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누적 해외수주, 전년比 45% 감소한 131억달러
연간 400억달러 밑돌 듯
[뉴스핌=이동훈 기자]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건설 발주가 줄어들자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액이 급감했다.
중동뿐 아니라 최근 주력시장으로 부상한 아시아 지역까지 수주가 줄어 건설사들은 비상이 걸렸다. 앞서 수주한 물량이 많아 당장 매출감소로 이어지진 않겠지만, 수주 절벽이 장기화하면 2~3년 후 부작용이 거셀 전망이다.
이에 따라 건설업계의 수주전략에도 시름이 깊어질 전망이다.
27일 해외건설협회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26일까지 국내 건설사는 해외에서 131억달러(15조4000억원)어치 공사를 수주했다. 이는 전년동기(233억달러, 27조4500억원) 대비 45% 감소한 것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작년과 비교해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지난 1분기에는 전년동기 대비 24.5% 줄어든 132억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대형 프로젝트 수주가 없는 데다 해외수주 취소가 이어지며 총 수주액이 후퇴했다.
연간 해외수주 현황<자료=해외건설협회> |
특히 중동지역 수주가 좀처럼 확대되지 않고 있다. 26일 기준 누적 수주액은 38억달러(4조4700억원)다. 전년동기(68억달러, 8조원) 대비 45% 줄었다.
국제유가 하락과 정세 불안으로 발주가 급감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랍에미리트와 오만, 이라크 등은 신규 발주가 미미하다.
중동을 밀어내고 주력시장으로 떠오른 아시아 지역도 주춤하다. 이 기간 61억달러(7조1800억원)를 수주해 전년동기(117억달러, 13조7800억원) 대비 48% 감소했다. 필리핀과 카자흐스탄과 몽골 등에서 약세를 기록했다.
태평양·북미와 아프리카 지역은 전년동기 대비 100% 넘게 증가했지만 규모가 크지 않아 수주액 증가에는 기여도가 낮다.
이렇다 보니 건설사별 수주 실적이 기대 이하의 성적이다. 현대엔지니어링과 GS건설, 대림산업, 롯데건설 등은 수주액이 작년과 비교해 절반 넘게 하락했다.
최근 경제제재 해제 후 발주 확대가 기대되는 이란시장도 불투명성이 크다. 이달 초 박근혜 대통령 순방 이후 정부는 이란과 30개 프로젝트에서 371억달러(약 42조원) 규모의 업무협약(MOU)을 맺는 성과를 올렸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대부분이 본계약까지 이어질지 확신하기 어렵다. 이란 발주처는 대부분 시공사에 금융지원까지 요구하고 있다. 건설사 입장에선 추가적인 사업성 검토도 필요하다. 실제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은 철도, 고속도로 사업 등을 진행하다 MOU 체결을 미뤘다.
건설업계 해외사업부 한 임원은 “중동과 아시아에서 공사 발주가 줄어든 데다 글로벌 건설기업과 경쟁도 심해 수주액 규모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이란에선 발주처가 공사에 투입될 자금을 건설사가 조달하라는 요구가 많아 본계약까지 변수가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