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중국 국가통계국은 9일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동기대비 1.4%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중국 CPI 상승률은 10개월 연속 1%대에 머물렀다. 생산자물가지수(PPI)는 마이너스 4.8%로 연속 40개월 마이너스 성장세를 나타냈다.
중국 경제계 안팎에서는 물가 상승률 둔화 추세에 증시 폭락이 겹쳐 투자 및 소비가 위축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중국 당국이 연내 지급준비율(지준율)을 추가 인하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9일 중국 국가통계국의 발표에 앞서 각 기관들은 CPI 상승률을 1.3%, PPI 상승률은 마이너스 4.5-4.7% 사이가 될 것으로 점쳤다.
가장 낮은 CPI 예상치를 내놓은 중국국제금융유한공사(中國國際金融有限公司) 거시경제 연구팀은 "최근 돼지고기 가격이 상승했지만 채소가격이 하락해 6월 CPI 상승률이 전월 대비 소폭 하락, 작년 동기와 같은 수준인 1.2%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광대증권(光大證券)은 "상무부가 발표한 식품가격지수 중 돼지가격이 전월 대비 3.3% 올랐으나 채소가격이 전월 대비 7.3% 하락했다"며 "기준치인 작년 6월 상승률이 높지 않았던 점을 고려할 때 올 6월 CPI 상승률은 1.4% 수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초상증권(招商證券)과 교통은행(交通銀行)·블룸버그통신 등은 CPI 상승률이 직전월 대비 0.1% 오른 1.3%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 상반기 중국 CPI 상승률은 줄곧 1%대를 유지했다. 이는 연초 중국 정부가 설정한 CPI 상승률 3% 목표치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5월분 CPI 동기 대비 상승률은 1.2%에 그치며 지난 1월의 0.8% 상승률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PPI상승률은 40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 더욱 암담한 상황을 드러냈다. 다수 기관들은 경기둔화 압력 속에 공업품 인플레이션 부담이 커지면서 PPI 상승률이 마이너스 4.7-마이너스 4.5%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측했었다.
초상증권은 6월 PPI 동기 대비 증가율이 마이너스 4.5%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고, 화태증권(華泰證券)은 전망치로 4.6%를 제시했다. UBS 차이나는 "내수 부진과 글로벌 벌크상품 가격 파동 영향으로 중국 원자재 가격이 더욱 하락했다"며 "6월 PPI는 전년 대비 4.7% 하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물가상승률 둔화세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의 증시 폭락까지 겹쳐 투자 및 소비가 위축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해석됨에 따라 연내 지준율 인하와 같은 통화정책 완화 조치가 나올 것이란 주장이 상당하다.
턴센트 재경은 전문가를 인용, CPI 상승폭이 작다는 것은 통화정책 조절 공간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하반기 지준율 추가 인하 가능성을 점쳤다.
중앙은행이 현재 낮은 비용의 중장기적 유동성 공급에 힘쓰고 있으며, 장기 금리 상승 억제를 통한 융자 비용 절감 목표 의지가 강하다는 점도 이같은 가능성을 뒷받침 한다는 게 턴센트 재경의 분석이다.
실제로 중앙은행 조사통계국 경기조사처 천하오(陳浩) 처장은 "현재 기업 경영상황이 다소 개선되고 있지만 기업경영 및 거시경제 상황을 반영하는 물가지수가 여전히 하락하고 있는 것은 향후 안정적 성장 실현 압력이 여전히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화하신공급(華夏新供給)경제학원 자캉(賈康) 원장은 "중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7% 보다 더 낮을 것"이라며 "경제 조절 및 개혁 추진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중국국제금융유한공사는 "현재 중국 경제가 저점 구축 단계에 있는 만큼 하반기 통화정책이 더욱 완화될 수 있고, 무위험수익률 또한 더욱 낮아질 수 있다"며 "재정정책 완화 폭 또한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홍우리 기자 (hongwoor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