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티스 이어 노보노디스크 적발...자체 정화체계 마련 필요
[뉴스핌=박예슬 기자] 국내 제약업계가 ‘리베이트 척결’의 목소리를 높이는 가운데 다국적 제약사들의 리베이트 수수 혐의가 속속 밝혀지면서 업계의 논란이 되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와 노바티스. <사진=각사> |
11일 업계에 따르면 인슐린제제로 알려진 다국적제약사 노보노디스크는 최근 한국법인이 프로모션 과정에서 CP(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 Compliance Program)을 위반한 사실을 적발했다.
이에 따라 한국 노보노디스크 대표 및 임원들이 징계를 받을 가능성까지 언급되고 있다.
한국 노보노디스크 관계자는 "회사 정책상 직원 개개인에 대해서는 자세히 밝힐 수 없다"면서 "글로벌 회사로서 높은 윤리수준을 유지해 왔으며 앞으로도 모든 영업 관행에 있어 관련 법령에 따라 적법하게 운영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월 한국노바티스도 리베이트 제공 혐의로 검찰의 압수수색을 당하며 업계에 파장을 일으켰다.
검찰에 따르면 노바티스는 한 의학 학술지 등을 통해 의료계에 제품 관련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를 받았다.
여기에 해당 학술지 조사 과정에서 일본계 모 제약사도 리베이트 제공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업계에 알려지기도 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말에는 한국아스트라제네카가 몇몇 국내 제약사와 함께 항암제 영업 과정에서 국내 병원에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과징금 2억원을 부과받았다.
과거 국내 제약업계의 ‘고질병’으로 알려졌던 리베이트 이슈가 최근에는 다국적 제약업계로 번지고 있다.
제네릭(복제약) 위주의 영업을 하는 국내사의 경우 영업 과정에서 제품별 차별화를 이루기 어려워 금전거래 등이 개입할 가능성이 높았다. 반면 오리지널 판권을 다수 보유하는 다국적제약사는 비교적 리베이트로부터 자유로운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오리지널 특허도 만료를 앞두면서 실적에 부담을 느낀 다국적사들이 리베이트라는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됐다는 관측도 업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리베이트 적발로 홍역을 치른 아스트라제네카도 지난 2014년 위장약 ‘넥시움’의 특허가 만료됐으며 다음달에는 콜레스테롤 치료제 ‘크레스토’가 만료된다. 이에 따라 지난해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각각 11.84%, 18.59% 내려가기도 했다. 노보노디스크도 지난해 영업손실률이 90.2%로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다.
반면 국내업계의 경우 제약협회 차원에서 내부적으로 리베이트 제공 의심 업체 명단을 공개하겠다고 선포하기까지 한 상황이라 더욱 대조를 이루고 있다.
한국제약협회는 오는 5월말 각 업체 임원급이 참석하는 이사회를 열고 자체 투표를 실시, 리베이트를 제공한 것으로 다수 지목된 업체의 명단 2~3곳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명단을 공개할 뿐 별다른 처벌규정은 없어 실효성 논란도 있다. 대형 제약사들이 주도권을 잡고 있는 제약협회 이사회인 만큼 상대적으로 열악한 중소제약사 ‘때리기’가 아니냐는 지적도 업계 내부에서는 제기되기도 하지만 리베이트에 대한 자체 척결 의지만큼은 분명히 보이고 있다는 게 안팎의 평가다.
이에 다국적제약업계 또한 이번을 계기로 공정거래에 대한 내부적인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내 다국적제약사들이 속해 있는 한국다국적의약산업회(KRPIA)는 관계자는 “협회에서는 공정경쟁규약으로 불공정거래를 예방하고 있다”며 “각 업체들은 규약에 따라 의료기관이나 의사들을 대상으로 학술대회, 기부 등을 할 때 사전에 신고를 하고 규약에 맞지 않는 경우 실시 자체를 할 수 없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공정경쟁규약의 경우 국내 제약협회 등 다른 의료‧의약산업협회 대부분이 이미 실시하고 있는 제도다. 의무적인 규약 외에는 아직까지 별다른 자체정화 장치가 마련되지 않고 있다는 것.
이에 다국적제약사 또한 국내사들과 같은 강력한 자체정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박예슬 기자 (ruth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