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 뒷걸음질, '불황형 흑자'..1~11월 경상흑자 1000억달러 육박
[뉴스핌=정연주 기자] 경상수지가 한 달새 100억달러 육박하는 흑자를 기록, 45개월째 '사상 최장'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이대로라면 한은의 연간 전망치(1100억달러)를 쉽게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개선되는 듯했던 수출입이 또다시 악화돼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였다.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줄어든 불황형 흑자 고리도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11월 국제수지(잠정)'자료에 따르면 11월 경상수지는 94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흑자행진은 지난 2012년 3월 이후 45개월째 유지되면서 1980년 1월 통계집계 이후 역대 최장기록을 경신했다.
월별 경상수지 <자료=한국은행> |
이같은 경상수지 흑자 행진은 저유가가 지속된 영향이다. 1월부터 10월까지 흑자폭도 979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기간 774억2000만달러 대비 200억달러 넘게 늘어난 수준이다.
황상필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선박 영수 부분이 줄어들면서 수출입 감소폭이 확대됐다. 흑자 규모가 1000억달러에 육박하면서 전망치 달성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전년 흑자를 시현했던 서비스수지는 적자 기조를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부문별로는 상품수지 흑자규모가 전월 106억1000만달러에서 99억8000만달러로 축소됐다.서비스수지의 적자규모는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 적자 축소 등으로 전월 17억달러에서 12억8000만달러로 줄었다.
본원소득수지의 흑자규모는 배당수입 증가 등으로 전월 5억9000만달러에서 8억9000만달러로 확대됐다. 이전소득수지는 1억9000만달러 적자를 시현했다.
국제수지(FOB)기준 상품수출과 수입 감소폭은 전월에 비해 확대돼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였다. .통관 기준에 비해 영수 부분이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FOB 기준 상품수출은 434억3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1.8% 감소했다. 상품수입은 334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15.6% 줄었다. 14개월 마이너스 행진이다.
통관기준 11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4.8% 감소한 443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입도 17.6% 줄어든 340억6000만달러를 보였다.
같은 기간 금융계정의 유출초 규모는 전월 110억9000만달러에서 87억달러로 축소됐다. 직접투자의 유출초 규모는 외국인직접투자 순유입 전환 등으로 전월 35억달러에서 9억달러로 크게 축소됐다.
증권투자의 유출초 규모는 해외증권투자가 줄어들면서 전월 71억달러에서 51억3000만달러로 줄었다. 파생금융상품은 6억1000만달러 유입초를 시현했다.
기타투자는 금융기관의 현금 및 예금 순유출 전환과 차입 상환 등으로 전월의 9억3000만달러 유입초에서 16억6000만달러 유출초로 전환했다. 준비자산은 16억1000만달러 증가했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