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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임원, 성과급 퇴직연금 불입하니 소득세 '0원'

기사입력 : 2015년07월03일 09:00

최종수정 : 2015년07월03일 10:14

성과급 DC형에 불입 결정... 은행권 확산 주목

[뉴스핌=한기진 기자] #시중은행 A 부행장은 경영평가성과급 1억4400만원을 회사의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 계좌 넣고 싶었다. 근로소득세로 2288만원(4인 가족 공제 시)을 내지 않고 10년 뒤 연금 받을 때 퇴직소득세만 내면 돼 절세효과가 커서다. 아쉽게도 그는 대부분 기업의 임원처럼 매년 근로계약을 맺는 계약직 신분이라 회사의 퇴직연금에 낼 기회조차 없다.

그러나 KDB산업은행 임원들은 퇴직연금에 낸 성과급에 대해서 근로소득세를 면제받게 됐다. 지난 2월 소득세법 개정으로 성과급을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 계좌에 넣으면 근로소득세 원천징수 대신, 퇴직소득세로 과세하는 제도를 은행권 최초로 도입했다.

3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5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임원퇴직금 규정 개정안'을 승인했다. 이 안건은 퇴직금 적립기준을 변경하는 것으로 경영평가성과급을 퇴직연금에 적립할 수 있다는 조항을 삽입했다. 이 규정은 7월부터 즉시 시행에 들어가 앞으로 받게 될 성과급을 DC형 퇴직연금에 넣으면 근로소득세가 원천 징수되지 않는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임원퇴직금규정 개정이었지만 전 직원을 대상으로 했다”면서 “성과급을 받고 퇴직연금에 납부하기 1주일 전에 찬반의사를 밝히면 된다”고 말했다. 전체 성과급 중 퇴직연금에 내는 규모는 노사합의로 ‘단일 비율’이 전 직원에게 공통으로 적용된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 직원들은 절세효과를 크게 누릴 수 있게 됐다. 특히 임원들은 억대의 성과급을 받기 때문에 소득세율 구간이 35%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은데, 퇴직소득세만 내면 나이에 따라 3~7%의 세율이 적용돼 최고 20%포인트 이상 세율이 떨어진다.

또 일반 직원들은 퇴직 후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받지 않고 연금으로 수령시 퇴직소득세의 70%만 납부하면 돼 세금은 더 줄어들게 된다. 이때도 퇴직소득세를 연금 수령 기간 분할 납부하면 되기 때문에 과세이연 효과가 생기게 된다.

산은의 이 같은 결정은 지난 2월 시행된 소득세법 시행령 38조2항 '퇴직급여로 지급되기 위해 적립되는 급여(근로자가 적립금액 등을 선택할 수 없으며 기획재정부령으로 정하는 방법에 따라 적립되는 경우로 한정)는 근로소득에 포함하지 아니한다'는 법에 따른 것이다. 기재부가 정한 DC형퇴직연금에 성과급을 내면 근로소득이 아니므로 근로소득세가 부과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런 제도는 DB형에는 적용되지 않아 은행권 전체로 확산될지는  미지수다. KB국민은행은 임원을 포함한 전 직원이 확정급여(DB)형이고 임금피크제 대상자만 DC형이어서, 은행이 일반직원 대상의 DC형을 도입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우리은행은 DB형과 DC형이 있지만, 예금보험공사와의 경영이행약정(MOU)으로 경영평가성과급을 받은 사례가 없다. 하나은행은 임원들이 민간회사의 개인연금 상품을 이용하고 있어, 도입 필요성이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우리은행 한 세무사는 “퇴직소득은 공제항목이 많아 실제로 내는 세금이 적은 데다 연금 수령 시 내는 과세이연 효과가 있고 당장 소득세를 내지 않고 운용하면 수익이 늘어나는 만큼 더 많은 퇴직금을 받을 수도 있다”면서 “부장급 이하라도 소득세율 15~24% 구간의 근로자들이 통상 3~7% 사이의 퇴직소득세를 내기 때문에 10%포인트 이상의 절세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근로소득에 따른 과표구간을 보면 연 소득 1200만원 이하는 6%, 1200만~4600만원은 15%, 4600만~8800만원은 24%, 8800만~1억5000만원은 35%의 근로소득세를 내야 한다.

퇴직소득세도 근로소득세와 마찬가지의 세율을 적용하지만, 퇴직연금으로 받게 되면 연금소득세가 적용돼 퇴직소득세율의 70%로 과세한다. 또 퇴직연금 운용 수익에 대해서는 전혀 과세하지 않는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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