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한송 기자] '초대형 투자은행(IB)'. '자기자본 국내 증권사 원톱'. 연내 옛 대우증권과의 통합을 앞둔 미래에셋증권의 자랑거리가 이런 것이라면 그들에게 감추고 싶은 비공식 타이틀이 하나 생겼다.
‘가장 이직하기 싫은 증권사’. 최근 증권업계 종사자들이 모인 한 커뮤니티에서 미래에셋증권이 이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저마다 자기 회사에 대한 불만 한 두가지 쯤 있기 마련이나 과반을 넘은 압도적인 표차와 내부 직원들의 속출하는 제보(?)에 모두가 어리둥절해 한다.
대다수 미래에셋증권 직원들이 공감하는 공통 원인은 ‘복지’와 ‘급여’. 1등 증권사라는 타이틀과는 달리 업계 최저 수준의 연봉과 복지를 받고 있다는 주장도 눈에 띈다. 커뮤니티에서 자기 회사의 복지수준과 처우를 공개하는 때아닌 '복지 논쟁'이 불붙은 것도 이 때문이다. 잇따른 미래에셋 '내부자들'의 볼멘소리에 미래에셋대우(옛 대우증권) 직원들 역시 우려감이 높은 상황.
직무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평균적으로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증권 간 급여체계는 한 직급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래에셋대우 대리급 직원과 미래에셋증권 과장급 직원의 급여가 비슷한 수준이라는 얘기다. 이에 회사측이 미래에셋대우 출신 직원의 직급을 올려줌으로써 양사 직원간 급여 체계를 맞추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는 소문도 있다. 이렇게 되면 현재 팀장, 부장급 관리직 직원의 비중이 높아질 것이고, 이에 따른 인사 불안은 해당자들이 안아야 할 또 다른 리스크다. 양사 통합으로 자본 규모 1등 증권사가 됐지만, 받아들이는 쪽도 옮기는 쪽도 어쩐지 불안하다.
이쯤되니 양사 직원들의 막연한 '믿을만한 구석'이 아이러니하게도 미래에셋대우 노조가 돼 가고 있다. 노조가 없는 미래에셋 직원 입장에서는 대우측 노사간 임금협상이 잘 이뤄져 이와 유사하게 적용받기를 바라고 있는 것. 현재 대우증권 노조 측은 지난달부터 임금 및 단체협약과 관련해 사측에 전달할 요구사항을 정리하고 있다. 해당 건은 대우 측 조합원에 국한되나 종국에는 미래에셋직원들도 똑같이 적용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벌써부터 대우증권 노조 가입을 고민하는 직원이 곳곳에 눈에 띄는 것도 이 같은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1970년 설립된 대우증권과 1999년 태동한 미래에셋증권 간 거리감은 30여년의 세월 만큼이나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후발주자로서 사세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직원들의 복지나 급여 등 직원들의 처우에 신경쓰지 못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대통합을 앞둔 현재 양사 직원들의 바라보는 시선이 대우증권 노조 측에 있다는 것은 이 외에도 무언의 의미를 담고 있는 듯하다.
'사람이 미래다. 하지만 미래는 없다.' 내부 한 직원의 이 같은 푸념 섞인 말의 의미를 다시한번 생각해 볼 시기다.
[뉴스핌 Newspim] 조한송 기자 (1flowe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