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문화·연예 대중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뮤지컬 리뷰] 현대와 전통, 한과 해학이 어우러진 ‘아리랑’

기사입력 : 2015년07월29일 12:30

최종수정 : 2015년07월28일 15:51

[뉴스핌=장윤원 기자] 일제강점 36년은 우리 모두에게 씻을 수 없는 아픔으로 남아 있다. 광복 70년을 맞은 2015년, 초연의 막을 올린 뮤지컬 ‘아리랑’이 비극의 역사를 지나 비로소 호시절을 맞이한 대한민국에 “망각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뮤지컬 ‘아리랑’은 조정래 작가의 12권 분량 동명 대하소설을 뮤지컬로 옮긴 작품이다.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파란의 시대를 살았던 민초의 삶과 애환, 투쟁의 역사를 그린다. 침략부터 해방기까지 다뤘던 방대한 원작소설과 달리 뮤지컬 ‘아리랑’의 시간적 배경은 20년대 말까지다. 소설 속 수백 명의 등장인물은 감골댁 가족사를 중심으로 재편됐다. 


쓰라린 시대, 극의 주축을 이루는 7명 인물의 삶이 민족의 아픔을 대변한다. 감골댁은 빚 20원에 큰아들 영근을 하와이 역부로 팔고, 딸 수국이 일본앞잡이 백남일에 유린당하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득보는 사랑하는 수국의 비극에 절규하며 백남일을 찌르고, 옥비는 그런 오빠를 옥살이에서 해방시키고자 일본 감찰국장 고마다의 첩이 된다. 양반 송수익을 위시한 독립군들의 처절한 사투와 나라 잃은 비애, 먼 타국에서 노예 같은 삶을 살면서 끊임 없이 고향과 가족을 그리워하는 영근의 비참한 삶이 교차돼 시대의 아픔을 표현한다. 
 
나라의 독립을 위해 발벗고 나선 양반 송수익 역에 배우 서범석 안재욱, 노비 출신이란 열등감을 숨기고 일제의 앞잡이로 나서는 양치성 역에 김우형 카이, 고난과 유린의 세월을 감내하는 수국 역에 윤공주 임혜영, 수국의 친구이자 마찬가지로 수난의 나날을 이겨내는 옥비 역에 이소연이 출연한다. 결혼을 약속했던 수국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득보 역에 이창희 김병희, 수국과 영근 남매의 어머니 감골댁 역 김성녀, 빚 20원에 하와이로 팔려가면서도 가족 걱정뿐인 영근 역에 박시범이 출연한다. 이들 7명의 이야기는 전체적으로 균형 있게 다뤄져 메시지 전달에 힘을 보탠다.  


LED 영상은 별이 총총히 뜬 밤하늘이나 거대한 감옥 창살과 같이 구현하기 어려운 무대장치를 대신 묘사하는 데서 한 단계 더 나아간다. 갑자기 꽃이 만개하거나 불꽃이 터지는 등의 연출로 인물의 감정이나 무대 분위기를 표현한다. 이는 어색함 없이 작품에 녹아 들어 몰입과 감동을 배가시킨다. 영상과 무대의 경계가 허물어진 독창적인 장면장면이 종합무대예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한편, 무대 곳곳에서 발견되는 전통과 현대의 조화는 ‘아리랑’을 설명하는 주요 키워드라 할만하다. 뮤지컬넘버와 판소리의 조화, 한국적 아름다움을 잃지 않은 무대와 LED 및 조명의 조화가 돋보인다. 특히 판소리의 경우 국립창극단 단원 이소연이 옥비 역으로 분해 풍성한 한국의 멋을 전한다.


참혹하고 쓰라린 정서의 해학적 표현 역시 인상적이다. 자칫 신파로 치달을 수 있는 이야기가 세련된 형태로 전달된다. 이 같은 장점이 도드라진 장면은 단연 작품의 피날레다. 마지막 장면은 처형장에 선 송수익을 비춘다. 

긴장이 고조된 처형장. 송수익을 구하려는 독립군이 상여꾼으로 변장해 등장하고, 일본군과 총격전을 벌이기 시작한다. 이 와중에 양치성은 일본군에게 버림받아 죽고, 수국과 득보도 이 자리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마침내 전투가 끝나고, 생존자들은 죽은 득보와 수국을 상여에 싣고 목적지를 알 수 없는 발걸음을 옮긴다. 독립군과 일본군, 산 자와 죽은 자가 서로를 보듬으며 어우러진다. 아리랑에 맞춰 덩실덩실 어깨춤을 추는 이들의 모습 너머로, 하와이에 있는 영근은 아들을 낳아 득수라고 이름을 짓고 샌달우드나무를 당산나무 삼아 절을 올린다. 이렇게 비극의 역사와 희망의 미래를 동시에 시사한 ‘아리랑’이 먹먹한 감동을 가슴 한 켠에 아로새긴다. 


그간 주로 라이선스 및 해외 오리지널 작품으로 관객들을 만났던 신시컴퍼니가 지난 2007년 ‘댄싱섀도우’ 이후 8년 만에 내놓는 창작뮤지컬이다. 약 3년에 걸쳐 기획·제작된 ‘아리랑’은 프로듀서 박명성, 극본·연출에 고선웅, 작·편곡에 김대성, 안무 김현, 음악감독 오민영, 무대디자인 박동우, 조명디자인 사이먼 코더(Simon Corder), 영상디자인 고주원 등이 함께 한다. 

“(언젠가는)호시절 오겠제”를 부르는 무대 위 담담한 읊조림 혹은, 비통한 절규가 그야 말로 호시절을 누리고 있는 모두의 가슴에 오랜 여운을 남긴다. 뮤지컬 ‘아리랑’은 오는 9월 5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만 7세 이상 관람가. 6만~13만 원.

[뉴스핌 Newspim] 글 장윤원 기자(yunwon@newspim.com)·사진 신시컴퍼니 제공
CES 2025 참관단 모집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지연·황재균, 결혼 2년 만에 파경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걸그룹 티아라의 지연과 프로야구 kt 내야수 황재균이 결혼 1년 10개월 만에 파경을 맞았다. 지연은 5일 법률대리인을 통한 입장문에서 "저희는 서로 합의하에 이혼을 위한 조정 절차를 진행하게 되었다"며 "빠르게 입장 표명하지 못한 점 양해를 부탁드린다. 향후 더 좋은 모습으로 인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티아라 지연. [사진=지연] 지연의 법률대리인은 두 사람이 서로의 다툼을 극복하지 못해 별거 끝에 이혼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현재 서울가정법원에 이혼 조정 신청서가 제출된 상황이다. 이들의 이혼설은 지난 6월 처음 나왔다. 부산 경남권 방송 KNN 라디오로 야구 중계를 하던 이광길 해설위원이 방송이 안 되는 줄 알고 "황재균, 이혼한 거 아냐"라고 사담을 한 것이 전파를 타게 되면서다. 지난달 초에는 서울 강남의 한 술집에서 황재균이 늦게까지 지인들과 어울리는 영상이 SNS에서 확산되면서 다시 이혼설이 제기됐다. 황재균. [사진=kt] 두 사람은 2022년 12월 결혼식을 올렸다. 지연은 2009년 티아라로 데뷔해 '거짓말', '보핍보핍', '롤리폴리' 등의 히트곡으로 활동했다. 황재균은 2006년 현대 유니콘스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고, 현재 소속팀 kt는 LG와 준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있다. 5일 1차전에 7번 3루수로 출전한 황재균은 삼진 2개 포함해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zangpabo@newspim.com 2024-10-05 18:31
사진
백자 달항아리와 BTS가 만났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전통문화의 고유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백자 달항아리와 BTS가 만나서 한국의 문화를 알리는 상품이 출시됐다. 하이브는 오는 9일 한글날을 맞아 국립박물관문화재단과의 협업으로 공식 상품 '2024 달마중 BTS X 뮷즈(MU:DS)'를 출시한다고 4일 밝혔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백자 달항아리 미니어처. [사진 = 하이브 제공] 2024.10.04 oks34@newspim.com '달마중'은 전통문화에 감각적인 디자인과 트렌드를 입혀 MZ세대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끈 국립박물관상품 브랜드 '뮷즈'와의 협업으로 출시됐다. 지난 2021년과 2022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 시리즈다. '달마중'은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국보급 유물 6점에서 모티프를 얻어 제작됐다. 해당 유물은 반가사유상, 청자상감 국화·모란무늬 참외 모양 병, 청자상감 국화 넝쿨무늬완(찻 그릇), 백자 상감 연꽃 넝쿨무늬 대접, 백자 상감 모란·나비무늬 편병, 백자 달항아리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반가사유상 미니어처. [사진 = 하이브 제공] 2024.10.04 oks34@newspim.com 하이브는 이들 유물 디자인에 그래픽, 방탄소년단 그룹 로고, '옛 투 컴'(Yet To Come)·'소우주' 가사를 더해 공식 상품을 제작했다. 반가사유상에는 '당신은 꿈꾸는가, 그 길의 끝은 무엇인가' 하는 '옛 투 컴' 가사가 새겨졌고, 백자 달항아리에는 '한 사람에 하나의 역사, 한 사람에 하나의 별' 하는 '소우주'의 가사가 어우러졌다. 한편, 달마중 티저 영상은 4일, 화보 이미지는 5일 하이브 머치 X(구 트위터) 계정에 공개되며, 오는 8일 11시부터 위버스샵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국립중앙박물관 내 뮤지엄 샵에서 구매할 수 있다. oks34@newspim.com 2024-10-04 11:3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