 유예하자는 의견이 다수였다. 다만 2년을 유예하면 대선 직전에 해야 하는 문제가 있으며, 3년 유예 시 총선 직전으로 정치적 논란을 일으키는 부담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의원들은 다만 유예하더라도 22대 국회에서 책임지는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예 내지 폐지를 주장한 의원들은 현재 증시가 어려운 시기고 손해를 본 사람이 많아 정무적으로 고민이 필요한 상황으로 합의 때문에 안 된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폐지 의견을 낸 의원들은 유예 역시 개정안을 내야 하는데 여기에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모든 정치적 책임을 민주당이 지게 된다며 불확실성 제거 차원에서 폐지하고, 대선 공약 등으로 새 약속을 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의총에서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일부 있었지만, 다수 의원이 지도부 위임에 동의했다. 이재명 대표가 금투세와 관련해 유예 입장을 이미 밝힌 바 있는 상황이어서 민주당은 금투세 유예 방향을 정할 가능성이 높다.  dedanhi@newspim.com 2024-10-04 12:53
사진
레바논 긴급 방문한 이란 외무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부 장관이 4일(현지 시간)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고 있는 레바논을 예고 없이 방문해 이스라엘이 재보복에 나설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아락치 장관은 이날 오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라피크 하리리 국제공항으로 입국해 나지브 미카티 총리 등 레바논 정부 지도부를 만났다. 지도부와의 회동을 마친 장관은 베이루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스라엘이 우리에게 어떤 조치나 행동을 취한다면, 우리의 보복은 이전보다 더 강력할 것"이라며 이스라엘의 재보복 움직임에 경고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사진=로이터 뉴스핌] koinwon@newspim.com 그는 이어 "이란은 공습을 계속할 의도가 없다"면서도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이 이란을 겨냥한 일말의 행동에 나선다면 분명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국의 이스라엘 공습에 대해서는 "우리가 공격을 시작한 것이 아니다"면서 "이란 영토와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이란 대사관 등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응해 군사·안보 시설을 합법적으로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휴전을 위한 어떤 움직임도 이란은 지지하지만, 가자지구의 휴전과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긴급 방문은 중동 '저항의 축'의 주축인 이란이 지난 1일 이스라엘에 탄도 미사일 약 180발을 쏘며 대규모 공습을 가한 후 이스라엘이 재보복에 나설 것이라 천명한 가운데 이뤄졌다. 이란 고위 관리가 레바논을 찾은 것은 지난달 27일 이스라엘군의 베이루트 공습으로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가 사망한 이후 처음이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23일 '북쪽의 화살' 작전 개시를 선언하고 레바논 남부 등에 대규모 공습을 진행해 왔다. 이어 27일에는 헤즈볼라 최고 지도자인 하산 나스랄라를 표적 공습, 살해한 데 이어 30일에는 레바논 남부에 병력을 투입하며 2006년 이후 18년 만에 처음으로 지상전에 돌입했다. 이에 이란은 지난 1일 이스라엘에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고 하마스 수장 이스마일 하니야,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와 이란 혁명수비대 작전 부사령관 아바스 닐포루샨의 죽음에 대한 보복이라고 밝혔다. koinwon@newspim.com 2024-10-05 00:09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