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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주 '쓰레기 취급' 헤지펀드 쓸어담는다

기사입력 : 2016년02월12일 05:15

최종수정 : 2016년02월12일 05:15

유동성 및 자본건전성 탄탄..극심한 과매도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럽 은행주가 바닥 없는 하락을 연출하는 가운데 헤지펀드가 ‘사자’에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중앙은행의 마이너스 금리와 유가 폭락에 따른 부실 여신 우려로 은행주 주가가 과거 위기 수준까지 밀린 것은 물론이고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 역시 치솟으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반영하고 있다.

도이체방크 <출처=블룸버그통신>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체방크의 주가가 올들어 38% 폭락한 것을 포함해 주요 은행주가 일제히 30% 내외로 곤두박질 쳤다. 거친 투매 속에 은행 섹터 지수는 28% 밀렸고, 시가총액이 4분의 1 이상 증발했다.

하지만 헤지펀드 업계는 다시 만나기 힘든 기회라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최근 은행주 급락이 공포감에서 초래된 극심한 과매도라고 진단, 앞다퉈 바겐 헌팅에 나서는 움직임이다.’

피에르 라그란지 맨 GLG 공동 창립자는 “금융위기 상황이 아니라는 사실을 감안할 때 은행주 하락이 지나치다는 데 이견의 여지가 없다”며 “유동성 흐름과 레버리지 등 주요 지표를 근거로 볼 때 은행의 펀더멘털은 탄탄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유럽 은행주가 쓰레기 취급을 받고 있다”며 “다시 보기 힘든 매수 기회”라고 강조했다.

다만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자기자본 비율이 14~16%에 이르는 한편 주가순자산비율이 0.7~0.8%까지 밀린 종목이 매력적이라는 얘기다.

운용 자산 규모 25억달러의 헤지펀드 업체 알제브리스 인베스트먼트의 데이비드 세라 대표는 투자자 레터를 통해 자신을 포함한 펀드매니저들이 개인 투자자금을 유럽 은행주에 베팅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유럽 은행권은 유동성과 자본건전성 측면에서 대단히 탄탄해졌다”며 “위기 당시인 2009~2012년에 비해 펀더멘털이 크게 향상됐지만 밸류에이션은 당시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강조했다.

중앙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과 부양책에 따른 이자마진 위축 우려와 관련, 그는 순이자마진이 바닥을 친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그리스 은행권이 커다란 수익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그리스 최대 은행인 피레우스 은행은 올들어 68%에 달하는 주가 하락을 기록했다. 유로뱅크 에르가시아스 역시 같은 기간 70% 폭락했다.

업계에 따르면 그리스 은행주는 자산 가치의 11%에 거래되고 있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관련 은행들은 자산 가치보다 높은 밸류에이션에 거래됐다.

정치 리스크를 감안하더라도 최근 주가는 터무니 없이 저평가됐다는 것이 헤지펀드 매니저들의 의견이다.

자산 규모 76억파운드의 헤지펀드 업체 H2O 애셋 매니지먼트는 투자자 보고서를 통해 “최근 은행주 하락과 신용시장의 한파가 금융 시스템 위기로 번지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유럽 은행의 펀더멘털은 중장기 측면에서 건재하다”고 강조했다.

이 업체는 지난해 전세계 금융시장의 대혼란 가운데 25%의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확인돼 최근 은행주에 대한 의견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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