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의장의 '스타트업 지원+사회공헌' 투트랙 전략
[뉴스핌=이수호 기자] 다음카카오가 스타트업 지원사업을 본격화하는 동시에 사회공헌 사업을 위한 부서를 신설한다. 새롭게 신설된 소셜임팩트 추진 부서는 홍은택 콘텐츠 총괄 부사장이 총괄한다.
22일 다음카카오에 따르면 지난달 조직 개편을 통해 소셜임팩트 추진 부서가 새롭게 신설됐다. 소셜임팩트는 지난해 11월 김범수 다음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강조한 개념으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시스템 변화를 이끌어내는 기업'을 뜻한다.
이번 부서 신설은 김 의장이 구상하고 있는 스타트업 지원 사업을 구체화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더불어 사회공헌 패러다임을 본사 차원에서 새롭게 정립하겠다는 의지다.
신설 부서의 수장을 맡은 홍 부사장은 동아일보 기자출신으로 네이버(구 NHN)에서 서비스운영총괄이사를 역임했다. 2012년 김범수 의장의 러브콜로 다음카카오에 합류한 이후에는 카카오페이지를 비롯한 플랫폼 사업 분야를 지휘하며 유료화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범수 다음카카오 이사회 의장 <사진제공 = 다음카카오> |
홍 부사장이 플랫폼을 상용화해 수익화로 옮기는 능력이 뛰어난 만큼, 아직은 실체가 불분명한 소셜임팩트를 다음카카오의 새로운 성장 축으로 옮기겠다는 복안이다. 사실상 스타트업 지원 체계를 다음카카오가 사업부를 따로 두고 관리하겠다는 전략이다.
김 의장은 지난해 11월 "사회를 지속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가장 효율적 조직은 기업"이라며 "특히 스타트업은 문제를 발견하고 정리해 해결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또한 "재무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모두 실현한 소셜임팩트 스타트업에 더 크게 투자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아직 소셜임팩트 개념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단계는 아니고, 새롭게 시작하는 단계라는 점에서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며 "스타트업 관련 사업 및 사회공헌 등 다음카카오가 추진하는 사업 방향성 등을 고려해 운영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다음카카오의 조직 인원이 워낙 유동적인 만큼, 신설 부서의 인력 이동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다음카카오의 소셜임팩트 구체화 작업은 김 의장의 최근 행보를 통해 유추해볼 수 있다. 김 의장은 지난해 소셜임팩트 개념을 처음 밝힌 이후로, 개인적으로 투자한 스타트업을 다음카카오에 잇따라 매각하고 있다.
실제 김 의장이 지분 28.6%를 보유했던 모바일 콘텐츠 제작 및 개발업체인 포도트리는 다음카카오에 매각된 이후, 모바일 콘텐츠 사업 경험이 풍부해 장기적으로 새로운 캐쉬카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결국 김 의장이 다양한 밴처캐피털을 지원하고 있는 만큼, 스타트업 양성을 위한 큰 그림을 그리겠다는 전략이다. 자력으로 생존한 스타트업을 김 의장이 직접 선별해 키우고, 이를 다시 다음카카오와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결합하는 작업인 셈이다.
더불어 기존 조직과 틀이 다른 외곽의 스타트업을 키워내 다음카카오 조직으로 흡수한 후, 새로운 기업문화를 지속적으로 유입해 시스템 변화를 독려하겠다는 김 의장의 의지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상황이라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스타트업 양성과 관련해 새로운 명분을 확보하는 시도로 보인다"라며 "다만 플랫폼 전문가인 홍 부사장이 이 부분을 맡았다는 점에서 조만간 구체적인 성과물이 나오지 않을까 추측된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수호 기자 (lsh599868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