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글로벌

속보

더보기

신흥시장, 97년 위기재연 논란…한국은 상대적 '양호'

기사입력 : 2015년09월17일 09:38

최종수정 : 2015년09월17일 09:54

맥쿼리 "97년보다 심각" vs IMF "오히려 성장 기회"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지난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에 비견될 만한 최근 신흥시장 혼란을 두고 엇갈린 진단이 나오고 있다.

16일(현지시각) 맥쿼리는 지난 1997년 위기가 신흥시장에 심장마비와 같은 충격을 초래했다면 지금의 상황은 만성 심혈관 질환에 비유된다며 고통이 서서히 더 장기적으로 확산될 것이란 예상을 제기했다.

지난 아시아 외환위기가 태국 바트화에 대한 투기세력의 공격으로 시작돼 필리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통화 평가 절하로 급속히 확대됐다면 현재의 위기는 달러 강세에서 비롯된 이머징 매도세로 이를 극복하기 위한 비용은 더 크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상품가격 하락이나 교역 둔화와 같은 상황이 신흥시장에 추가적인 부담이 되고 있다는 것.

하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런 우려를 일축하고 있다. 노무라와 캐피탈이코노믹스 등도 과거와 비교해 펀더멘털한 면에서 개선된 상황이라면서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 맥쿼리 "지금 신흥시장은 만성질환"

맥쿼리의 분석가들은 신흥시장이 1997년 급성 심장마비 충격을 겪은 것과는 달리 지금은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완치 가능성은 제한된 채 이따금씩 (완전한 심장마비 보다는 충격이 덜한) 심각한 재발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신흥시장이 겪을 고통이 더 크고 오래될 것이란 주장으로 국가나 기업 차원에서 경색 조짐이 조금만 감지돼도 신흥시장 전체가 쉽게 마비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외환위기 직후 각국 통화완화와 중국의 글로벌 교영 시스템 참여 덕분에 글로벌 차입이나 유동성, 교역이 순식간에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시장 충격이 제한됐던 1997년과 달리 지금부터 앞으로 5~10년 정도는 그러한 우호적 여건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대외변수에 따른 국가별 취약성 (왼쪽일수록 취약도가 낮은 양호한 국가들) 
<출처=맥쿼리/블룸버그 재인용>

맥쿼리는 국내총생산(GDP)이나 대외채무, 경상수지 적자 수준 등을 고려했을 때 위기가 가장 장기화할 국가들로 터키, 남아공, 말레이시아를 꼽았다. 반면 중국과 필리핀, 한국은 여건이 그나마 양호한 것으로 평가했다. 브라질과 러시아도 차트상으로는 양호한 편이지만 대외채무에 대한 익스포저가 낮아 상품가격 하락과 교역 둔화에 취약하다고 덧붙였다.

◆ IMF 등 "동남아 국가 충격흡수 버퍼 충분"

하지만 신흥국 외환시장이 위기 수준으로 약화된 것은 맞지만 우려할 만한 경제적 파급력은 갖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특히 동남아시아의 경우 통화약세가 위기가 아니라 오히려 기회가 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지난 97년과 비교해 대외 채무부담이 줄었고 변동 환율제 채택이 늘어난데다 외환보유고도 확대되면서 위기 대응력이 개선됐고, 대부분의 동남아 국가들은 경상수지 흑자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노무라 증권 기노시타 토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997년과 비교해 펀더멘털이 달라졌다"며 "당국이 상당히 엄격하고 신중한 외환위기 방지 정책들을 도입했기 때문에 통화 약세는 오히려 수출과 전반적인 국가 경쟁력 개선에 보탬이 된다"고 말했다.

외환위기 이후 동남아 국가들 외환보유고 확대됨 
<출처=IMF/블룸버그 재인용>
DBS그룹 홀딩스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와 한국은 1998년 이후 매년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했고 인도네시아와 태국의 경우 외환보유고가 18년 전에 비해 각각 5배와 6배가 늘었다. 이들 국가들의 대외채무도 1997년 GDP의 60% 수준에서 11%까지 줄었다.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국장을 지낸 아눕 싱은 "(충격을 흡수할) 버퍼가 많이 생겼기 때문에 아시아 위기가 재현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이 강력한 회복세를 보이는 것도 아시아 지역 및 글로벌 경제에는 호재"라고 평가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 선임 아시아 이코노미스트 다니엘 마틴은 "아시아 경제 전망을 우려할 큰 이유가 없다"며 "이 지역은 계속해서 전 세계에서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한덕수, 대선 출마 여부에 "노코멘트"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맞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대행은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양측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드는 데는 미국의 역할이 매우 컸다"며 "한국전쟁 이후 미국은 원조, 기술이전, 투자, 안전 보장을 제공했다. 이는 한국을 외국인에게 매우 편안한 투자 환경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대행은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축소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2025.03.24.gdlee@newspim.com 한 대행은 "협상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상업용 항공기 구매 등을 포함해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며 "조선업 협력 증진도 미국이 동맹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FT는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고 한 대행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 대행은 협상 과정에서 "일부 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도, 양국 간 무역의 자유가 확대되면 "한국인의 이익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여부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재협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 대행은 6·3 대통령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nylee54@newspim.com 2025-04-20 13:43
사진
호미들 중국 한한령 어떻게 뚫었나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중국의 한류 제한령)이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가 중국에서 공연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8일 베이징 현지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3인조 래퍼 '호미들'이 지난 12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공연을 펼쳤다. 반응은 상당히 뜨거웠다. 중국인 관객들은 공연장에서 호미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음악에 맞춰 분위기를 만끽했다. 공연장 영상은 중국의 SNS에서도 퍼져나가며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국적 가수의 공연은 중국에서 8년 동안 성사되지 못했다.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BTS도 중국 무대에 서지 못했다. 때문에 호미들의 공연이 중국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호미들 공연이 성사된 데 대해 중국 베이징 현지 문화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은 공연이 소규모였다는 점과 공연이 성사된 도시가 우한이었다는 두 가지 요인을 지목했다. 호미들이 공연한 우한의 우한칸젠잔옌중신(武漢看見展演中心)은 소규모 공연장이다. 호미들의 공연에도 약 600여 명의 관객이 입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에서 800명 이하 공연장에서의 공연은 정식 문화공연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중국에서는 공연 규모와 파급력에 따라 성(省) 지방정부 혹은 시정부가 공연을 허가한다. 지방정부가 허가 여부를 판단하지 못할 경우 중앙정부에 허가 판단을 요청한다. 한한령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의 문화공연은 사실상 금지된 상황이었다. 호미들의 공연은 '마니하숴러(馬尼哈梭樂)'라는 이름의 중국 공연기획사가 준비했다. 이 기획사는 공연허가가 아닌 청년교류 허가를 받아서 공연을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우한시의 개방적인 분위기도 공연 성사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한에는 대학이 밀집해 있으며 청년 인구 비중이 높다. 때문에 우한에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다. 게다가 젊은 층이 많은 만큼 우한에서는 실험적인 정책이 시행되어 왔다. 우한시는 중국에서는 최초로 시 전역에서 무인택시를 운영하게끔 허가하기도 했다.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파격적인 정책이 발표되는 우한인 만큼, 한한령 상황임에도 호미들의 공연이 성사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의 한 문화업체 관계자는 "우한시가 개방적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호미들의 공연은 소극적인 홍보 활동만이 펼쳐지는 한계를 보였다"며 "공연기획사 역시 한한령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현지 문화콘텐츠 업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한국의 최정상급 가수가 대규모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어서 빨리 한한령이 해제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한한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시그널은 아직 중국 내에서 감지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호미들의 중국 우한 공연 모습 [사진=더우인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4-18 13: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