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발전 2003년 '실패' 경험 딛고 재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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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정부가 최근 에너지공기업 8곳에 대해 상장 방침을 밝히면서 누가 첫 상장의 주인공이 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거래소도 조건을 충족할 경우 '패스트 트랙' 제도를 통해 적극 지원할 방침이어서 하반기부터 상장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 14일 공공기관장 워크숍에서 '에너지·환경·교육분야 기능조정 방안'을 발표하면서 8개 에너지 공기업에 대해 상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남동·동서발전 경영실적 가장 매력…5개 발전사 경쟁
상장 추진 대상은 남동발전, 중부발전, 동서발전, 서부발전, 남부발전 등 발전 5사와 한전KDN, 가스기술공사, 한국수력원자력 등 8곳이다.
지분의 20~30%를 상장해 민간 투자를 받아들이되 정부를 비롯한 공공지분율을 최소 51% 이상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상장 규모를 예단하기는 쉽지 않지만 최소한 수조원대 규모가 예상되고 있어 벌써부터 자본시장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일단 경영지표만 보면 가장 매력있는 곳은 매출과 순익 규모가 가장 큰 남동발전이다. 남동발전은 지난해 매출 4조9617억원, 순익 6012억원으로 다른 발전사들을 압도했다(그래프 참고).
그 다음으로는 동서발전이 눈에 띈다. 매출은 4조477억원으로 다른 발전사들과 비슷한 수준이나 순익이 4549억원으로 2000억원대에 그친 다른 발전사들보다 높은 수익성을 보였다.
한수원은 10조원대의 매출과 2조4000억원 규모의 순익을 자랑하고 있지만 가장 후순위로 상장될 예정이고, 한전KDN과 가스기술공사는 매출과 순익이 약해 상대적으로 매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상장 추진 예정기업을 대상으로 상장설명회와 개별컨설팅을 통해 상장준비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 2003년보다 매출 3배·순익 2배 늘어…저유가도 '순풍'
일각에서는 2003년 남동발전의 상장 실패 경험을 근거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공기업 특성상 수익성을 추구하는데 한계가 있는데 정부가 다수의 공기업을 무리하게 상장하려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남동발전은 2002년 민영화를 추진하다 반대여론에 부딪혀 경영권 매각을 중단했다. 이듬해 지분의 30%를 상장하는 것으로 우회했지만, 예상 공모가격이 1만6700원에 그쳐 2000억원대의 매각손실이 예상돼 상장을 중단한 바 있다.
하지만 그때와는 상장여건이 다르고 국민들의 인식도 크게 개선됐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특히 매출과 순익 규모가 크게 개선되면서 투자가치가 크게 높아졌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실제로 남동발전의 매출은 2003년 1조5164억원에서 지난해 4조9617억원으로 3배 이상 급증했으며 같은 기간 순익도 3469억원에서 6012억원으로 73%나 늘었다(그래프 참고).
또한 지난해 이후 저유가 기조가 지속되면서 발전사들의 순익구조가 크게 개선된 것도 지금이 상장 적기라는 분석이 가능하게 한다.
무엇보다 상장을 통해 공기업의 투명성이 높아지고 재무구조가 개선되는 효과가 기대된다. 정부 입장에서는 상장수익을 통해 배당수입이 늘어나 1석2조의 효과가 기대된다.
노형욱 기획재정부 재정관리관은 "상장 공공기관의 경영 투명성과 자율적인 감시기능이 강화되고 시장자금의 유입으로 자본이 확대돼 재무구조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남동발전 상장추진 일지>
2002년 7월: 민영화를 위한 우선매각대상회사 선정
2003년 3월: 포스코 등 입찰 불참으로 경영권 매각절차 중단
2003년 12월: IPO를 위한 예비상장심사 완료
2005년 11월: 대규모 매각손실 우려로 IPO 잠정 중단
2016년 6월: 정부, 에너지공기업 8곳 IPO 추진 방침 발표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