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

속보

더보기

[연극 리뷰] 시간의 바깥, 현실 너머 풍경…'맨프럼어스(Man from Earth)'

기사입력 : 2014년11월13일 09:00

최종수정 : 2014년11월12일 16:03

[뉴스핌=장윤원 기자] 우리를 둘러싼 현실이 진짜일까? 우리가 기꺼이 현실이라 믿어왔던 것들, 우리가 만들어놓은 견고한 틀에 연극 ‘맨프럼어스’가 의문을 던진다.
 
연극은 역사학 교수 존 올드맨의 송별회로 시작한다. 갑작스럽게 전근을 결정한 존에게 동료 교수들은 무슨 일인지 꼬치꼬치 캐묻고, 존은 황당무계한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스스로를 1만4000년 동안 살아온 남자라고 주장하는 존의 이야기가 끝날 때쯤이면 어느새 우리의 세계가 부서져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고고학자, 생물학자 등 이시대 지성들의 논리정연한 반박에도 불구하고, 존은 기억을 회상하는 것만으로 이들을 KO패 시킨다.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법한 역사적 위인들과 겪었던 평범한, 하지만 우리에겐 기상천외하게만 들리는 에피소드. 이 믿을 수 없고 매혹적인 이야기 속에서 신화와 전설의 민낯이 드러난다. 
배우 이원종의 프로듀서 데뷔작인 ‘맨프럼어스’는 동명 원작 영화(2007)를 연극으로 각색한 작품이다. 영화를 먼저 접한 관객이라면 반전의 스릴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영화의 묘미를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을까라는 걱정은 접어도 좋을 듯하다. 스포일러(반전이나 결말 부분을 미리 아는 것)가 돼 있는 상태에서도 충분하다. 
 
연극의 가장 큰 강점은 텍스트 자체가 가진 흥미로운 마력에 연출진과 배우들의 힘이 200% 하모니를 이룬다는 점이다. 고정된 무대 위 최소한의 가구 이동, 조명 조절, 음향의 도움이 대사의 여백을 쫀쫀하게 메운다. 대학로와 충무로의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보기 드물게 한자리 모인 점도 눈길을 끈다. 배우들의 눈을 통해 전달되는 클라이맥스가 텍스트 이상의 감동을 남긴다. 
 
주인공 존 올드맨 역은 배우 여현수와 문종원, 박해수가 맡았다. 1999년 MBC 28기 공채로 데뷔한 여현수는 드라마 ‘위험한 여자’ ‘TV방자전’, 영화 ‘번지 점프를 하다’ ‘서서 자는 나무’ 등으로 대중과 만나 왔다. 연극 출연은 이번이 처음인데, 기대 이상의 에너지와 섬세한 무대 연기를 보여주며 안정적으로 존 올드맨을 소화하고 있다. 뮤지컬과 연극 무대를 오가며 탄탄한 내공을 증명한 문종원은 명불허전의 존재감으로 무대를 이끌어나간다. 최근 연극 ‘프랑켄슈타인’에서 피조물 역을 맡아 성공적으로 공연을 마친 박해수는 다음주 자신의 ‘맨프럼어스’ 첫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배우 김재건, 최용민이 반전의 키를 쥔 심리학 교수 윌 그루버 역을 맡는다. 이대연과 이원종, 손종학이 인류학 교수 댄을 연기한다. 미술사 교수 이디스에 서이숙 김효숙 이주화가, 고고학 교수 린다에 조경숙 이영숙이 출연한다. 생물학 교수 해리 역에는 정규수와 한성식이 더블캐스팅 됐다. 아트 역에 정구민 오근욱 백철민이, 샌디 역에 이주연(애프터스쿨) 박지나 강하람이 출연한다. 
 
내공 탄탄한 배우들이 모인 만큼 각 캐스트 별로 개성 넘치는 캐릭터와 무대를 볼 수 있다. 다만, 쟁쟁한 배우들이 주는 포만감 속에서 한가지 아쉬운 것은 샌디 역을 맡은 세 배우의 놀랍도록 어색한 연기. 애프터스쿨 멤버 이주연은 아직 본공연에 오르기 전이지만, 지난주 프레스콜에서 자신의 실력(?)을 보여줬다. 세 신인 배우의 발전하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존. 그래서 자네, 희망을 믿나? 1만4000년을 살아오면서 인간의 비루함과 천박함과 덧없음을 수도 없이 봐왔다며. 그래도 인간이 성스러울 수 있다고 믿는 거야?”
 
댄의 질문에 불멸의 남자가 말한 답변은 연극에서 확인할 수 있다. 현실과 진실, 논리와 기억의 한판 대결이 펼쳐지고, 희망의 가능성이 제시된다. 연극 ‘맨프럼어스’는 오는 2월22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에서 공연한다. 만 13세 이상, 4만~5만 원. 
 
 
[뉴스핌 Newspim] 글 장윤원 기자 (yunwon@newspim.com)·사진 드림컴퍼니 제공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반구천의 암각화' 세계유산 등재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선사시대의 생활문화를 엿볼 수 있는 바위그림인 '반구천의 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제47차 세계유산위원회는 1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회의에서 한국 정부가 신청한 '반구천의 암각화'를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2010년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된 후 15년 만의 결실이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총 17건(문화유산 15건·자연유산 2건)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반구천의 암각화' [사진=국가유산청] 2025.07.12 alice09@newspim.com '반구천의 암각화'는 국보로 지정된 울산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와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를 포함하는 유산이다.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에는 작살 맞은 고래, 새끼를 배거나 데리고 다니는 고래 등이 생동감 있게 표현돼 선사시대 사람들의 생활상화 생태계를 엿볼 수 있다. 국가유산청은 지난 2010년 '반구천의 암각화'가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된 후 지난해 1월 세계유산 등재 신청서를 유네스코에 제출했다. 이후 서류 및 현장실사 등 심사를 거쳤다. 세계유산위원회는 '반구천의 암각화'에 대해 "탁월한 관찰력을 바탕으로 그려진 사실적인 그림과 독특한 구도는 한반도에 살았던 사람들의 예술성을 보여주고, 다양한 고래와 고래잡이의 주요 단계를 담은 희소한 주제를 선사인들의 창의성으로 풀어낸 걸작"이라고 평했다. 이어 "선사시대부터 약 6000년에 걸쳐 지속된 암각화의 전통을 증명하는 독보적인 증거이면서 한반도 동남부 연안 지역 사람들의 문화 발전을 집약해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사진=국가유산청] 2025.07.12 alice09@newspim.com 세계유산위원회는 등재 결정과 함께 사연댐 공사의 진척 사항을 보고할 것과 더불어 반구천 세계 암각화센터의 효과적 운영을 보장하고, 관리 체계에서 지역 공동체와 줌니들의 역할을 공식화하고, 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주요 개발 계획에 대해 알릴 것을 권고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이번 '반구천의 암각화'의 세계유산 등재는 국가유산청과 외교부, 주유네스코대한민국대표부, 해당 지자체가 모두 힘을 합쳐 이뤄낸 값진 결과"라며 "이번 등재롤 계기로 '반구천의 암각화'가 가진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충실히 보존하는 한편, 지역주민과의 긴밀한 협력을 이어가는 적극행정으로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반구천의 암각화'가 세상에 알려진 지 50여 년이 지났지만, 세계유산 등재까지는 쉽지 않은 긴 여정이었다"며 "앞으로도 국가유산청은 '반구천의 암각화'를 인류 공동의 유산으로서 가치를 지키고 잘 보존·활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alice09@newspim.com 2025-07-12 18:02
사진
신네르, 생애 첫 윔블던 단식 우승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세계 1위 얀니크 신네르(이탈리아)가 생애 첫 윔블던 남자 단식 정상에 올랐다. 신네르는 1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올잉글랜드클럽 센터코트에서 열린 2025 윔블던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2위)를 3시간 4분 만에 3-1(4-6 6-4 6-4 6-4)로 꺾었다. 올해 1월 호주오픈에 이은 시즌 두 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품에 안고 상금은 300만 파운드(약 55억8000만원)를 거머쥐었다. 이탈리아 선수가 윔블던 단식 정상을 밟은 것은 남녀를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2021년 남자 단식 마테오 베레티니, 2024년 여자 단식 자스민 파올리니가 결승에 진출했지만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런던 로이터 =뉴스핌] 박상욱 기자 = 신네르가 13일(현지시간) 열린 윔블던 남자 단식 결승에서 알카라스를 꺾고 우승한 뒤 기뻐하고 있다. 2025.7.13 psoq1337@newspim.com 이번 결승은 지난 프랑스오픈 결승에 이은 두 선수의 메이저 결승 리턴 매치. 당시 신네르는 알카라스에게 2-3(6-4 7-6<7-4> 4-6 6-7<3-7> 6-7<2-10>)으로 패해 우승을 놓쳤다. 당시 트리플 매치 포인트를 날린 신네르는 경기 후 '삶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경기'라며 절치부심했고 한 달 만에 완벽하게 되갚았다. 신네르는 알카라스에게 당하던 5연패 사슬을 끊었다. 둘의 상대 전적은 여전히 알카라스가 8승 5패로 앞선다. 신네르는 이날 알카라스 특유의 드롭샷과 로브, 변칙 플레이에 흔들리지 않았다. 특히 3세트 게임스코어 4-4에서 브레이크에 성공하며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왔다. 4세트에서도 다시 한 번 브레이크로 균형을 깼다. 게임스코어 5-4, 자신의 마지막 서브 게임에서 신네르는 평균 200km/h에 가까운 강서브로 트리플 챔피언십 포인트를 만들었고 두 번째 기회를 놓치지 않으며 우승을 확정 지었다. [런던 로이터 =뉴스핌] 박상욱 기자 = 신네르가 13일(현지시간) 열린 윔블던 남자 단식 결승에서 알카라스를 꺾고 우승한 뒤 케이트 미들턴 영국 왕세자빈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25.7.13 psoq1337@newspim.com 경기 후 신네르는 "파리에서 정말 힘든 패배를 겪었기 때문에 감정이 북받친다"며 "결국 중요한 건 결과가 아니라 그 안에서 무엇을 배웠는지다. 우리는 패배를 받아들이고 계속 노력했고, 그 결과 이렇게 트로피를 들게 됐다"고 말했다. 하드 코트 메이저에서만 세 차례(2023 US오픈, 2024 호주오픈 포함) 우승했던 그는 이번 잔디 코트에서 처음 정상에 올라 메이저 전천후 강자임을 입증했다. 유일하게 우승이 없는 클레이코트 메이저 프랑스오픈까지 제패할 경우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다. 지난해 도핑 양성 반응이 나왔던 신네르는 도핑 사실이 알려진 뒤로는 올해 호주오픈에 이어 두 번째 메이저 트로피를 따냈고 도핑으로 인한 3개월 출전 정지 징계를 마친 올해 5월 초 이후로는 이번이 첫 메이저 우승이다. 반면 알카라스는 윔블던 3연패 도전에 실패했다. 통산 6번째 메이저 결승전에서 처음으로 패배를 당했고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을 위해선 여전히 호주오픈 우승이 필요하다. [런던 로이터 =뉴스핌] 박상욱 기자 = 신네르(왼쪽)와 알카라스가 13일(현지시간) 열린 윔블던 남자 단식 결승을 마치고 축하와 위로의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5.7.13 psoq1337@newspim.com 그는 "결승에서 지는 건 언제나 힘든 일이다"라면서도 "하지만 오늘은 야닉의 날이다. 훌륭한 테니스를 한 그에게 축하를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네르와 알카라스는 지난해 호주오픈부터 치러진 7번의 메이저 대회에서 타이틀을 전부 나눠 가졌다. 2023년엔 알카라스가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을, 신네르가 호주오픈과 US오픈을 차지했고, 올해는 다시 신네르가 호주오픈과 윔블던을, 알카라스가 프랑스오픈을 가져갔다. 이제 두 선수는 메이저를 양분하는 확실한 '빅2'로 자리매김했다. psoq1337@newspim.com 2025-07-14 06:48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