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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KB금융에 내부승계를 許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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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노희준 기자] # 2017년 11월 20일 윤종규 회장 퇴임 수개월전. KB금융에는 '똥파리'떼가 다시 들끓기 시작했다. 출입기자들은 출입처가 정치부인지 금융부인지 헷갈리지 시작한다. 언론에는 예의 '채널갈등'과 '투서', '낙하산', '노조 천막투쟁'이라는 뻔한 비디오가 상영된다. 조직원들은 누가 날아오지 몰라 전전긍긍이고 위선들은 어느 줄을 선택할지 갈팡질팡이다.

이는 소설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2년 6개월 후 정도를 상정한 것이다. 현 CEO승계 체제하에서 새로운 회장을 뽑는다면 이렇지 않을까 하는 기자의 '우려'다. 혼자만의 착각이길 바라지만, KB 전사를 보면 터무니 없는 '상상'만으로 떨치기 쉽지 않다. 강정원, 황영기, 어윤대. 임영록, 이건호로 이어지는 KB 낙하산 최고경영자의 잔혹사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KB금융의 CEO승계 방안이 뜨겁다. 현직 CEO의 연임을 먼저 결정하고 경영발전위원회 구성원을 유력한 1차 후보군으로 삼아 승계절차를 밟는다는 게 논란을 부르고 있다. 해외 유수의 금융기관은 물론 명문 조항만 없지 사실상 신한, 하나 등 다른 지주도 비슷하게 채택하고 있는 안이지만, 유독 KB만 '언제나' 그냥 지나가는 법이 없다.

여러 우려와 또 우려를 가장한 '간섭'이 KB금융 안팎에서, 금융당국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현직에게 너무 유리한 조항만 차용해 내부권력화와 장기집권의 폐해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게 대표적이다. 'KB사태'의 당사자였던 사외이사들이 논란이 있는 승계안을 확정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우회적 반대도 나온다. 모두 새겨들을 만한 구석이 있는 지적이다.

하지만 금융지주의 취약한 사외이사를 근거로 경영진 권력화를 우려하는 시선은 거수기 사외이사가 외풍에 얼마나 무력한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금융당국은 '낙하산' 문제가 세월호 참사 이후 줄어들 것이라 기대하지만, 이는 금융당국의 권한 밖의 일이다. 정치적 외풍 논란이 있을 때마다 당국은 '사실무근'이라고 항변했고 '전달자'에 불과하다고 입을 닫는 게 고작이었다. 그리고 필요하면 자신의 사람을 내보냈다. 시간이 흐르고 외풍의 진원지가 정치권이면 사실상 막을 능력도 막을 의지도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내부권력화는 차단할 수 있는 보완책을 만들 수 있다. 현직의 연임 여부를 평가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잣대를 만들고 이를 엄격히 적용하면 물갈이를 충분히 할 수 있다. 한발 더 나가 현직의 평가 기준 자체를 주주나 이해관계자, 필요하다면 금융당국과의 교감 속에서도 만드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이미 KB금융은 67세 이상은 회장 선임이나 연임을 할 수 없게 하는 연령제한 규정도 만들어 장기집권을 차단하는 보완책도 마련했다.

어떤 제도도 완벽한 것은 없다. 특히 정답이 없는 지배구조는 그렇다. 특정한 상황과 역사적 배경 속에서 금융기관의 특성에 맞는 '더 적합한' 안만이 존재할 뿐이다. 지금 KB에 제일 필요한 건 경영의 연속성 보장과 외풍차단이다. KB금융에 이제는 내부승계를 허용해줘야 할 때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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