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증시, 당국 구두성 개입에도 '패닉' 연출
엔화 강세에 주요 수출주 영향…금융주 동반 하락
홍콩은 1% 대 하락
[뉴스핌= 이홍규 기자] 12일 아시아 증시는 유가가 급반등을 했음에도 일본 증시가 폭락하는 등 거친 매도 장세가 연출됐다.
이날 일본 증시는 엔화 강세가 지수를 끌어내리면서 2008년 10월 이후 최악의 한 주로 마감했다.
12일 닛케이225평균지수 <자료=닛케이닷컴> |
12일 일본 닛케이225평균지수는 전날 종가 보다 4.84% 하락한 1만4952.61엔을 기록했다. 닛케이가 1만5000선을 밑돈 것은 지난 2014년 10월 31일 이후 처음이다.
토픽스(Topix) 지수도 5.43% 폭락한 1196.28엔을 기록해 2008년 10월 이후 최악의 한 주를 기록했다. 주간 기준으로는 각각 11%, 12.6% 하락했다.
이날 일본 증시는 유가가 장 중 5%대 가까운 급등세를 나타냈음에도 불구하고 장중 내내 4~5%대 폭락세를 유지했다.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와 안전자산 선호에 따른 엔화 강세가 지수에 영향을 미쳤다.
간밤 뉴욕 시장에서 110엔 대를 기록했던 달러/엔 환율은 도쿄 외환시장에서 다시 113엔 대를 회복하는 듯 했으나, 위험 자산 회피 심리가 다시 연출 되면서 111엔까지 후퇴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같은 시각 달러/엔 환율은 뉴욕 종가 보다 0.21% 떨어진 112.17엔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오전과 오후 장에 걸쳐 일본 당국의 구두 개입성 발언이 나오기는 했지만, 시장 참가자들의 심리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도쿄증권의 오쓰카 류타는 "(구로다 일본은행(BOJ) 총재가 일본 경제에 비유한) 피터팬이 이제는 더이상 날 수 없게 됐다"면서 "날 수 없다고 생각할 때는, 정말 날 수 없는 운명"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의 분위기를 되돌릴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이날 구로다 총재는 아베 신조 총리와 긴급회담을 갖는 등 시장 심리 개선에 힘쓰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구로다 총재는 회담 이후 "환율을 포함한 국제 금융시장 움직임을 주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달러/엔 환율이 급락 양상을 보이면서 주요 수출주들이 타격을 받았다. 증시 폭락으로 금융주들도 대폭 하락했다. 도요타 자동차가 6.8% 빠졌고, 혼다 자동차도 5.5% 빠졌다.
노무라홀딩스는 9.2% 하락해 2012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오릭스도 12% 하락하며 2013년 5월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홍콩 증시도 일본 증시를 따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오후 4시 34분 현재 홍콩 항셍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0.92% 떨어진 1만8375.44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 본토 대형주 중심으로 구성된 H지수도 1.61% 빠진 7534.70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다. 주간 기준으로는 각각 4.7%, 6% 하락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홍콩 증시는 금융주가 약세를 주도했다. HSBC홀딩스가 3% 하락하고 있으며 핑안보험은 4% 대 낙폭을 기록 중이다.
중국과 대만 증시는 연휴를 마치고 오는 15일부터 개장한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