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반만의 '비정상'적인 중일정상회담 성과는 미미
[뉴스핌=이영태 기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0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첫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현안인 역사와 영토 문제 등을 집중 논의했으나 구체적인 성과도출보다는 양국 간 깊은 갈등의 골을 확인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
이날 열린 중일정상회담은 2012년 5월 원자바오 총리와 노다 요시히코 총리 회담 이후 2년 반 만에 성사됐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의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0일 베이징에서 2년 반만에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사진: 신화/뉴시스] |
시 주석은 아베 총리에게 "중국과 일본은 이웃국가로 안정적이고 건강한 양국 관계 발전이 인민의 근본이익과 국제사회의 보편적 기대에 부합 한다"며 "중국 정부는 대일관계를 일관되게 중시한다. '역사를 거울로 삼아 미래로 향한다'는 정신에 따라 중일관계 발전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최근 2년간 중일관계가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한 이유는 명확하다"며 양국 간 갈등 원인을 일본이 제공했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그는 "역사 문제는 13억 중국 인민의 감정과 관련이 큰 문제이자 이 지역의 평화 안정, 발전과도 관계된 사안"이라며 "일본이 양국 간 합의한 정치문건과 무라야마 담화 등 역대 정부가 밝힌 약속을 준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일본이 ▲평화 발전의 길을 계속 걷고 ▲신중한 군사안보 정책을 채택하고 ▲이웃 국가와의 상호신뢰를 증진하는 데 유리한 일을 더 많이 하고 ▲지역의 평화· 안정 수호를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발휘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아베 총리는 "일본은 평화 발전의 길을 계속 걸어갈 결심이 돼 있다"며 "역대 일본 정부가 역사문제에 관해 밝힌 '인식'을 지속적으로 견지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중국의 평화 발전은 일본과 세계에 중요한 기회"라며 "일본은 중국과의 전략적 호혜관계 개선과 발전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회담을 마친 후 일본 언론에 "(시 주석과의 이번 회동으로) 양국이 전략적 호혜 관계의 원점으로 돌아가기 위한 관계 개선의 첫 걸음을 내디뎠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동중국해에서의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한) 해상 연락 매커니즘의 구축을 위해 구체적인 작업에 들어가게 됐다"고 회담 성과를 소개했다.
한편 이번 회담이 양국 국기와 테이블을 놓고 정식으로 진행되지 않고 소파에 앉아 접견 형태로 이뤄져 공식 정상회담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날 회담에서 중국 측이 연출한 회담 상황은 정상회담이라기보다는 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중국을 방문한 각국 대표단과의 접견 분위기에 어울렸다는 지적이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회담에 대해 "시 주석이 (일본 측의) 요청에 의해 APEC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을 방문한 아베 총리와 회견했다"고 설명했는데 '정상회담'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은 점도 눈길을 끈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