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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리뷰] 담담한 관조의 울림…‘소년 B가 사는 집’

기사입력 : 2015년04월16일 07:55

최종수정 : 2015년04월16일 07:55

[뉴스핌=장윤원 기자] 국립극단 ‘젊은 연출가전’의 2015년 첫 작품으로 연극 ‘소년B가 사는 집’이 막 올랐다. 

연극 ‘소년B가 사는 집’은 14살 어린 나이에 친구를 죽인 대환이 복역 후 보호관찰을 받는 상황 속 대환과 그 가족들을 조명한다. 스스로에 대한 불확실함과 두려움으로 움츠린 대환, 방황하는 엄마, 대환의 재기를 도우려는 고집스런 아빠와 우울한 집안 분위기를 바꾸려 애쓰는 누나 윤아가 비극의 주인공이다. 

이 가정이 처한 극단적 상황은 필연적인 거리감을 유발한다. 이들이 겪는 불행이 누구네 가정에나 있음직한 일상이 아니기 때문에 발생하는 거리다. 이를 통해 오는 효과는 대단하다. 심히 불편하게 다가올 법한 이야기, 비극의 절정이 만들어낼 만한 감정과잉이 담담하면서도 묵직한 울림으로 대체돼 심금을 때린다. 
연극 ‘스카이라잇’ ‘전쟁터를 훔친 여인들’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 등 다양한 작품으로 대중과 만난 배우 이호재가 아빠 역으로, 연극 ‘달팽이의 별’ ‘고독청소부’ ‘다윈의 거북이’ 등에 출연한 강애심이 엄마로 출연한다. 대환과 소년B 역에는 배우 이기현과 강기둥이 각각 캐스팅 됐다. 누나 윤아 역에 이은정, 옆집 새댁 역에 최정화, 보고관찰관 역에 백익남이 출연한다.

배우들의 연기에 과함이 없다. 배우와 연출, 극본이 어우러져 기막힌 삼박자를 이룬다. 이는 각 배역들의 행동에 설득력을 높이고, 결국 무대와 객석의 사이는 단단한 공감으로 이어진다. 

연극의 절정은 현재의 대환과 14살일 적 대환인 ‘소년B’가 서로를 향해 비수를 겨누는 장면이다. 극한의 심적 갈등의 소용돌이에 선 대환의 속마음이 고스란히 나열된다. 대환과 소년B의 격렬한 몸짓을 극대화하는 효과적인 무대장치가 돋보이는 장면이기도 하다. 
작품은 대환의 과거 끔찍한 죄를 포장하거나 용서하려 시도하지 않는다. 서로를 결코 이해하지 못했던 가족 구성원들이 마침내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예쁜 그림을 보여주는 것도 아니다. 그저, ‘불행’이란 미지의 것에 흔들리고 상처받는 사람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관조적으로 서술하고, 관객의 마음을 움직인다.  

지난 14일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개막한 연극 ‘소년B가 사는 집’은 오는 26일까지 공연을 이어간다. 중학생 이상 관람가. 1만~3만 원.

[뉴스핌 Newspim] 장윤원 기자(yunw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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