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본, 이달에만 위탁업체 4곳 접수중단 조치..영세기업 한계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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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선엽 기자] 잘 나가던 우체국 알뜰폰 사업이 '과부하'로 발목이 잡혔다. 평소보다 열 배 수준으로 가입자가 몰리면서 신규 고객의 개통처리가 지연되고 있다. 이에 우정사업본부는 일부 알뜰폰 사업자에 대해 신규 가입자 접수를 중단시켰다.
이 같은 혼란에 대해 우본이 대기업 계열사를 배제하고 중소형 업체만을 위탁판매업체로 선정한 것이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소기업 지원이 아닌 가계통신비 절감이 알뜰폰 사업의 정책 1순위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유연한 정책적 판단이 아쉬운 대목이다.
5일 우본에 따르면 우체국 알뜰폰 위탁판매업체 10곳 중 4곳에 대해 우본이 이달 들어 접수중단 조치를 취했다.
우체국 알뜰폰은 알뜰폰 사업자를 대신해 우체국이 전국 1300개 지점에서 가입자 접수를 받는 사업이다. 사업자는 이통 3사로부터 망을 대여해, 개통부터 고객 응대까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매출액 및 순이익은 2014년 말 기준, 인스코비는 2015년 3분기 말 기준(괄호는 손실) -알뜰폰 내 점유율은 2015년 7월 말 기준 (출처 : 미래창조과학부 및 각 사) |
업계에 따르면 올 해 들어 한 달 동안 10만명이 우체국 알뜰폰에 가입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가입자의 70% 수준이다.
가입자가 몰리면서 세종텔레콤과 위너스텔, 머천드코리아가 지난달에 이어 이달 초 다시 접수를 중단했고 에넥스텔레콤은 자체적으로 접수중단을 우본 측에 요구했다.
일부 가입자의 경우 서류미비 등으로 인해 일일이 전화를 통해 확인작업을 거쳐야 하는데 우체국 알뜰폰 사업자가 대부분 영세하다보니 인력 부족으로 처리가 지연되는 가입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일부 고객은 2주씩 대기하기도 한다.
우본 역시 가입중단 사태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가계통신비 인하라는 정부 정책을 거들기 위해 우체국이 나섰는데, 알뜰폰 업체의 규모가 대부분 영세하다보니 시장 수요에 대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체국 알뜰폰 사업자 10곳의 기업 현황을 살펴보면 대부분 매출이 연간 1000억원 이하며 순이익도 100억원을 넘지 못한다. 5개 업체는 자산규모가 120억원이 되지 않아 기업 공시 대상에서도 빠졌다.
직원규모도 수 십명에 불과하다. 상장사인 아이즈비전과 인스코비 조차 59명, 33명이다. 그나마 세종텔레콤이 290명으로 규모가 있는 편이다.
이에 우본이 30여개 알뜰폰 사업자 중 중소 업체만 위탁업체로 선정해 혼란을 방치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알뜰폰 사업을 육성해 가계통신비를 절감시키는 것이 당국의 목표였던 만큼, 인적 물적 자원이 넉넉한 일부 기업도 포함시키는 것이 좋았다는 분석이다.
대기업 계열사를 우체국 알뜰폰 사업자에서 배제한 이유에 대해 우분 관계자는 "가계통신비 절감도 목표지만 중소기업과의 상생 사다리 역할을 하기 위해 시작한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10곳 중 6곳이 접수를 중단할 정도로 고객 불편이 지속되는 상황이지만 현재로서 우본이 취할 수 있는 지원 방안도 전무한 상황이다.
앞선 관계자는 "우리는 직접적 사업자가 아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고객을 마냥 기다리게 할 수 없기 때문에 접수중단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