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 시대 기업 일하는 방식 ‘자기 파괴적 혁신’ 강조
[뉴스핌=황세준 기자]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저성장 시대 기업들의 일하는 방식에 대한 '자기 파괴적 혁신'을 화두로 제시했다. 특히 근로시간 단축과 기업들의 사업 구조조정을 강조했다.
박용만 회장은 22일 경주 현대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기업들이 한국 경제 저성장 시대에 적응해야 한다며 "전 분야에 걸쳐 혁신이라는 단어를 놓고 바꿀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화두를 던졌다.
박용만 회장 <사진=대한상공회의소> |
박용만 회장은 그러면서 “합리적으로 일하려면 지나친 상명하복이나 가부장적인 문화는 지양해야 한다”며 “조금 더 불편한 진실들을 구성원들 간에 소통하는 기업문화가 자리 잡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용만 회장은 또 노동 시장 개선에 대해서는 “노동환경 개선해야 할 것들이 많은데 선진국들을 비교해보면 우리가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것은 공감대가 이뤄졌지만 실천 면에서 속도가 더딘 것 같다”며 “타협을 해서 빨리 속도를 냈으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박용만 회장은 기업들의 사고 변화도 제언했다. 박용만 회장은 “끈기와 근성만을 강조하는 기업가 정신이 아니라 열린 사고에 기초한 합리적 정신이 요구된다”며 “익숙해진 방식과 비즈니스에서 탈피하려면 자기 파괴적 혁신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용만 회장은 “인건비가 낮아지기를 기대하기 어렵고 없던 자원이 갑자기 생기지도 않을 것”이라며 “자기 파괴에 가까운 혁신으로 기업들의 시스템 비효율을 개선하는 것 외에 다른 대안이 있는가를 생각해보면 답은 분명하다”고 언급했다.
박용만 회장은 이와 함께 전 세계적인 저성장 돌파를 위한 국내 산업계의 구조재편과 체질 개선을 위한 구조조정에 대해서도 소신을 밝혔다.
박용만 회장은 “내 것과 네 것을 분명히 구분하려는 생각을 가지면 어렵다, 새로운 기술을 구분하기 이전에 협업해서 받아들이고 융합하고 새로운 차원의 경쟁력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용만 회장은 또 “기업별로 조용조용히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서구적인 환경의 구조조정까지 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구조조정에는 고통이 뒤따를 수밖에 없는데 그 고통을 회피하려는 성향이 강하면 늦어진다는 방정식은 어떤 업종이나 같다”고 지적했다.
박용만 회장은 아울러 정부가 국세청과 지자체의 이중 세무조사 철폐 등 규제를 풀어 기업들이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용만 회장은 “전반적으로 보면 일하는 환경에 대해 조금 더 잘하게 해줄 수 있는 여지가 대단히 많다”며 “신나게 일 하려면 신나는 일을 벌일 수 있어야 하는데 이제는 규제를 열어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용만 회장은 “기업이 일하는 환경을 결정하는 규제들은 사전규제보다는 사후규제로, 네거티브보다는 포지티브로, 복합규제보다는 원샷규제로 바꿔주길 기대한다”며 “노동 등 4대 개혁 과제가 있는데 가급적 합의를 이루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박용만 회장은 규제는 완화하되 기업들 스스로 법 제도보다 높은 수준의 관행을 만들어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용만 회장은 “공정거래 등 법규라는 것은 사회 구성원으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경계선인데 법규 안에만 들어가는 게 기업의 관심사가 되면 결국 경계선 근처에서 움직일 수밖에 없다”며 “기업이 법보다 좀더 좁은(엄격한) 규범과 관행을 일상화하면 여유가 생긴다, 이미 국제시장에서 경쟁을 많이 하는 업종은 국제관행을 따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박용만 회장은 미국의 금리 인하는 시점의 문제일 뿐 확실하며 중국 경제는 경착륙보다는 연착륙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경제의 연착륙으로 인한 영향은 브라질과 콜롬비아가 가장 많이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박용만 회장은 “활황이 갑작스럽게 돌아오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상당히 신중하고 저성장에 맞춘 전략을 구사하는 기업들은 안정적인 회복을 가져올 것이고 맞추지 못하면 실적 회복이 어렵다”고 경고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