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생활용품 함유 ‘정체불명’ 화학물질...‘지나친 우려’ vs ‘주의해야’
[뉴스핌=박예슬 기자] #. 20대 직장인 K씨는 얼마 전 새로 구입한 기초 화장품을 사용하자마자 피부 트러블을 겪었다. 화장품 성분표를 확인해 보니 ‘디메치콘’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었다. 시판되는 화장품에 흔히 들어있는 성분이지만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디메치콘이 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다는 글을 본 적이 있는 K씨는 해당 제품 대신 디메치콘이 들어있지 않은 천연 화장품을 구입해 사용하고 있다.
최근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여파가 커지는 가운데 여타 생활용품·화장품 등의 성분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
9일 업계에 따르면 디메치콘 등 화학물질로 인한 부작용이 알려지며 소비자들 사이에 공포감이 증폭됐다.
화장품에 흔히 들어가는 디메치콘은 실리콘의 일종이다. ‘발림성’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으로 주로 사용된다. 이 물질은 유명 아동용 로션에도 흔히 사용된다.
그런데 천연화장품 업체와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 이 디메치콘 성분이 피부 트러블과 심할 경우 불임까지 일으킬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며 논란이 확산됐다. 논란이 일어난 이후 디메치콘이 들어있지 않다는 점을 내세운 천연 화장품들이 적극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기피 성분으로 알려진 또 다른 성분으로 ‘파라벤’도 있다. 미생물의 번식을 막아주는 방부제의 일종인 파라벤은 화장품뿐 아니라 치약 등 일상 생필품에도 흔히 들어 있다. 실제 일부 연구결과에 따르면 파라벤은 피부 노화를 촉진시키고 유방암을 일으킬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최근에는 화장품과 세안제, 치약 등에 함유된 ‘미세 플라스틱’도 논란이 되고 있다. 여성환경연대에 따르면 시중에 판매되는 화장품과 생필품 중 300여가지에 미세 플라스틱이 함유돼 있다.
시민단체에 따르면 미세 플라스틱은 하수정화장치에서 걸러지지 않고 바다로 흘러가 해양생물에게 흡수된다. 이에 따라 결국 해양생물 등을 통해 사람에게도 유해물질을 남긴다는 것이다.
사실 화장품 성분 유해성 논란은 오래 전부터 제기돼 왔다.
미국 환경단체 ‘스킨딥’에 따르면 화장품 제품의 30%는 발암의심성분, 45%는 신경독성성분, 60%는 환경호르몬이 들어 있다는 주장도 있다. 전 세계에서 화장품 사용량이 가장 많은 우리나라의 경우 그 위험성이 더 크다는 지적이다.
이에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화장품 성분을 분석, 위험성을 알려 주는 스마트폰 어플을 사용하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스마트폰 어플 ‘화해’에는 현재 3200개가 넘는 시판 화장품 브랜드의 성분과 위험성이 등록돼 있다.
어플을 이용하면 가지고 있는 화장품의 브랜드나 제품명을 검색하면 수십 가지의 성분과 피부타입별 적합성을 알 수 있다.
한편, 화장품 업계에서는 논란이 되고 있는 일부 화학성분에 대해서 ‘과도한 공포감 조성’이라는 입장이다. 국내뿐 아니라 미국 FDA 등에서도 이미 디메치콘 등을 허가하고 있는 만큼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해외 연구결과에 따르면 디메치콘과 천연오일을 비교했을 때 피부 트러블 유발 지수가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해외에서 판매되는 일반의약품에도 이러한 성분이 널리 함유돼 있다”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박예슬 기자 (ruth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