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머징마켓 ETF 연초 이후 순매수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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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온건한 정책 기조의 배경을 둘러싸고 다양한 해석이 제기되는 가운데 글로벌 자산시장은 새 판 짜기에 분주한 움직임이다.
이머징마켓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로 뭉칫돈이 유입되는 한편 물가연동채권의 매수 열기가 더욱 달아오르는 양상이다.
달러화 상승에 대한 기대가 꺾이면서 상품시장과 관련 종목이 반사이익을 얻는 반면 유럽증시에 대한 투자은행(IB)의 시각은 냉랭해지고 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 <출처=블룸버그통신> |
이머징마켓 관련 ETF가 대전환을 맞았다. 21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미국에서 거래되는 신흥국 ETF로 27억2000만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밀려들었다.
지난주 매입 규모는 2014년 4월 이후 최고치에 해당하며, 전주 16억7000만달러에서 크게 늘어난 수치다. 이에 따라 연초 이후 이머징마켓 관련 ETF의 유동성이 순매수로 전환했다.
ETF의 자금 홍수는 지난 16일 연준의 통화정책을 기점으로 이뤄진 것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 ‘사자’가 봇물을 이루면서 지난주 MSCI 이머징마켓 지수는 3.2% 뛰었다.
연준의 ‘비둘기파’ 정책 기조가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를 개선시킨 한편 상품 가격을 일정 부분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를 부추긴 결과로 풀이된다.
글로벌 증시의 전반적인 변동성도 안정을 찾는 모습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가 집계하는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기대 지수는 최근 마이너스 0.24를 기록해 2개월래 최저치로 밀렸다.
지수에는 글로벌 주식은 물론이고 채권과 외환, 상품시장이 모두 포함된다.
마이클 제임스 웨드부시 증권 주식 트레이딩 이사는 이날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최근 주식을 포함한 위험자산이 강한 상승세를 보인 동시에 변동성은 크게 안정을 찾았다”며 “앞으로 자산시장이 보다 매끄러운 흐름을 연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맨해튼의 금융권 <출처=블룸버그통신> |
채권시장에도 변화의 기류가 뚜렷하다. 약달러가 상품 가격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전망으로 물가연동채권의 매입이 활발한 한편 리스크가 높은 채권으로 유동성이 밀물을 이루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 10년 만기 물가연동채권(TIPS)가 지난주 1.7% 랠리했고, 이에 따라 수익률이 0.26%로 밀리면서 1년래 최저치 기록을 세웠다.
블랙록이 운용하는 TIPS 관련 ETF 역시 자금 유입이 봇물을 이루면서 지난 해 3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을 나타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배럴당 40달러 선 안착을 시도하고 있고, 구리를 포함한 주요 원자재 가격이 강한 상승 탄력을 보인 결과로 풀이된다. 연준의 올해 금리인상을 두 차례에 그칠 경우 상품 시장이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크리스 이고 악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채권 헤드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연준이 본격적인 추가 긴축에 나서기 앞서 근원 물가를 끌어올리겠다는 의지가 강력해 보인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정크등급의 회사채 ‘사자’가 후끈 달아올랐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에너지 섹터의 채권으로 자금이 몰리면서 연초 이후 2.87% 상승을 기록하고 있고, 특히 정크본드의 경우 2월 중순 저점 이후 무려 18% 랠리했다.
한편 이날 JP모간이 유럽 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해 관심을 끌었다. JP모간은 유럽 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연준의 지난주 회의 결과에 따른 달러화 약세 흐름에 근거한 결정으로, JP모간이 ‘비중확대’ 의견을 종료한 것은 2014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이날 보고서에서 JP모간은 “유로화가 달러화에 대해 상승 흐름을 탈 것으로 보이며, 유럽 증시의 밸류에이션 역시 매력이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JP모간은 연말 유로/달러가 1.15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럽 증시가 환율과 강한 상관관계를 형성하는 만큼 이 같은 환율 전망을 바탕으로 유럽 증시의 적극적인 매수 전략을 취하기는 어렵다는 주장이다.
이와 함께 JP모간은 이머징마켓의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확대’로 높여 잡았다. 이 역시 달러화 강세가 꺾일 것이라는 전망을 근거로 한 것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