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부진은 유가 하락 영향 커"
[뉴스핌=정연주 기자] 한국은행은 부진한 수출이 6월중에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일부 석유화학업체의 생산시설 정비가 종료되고 조업일수도 늘어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박승환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2일 '2015년 4월 국제수지(잠정)'관련 기자설명회에서 "산업통상자원부는 6월 즈음에 석유화학업체의 설비보수 작업 영향이 줄어들고 영업일수가 2.5일이 많아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며 "한은도 이와 동일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4월 경상수지는 81억4000만달러 흑자로, 38개월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종전 최장 흑자기간(1986년 6월~1989년 7월, 38개월)과 동일하다.
이같은 경상수지 흑자는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감소한 영향이다. 국제수지(FOB)기준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11.2%, 수입은 17.9% 감소로, 전월보다 감소폭이 확대됐다. 이에 정 부장은 "국제유가 하락과 생산시설 정비, 가공 및 중계무역 감소, 지난해 4월 수출 호조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국제수지 기준 수출입과 통관기준 수출입 통계의 차이도 컸다. 통관기준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8.0%, 수입은 17.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4월중 물량 기준 수출은 1.1% 늘었고 수입은 1.9% 늘었다"며 "중국의 가공무역 성장패턴 변화와 경쟁국들과의 기술격차 구조적 요인 등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4월 가공무역이 줄었는데 통관기준은 가공무역부분이 잡히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본원소득수지가 역대 최대 규모의 적자를 기록한 것은 배당금 지급에 따른 계절적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됐다. 정부는 최근 정책을 통한 기업의 배당 확대를 유도하고 있다.
4월중 본원소득수지는 12월 결산법인의 대외 배당지급 증가 등으로 전월의 5억3000만달러 흑자에서 28억4000만달러 적자로 3개월 연속 축소됐다.
정 부장은 "12월 결산법인의 배당금 지급으로 3~4월에는 적자를 나타내는 경향이 있다"며 "1~4월중 본원소득수지는 해외 직접투자 기업으로부터 배당수입이 늘어 전년동기대비 17억달러 개선된 약 20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불황형 흑자논란에 대해서는 "최근 수출입감소는 상당부분 국제유가가 4월중에만 두바이유 기준 전년동기대비 43.8% 줄어든 특수한 상황 때문"이라며 "통계편제자 입장에서 불황형 흑자에 대해 언급할 입장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지선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수출이 차후 반등할 여지는 있겠지만 4~5월 수출 실적이 워낙 좋지 않다"며 "수출 부진은 추세적으로 구조적인 문제에 기인한 것이라 크게 회복되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한편 1~4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315억9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92억4000만달러 늘었다.이는 유가 하락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노충식 한은 경제통계국 팀장은 "1~4월 기준으로 흑자 규모를 보면, 유가하락분이 159억2000만달러 확대요인이 있다"며 "올해 전망치(960억달러) 달성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상품수지의 흑자규모는 전월의 112억5000만달러에서 125억6000만달러로 확대됐다. 서비스수지 적자규모는 여행수지 악화 등으로 전월 9억7000만달러에서 11억3000만달러로 확대됐다. 이전소득수지는 4억6000만달러 적자를 시현했다.
노 팀장은 "서비스수지 적자규모도 확대됐는데 최근 불거진 메르스 여파가 어떻게 작용할지는 지켜봐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