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신형·관리자형·현장형·인기몰이형…내조의 여왕들
[편집자] 20대 총선은 박근혜정부 후반기 정국의 주도권을 누가 쥘 것인가의 갈림길이자, 내년 대선으로 가는 전초전 성격을 띠었다는 점에서 여·야의 사활이 걸렸다. 여야 각당에서 4ㆍ13 총선 목표 의석수로 새누리는 '150석', 더민주 '130석', 국민의당 '40석'을 내세웠다. 하지만 유승민계의 무소속 출마로 여권 분열, 국민의당이 창당하면서 야권 단일화 여부, 총선 투표율 등 3대 변수가 표심의 향배를 가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에 뉴스핌은 4·13 총선 격전지 중 특히 한국정치와 경제에 큰 획을 그을 만한 후보들이 맞붙은 격전지를 분석한다.
[뉴스핌=김나래 기자] 4·13 총선 선거운동이 일주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총선 후보자들의 부인들도 바빠졌다. 정치인 아내는 남편과 함께 정치적 동행을 함께 하는 최적의 참모로 불린다. 총선이 점점 다가올 수록 부인들의 다양한 내조 방식도 함께 주민들의 민심을 움직이고 있다.
과거에는 조용한 ‘문지방 내조형’이 주류를 이뤘지만 최근엔 선거전에 동참해 남편과 함께 표밭몰이에 나서는 동지이자 부인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부인들의 내조 유형은 다양해졌다. 대표적으로 남편을 위해 묵묵히 안 보이는 곳까지 온종일 발로 뛰어다니는 '헌신형', 자신의 경력을 내조에 활용하는 '관리자형', 목욕탕으로 출근하는 '현장형', 남편보다 더 유명세가 있어 대중에게 호감을 주는 '인기몰이형' 등이 있다.
먼저 남편을 위해 그림자처럼 동행하는 '헌신형'이다. 이재영 새누리당 후보(서울 강동을)의 부인인 방송인 박정숙 씨는 남편과 함께 지역 유세를 하고 있다. 박 씨는 SBS ‘출발 모닝 와이드’, MBC ‘파워매거진’ 등 프로그램 MC로 활동한 베테랑 방송인이다. 또 ‘대장금’을 통해서는 단아하면서도 인자한 문정왕후 역할로 배우로서도 인정 받았다.
앞서 박 씨는 당내 경선 당시 자신이 출연했던 드라마 '대장금'의 왕비 복장을 하고 지원 유세를 하기도 해 화제가 됐다. 하지만 박 씨가 실제로 지향하는 내조는 '그림자 내조'다.
박 씨는 5일 "대장금 유세를 유권자들은 많이 기억하고 있겠지만 실제로는 지역주민들과 소탈하게 소통하고 시장에서 장을 보는 강동댁이다"라며 "지금은 강동을 지역의 상점 어느 한 곳도 놓치지 않고 지역의 어려운 민심과 고충을 듣기도 하고 지나가는 주민들에게 일일이 손을 잡고 남편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씨는 남편의 손이 닿지 못한 지역이나 강동을 지역의 구석구석을 그림자처럼 조용히 밟고 있다.
박 씨의 하루 일과는 아침 7시부터 저녁 11시까지 강동댁으로서 지역주민들과 함께 하는 것이 일상이 됐다. 일정이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몸은 힘들지만 지역주민들과 함께 하다보니 강동에서 생활 하루하루가 행복하다"며 "하지만 남편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명함 돌리고 기도하는 것 밖에 없어 안타깝다"고 헌신적인 모습을 보였다.
서울 강동을은 현역 의원인 심재권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새누리당 비례의원 출신인 이재영 후보와 접전을 벌이고 있다.
또 다른 방송인으로 주목받는 정치인 아내가 있다. 지난해 1월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과 결혼한 김경란 전 아나운서는 톡톡한 '관리자형'으로 남편을 내조하고 있다. KBS 아나운서 출신인 김 후보의 아내로서 대중적 인지도와 반듯한 이미지를 내세우고 있다. 특히, 김 씨는 김 후보의 스피치나 발음이나 직접 작성하는 원고의 흐름, 띄어쓰기, 맞춤법 등을 함께 체크하고 있다. 김 씨의 아나운서 경력을 십분 살려 김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김 씨는 이번 총선을 통해 정치인 아내로 유권자들 앞에 처음 나선다. 김 씨는 1일 수원역에서 열린 합동유세에서 남편과 함께 유세차에 올라 지지를 호소했다. 김 씨의 내조는 김 후보의 인지도를 더욱 높여주는 요인이 되고 있다. 실제로 김무성 대표는 수원역 합동유세에서 '남편보다 더 인기있는 김경란 아나운서와 결혼한 김상민 의원'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경기 수원을의 경우 현역 비례대표의원인 김상민 새누리당 후보와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초접전 양상인 상황이다. 이를 두고 부인의 정성도 한 몫했다는 평가다.
다음으로는 정치인 남편이 갈 수 없는 현장(?)으로 출근해 '민심'을 잡는 '현장형' 내조를 하는 경우도 있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대구 수성갑) 후보의 부인 이유미 씨는 남편이 3선을 한 경기 군포를 떠나 2011년 대구로 옮겨온 이후 매일 집 앞 목욕탕으로 ‘출근’을 하고 있다는 것. 이 씨는 대구의 '목욕탕 문화'를 통해 민심몰이에 나서고 있다.
정치권에서 유명한 '때밀이 내조' 원조는 박성범 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의원 부인인 신은경 전 KBS 아나운서로 지역주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사례가 있다. 이 씨의 일과는 지역 민심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목욕탕 출근'과 공원에서 체조하는 것이 일상이 됐다.
대구 수성갑은 김문수 새누리당 후보가 김부겸 더민주 후보에게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끝으로 정치인 남편보다 더 보고 싶은 아내로 꼽히는 배우 심은하 씨가 있다. 지상욱 새누리당(서울 중·성동을)후보 부인인 심 씨는 전면에 나서지 않아도 한 번의 출연으로 이슈가 되는'인기몰이형'이다 . 심 씨는 배우로서 절정의 인기를 누리던 2004년 지 후보와 결혼했다. 심씨는 유세현장에 나서는 대신 블로그와 연말연시 연하장에 등장하는 방식으로 지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
이 같은 내조로 새누리당 지상욱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지수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현역인 정호준 국민의당 의원을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뉴스핌 Newspim] 김나래 기자 (ticktock032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