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 LNG터미널' 이어 LNG선도 수주 유력…1.5조 자구안 탄력 기대
[뉴스핌 = 전민준 기자] 전례 없는 수주가뭄에 허덕이고 있는 삼성중공업에 희소식이 날아들 것으로 보인다. 무려 2조8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인도 LNG시장에서 확보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경영정상화에 청신호가 켜졌다.
1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최근 인도 폭스그룹(Fox Petroleum Group)이 발주한 1조원 규모 LNG터미널 프로젝트에 참여키로 하고, 폭스그룹과 LNG FSRU(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재기화 설비) 건조일정, 비용 등에 대해 논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LNG-FSRU는 해상에서 LNG를 천연가스로 기화해 육상의 수요처에 직접 공급할 수 있는 특수 선박이다. 기존 육상 LNG터미널을 바다 위로 옮겨온 것으로, 육상 LNG터미널 건설을 위해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육상 LNG터미널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10억달러 이상의 비용과 5년에 달하는 시간이 소요되는 반면 LNG FSRU는 약 3억달러의 비용으로 3년 내 건조할 수 있다.
폭스그룹이 발주한 프로젝트는 인도 남서부 카르나타카 주 카라와라 지역에 저장용량 33만㎡ 규모로 짓는 대형 LNG터미널 건설공사로, 아시아에서 가장 큰 규모다. 폭스그룹은 지난 6월 국내 조선3사 중 유일하게 삼성중공업에게만 입찰제안서를 전달한 바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이제 막 협상을 시작하는 초기 단계"라며 "LNG FSRU 시장은 삼성중공업을 비롯해 조선3사가 절대적 우위를 가진 분야로 입찰 참여는 수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아울러, 인도 게일사가 추진한 1조8000억원 규모 LNG선 용선 및 신조 입찰에서도 수주소식이 날아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 프로젝트는 지난 4월 삼성중공업·인도 코친조선소와 기술협력 하는 조건으로 게일사가 발주한 것이며, 용선 척수는 9척이다. 이 가운데 3척은 코친조선소에서 지을 예정으로 삼성중공업은 기술협력에 따른 대금인 4586억원을 받게 된다. 또 남은 6척은 거제도에서 지으면 1조3758억원을 더 수주해 총 1조 8000억원을 벌어들인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오는 9월에서 10월 사이 수주결과에 대한 내용이 공개될 예정"이라며 "현재 협상 막바지 단계로 일정이나 형태 등에 대해서 최종 조율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삼성중공업은 지난 6월 말 기준 299억 달러(105척) 일감을 갖고 있지만 9개월째 수주가 없다. 상반기가 일주일가량 남은 상황에서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대형 3사 중에 올해 유일하게 신규 수주를 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조선업계에서는 삼성중공업이 인도에서 수주에 성공할 경우 일감확보는 물론 산업은행에 제출한 1조5000억원 규모 자구안을 실행하는데 큰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건조 대금을 한꺼번에 받지 못 해도 선수금과 중도금 비율을 높게 설정해 자금 숨통이 어느 정도 트일 것이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