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경환 기자] KCB대우증권은 23일 CJ대한통운에 대해 APL 로지스틱스 인수가 무산됨에 따라 추가 성장전략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류제현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CJ대한통운이 강조해 온 해외업체 인수를 통한 장기 성장전략 감안 시 이번 인수 실패는 분명 실망스러운 것"이라며 "향후 중국 및 미주 지역 시장 진출에 대한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성장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싱가포르 국영선박회사 NOL(Neptune Orient Lines)은 그동안 매각을 추진했던 자회사 APL 로지스틱스의 우선 협상 대상자로 일본물류 회사인 긴테츠(Kintetsu World)를 선정했다. NOL에 따르면 긴테츠의 인수 금액은 12억 달러로 가장 높았던 바, 이는 2014년 APL 로지스틱스의 현금흐름배수(EV/EBITDA)의 15배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류 연구원은 "CJ대한통운으로서는 2012년 피닉스 인터내셔널 인수 철회에 이어 또 한번의 글로벌 물류사 인수 무산"이라며 "특히, 이번에는 2012년 당시보다 더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시도였음을 감안했을 때 아쉬운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긴테츠는 2015년(3월 결산) 예상 매출 3186억엔, 시가총액 1697억엔으로 CJ대한통운에 비해 소규모"라며 "CJ대한통운이 이번 본입찰에 예상보다 다소 소극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고 덧붙였다.
CJ대한통운이 최근까지 경영진이 직접 미주 타이어 운송업 등에 대한 계획을 언급한 상황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아쉬움은 더욱 커진다.
류 연구원은 "언론에 따르면 당초 딜 구조가 연기금이 참여하는 코퍼레이트파트너십을 통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CJ대한통운이 모든 인수부담을 지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인수 성공 시 매우 긍정적인 주가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었던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주가수익비율(PER) 29.9배, EV/EBITDA 15.8인 현 주가 프리미엄을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해외진출 등 추가 성장 모멘텀이 구체화 돼야 할 필요가 있다"며 "2012년 피닉스 인터내셔널 인수 무산 시에는 대우건설의 블록딜 등의 영향으로 주가가 상승했지만 이번 인수 무산 이후에는 주가 변동성 확대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