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통신과 서면인터뷰…한국 핵무장론 일축
[뉴스핌=이영태 기자] 미국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 참석차 워싱턴 D.C.에 도착한 박근혜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각) 북한 핵에 맞서 한국도 핵무장을 해야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저는 '핵무기 없는 세상의 비전은 한반도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고, 우리 정부도 흔들림 없이 비핵화의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각) 오후 핵안보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 워싱턴DC 인근 메릴랜드주 세인트 앤드류스 공군기지에 도착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박 대통령은 핵안보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가진 미국 블룸버그통신과 서면인터뷰에서 "북한의 잇단 도발로 역내에 안보위기가 고조되고 있는데,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국제사회와 힘을 모아서 북한의 도발-대화-추가 도발로 이어져 온 악순환의 고리를 끊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어떤 업적을 남긴 대통령으로 기억되길 바라는가"라는 질문에는 "한반도 평화통일이 우리가 추구해야하는 최우선 목표이며 통일이 새로운 도약의 디딤돌이라는 신념에 전혀 변함이 없다"면서 "북한이 변화의 길로 나설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 한반도 평화통일의 초석을 놓은 대통령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번에야말로 북한이 도발을 하고도 큰 제재 없이 지나가고 우리와 국제사회의 지원이 핵과 미사일로 돌아오는 악순환을 반드시 끊어낼 것"이라며 "북한이 끝내 핵을 고집하고 대결노선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결국 북한 정권 자멸의 길이 되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근 일본 정부가 독도에 대한 부당한 영유권을 주장하는 등 왜곡된 내용의 검정 교과서를 통과시킨 데 대해서는 "과거사 문제가 미래지향적 양국관계 발전에 계속해서 걸림돌이 되고 있는데 일본 정부는 지난해 말 타결된 위안부 문제 합의의 정신을 존중하고, 역사를 직시하면서 과거의 과오를 잊지 말고 미래 세대에 대한 올바른 교육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양자 정상회담 개최 의지를 묻는 질문에는 "아베 총리와는 위안부 문제 합의와 북한 핵실험을 전후해서 정상회담과 전화통화를 갖고 소통을 계속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이러한 기조가 이어져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답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와 주한미군의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를 놓고 냉각 기류가 감지됐던 한·중 관계와 관련해서는 "한·중 양국은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로서 서로에게 매우 중요하다"며 "양국은 최근 북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중대한 도발에 대응해서 안보리 결의 2270호가 채택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한 바 있고, 이 결의를 충실히 이행한다는 공동의 인식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앞으로도 우리 정부는 중국 정부와의 적극적인 소통과 협력을 통해 북핵과 북한 문제를 비롯한 당면 이슈들을 풀어나가면서 한·중 관계가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의 평화안정, 나아가 통일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보다 강도 높은 대북 압박을 위한 중국의 역할과 관련해서는 "국제사회가 안보리 결의를 철저히 이행하면서 북한이 다시 도발하면 감내하기 힘든 단호한 대응이 뒤따를 것이라는 분명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런 측면에서 앞으로도 중국이 건설적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당부했다.
퇴임 후에 어떤 업적을 남긴 대통령으로 기억되길 바라냐는 질문에는 "우리 정부 경제정책의 청사진이라 할 수 있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슬로건을 '3년의 혁신, 30년의 성장'으로 정했듯이 다음 세대의 행복을 보장하는 새로운 성장과 고용의 패러다임을 만든 대통령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답변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