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심플하고 저렴한 기기로 선보여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장의 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스냅챗이 구글 글래스에 비견될 첫 웨어러블 기기를 선보이며 새 행보를 시작해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주말 스냅챗은 사명을 스냅(Snap Inc.)으로 변경하고, 카메라가 달린 선글라스인 ‘스펙터클(Spectacles)’을 선보였다.
25일 자 비즈니스인사이더(BI)는 조롱거리로 전락한 구글 글라스와는 대조적인 매력 포인트를 갖춘 스펙터클이 스냅챗의 성공적 변화를 주도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 '선택과 집중'
스펙터클 <출처=블룸버그> |
지난 2013년 업계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첫 선을 보였던 구글 글래스는 한 마디로 실패했다. “너무 부담스럽다”는 점이 이유다.
착용 시 거추장스러운 디자인에 1500달러라는 부담스러운 가격은 물론 사생활 침해 논란까지 더해지며 빠르게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당했다.
스펙터클의 경우 기능을 최대한 심플하게 하고 가격대를 낮추어 소비자들에게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
구글 글래스의 경우 사진 및 동영상 촬영, 이메일 확인, 네비게이션 등 갖가지 기능들을 제시했지만 사용자가 현재 어떤 기능을 쓰고 있는지 상대방이 전혀 알 수 없다는 점이 문제였다.
하지만 스펙터클은 안경테 부분의 버튼을 누르면 비디오 촬영이 가능한데 이 때 카메라 부분에 불이 들어와 상대방이 촬영 여부를 알 수 있게 했다. 사람이 보는 시야각과 유사한 115도 렌즈를 사용했고, 촬영 영상은 블루투스나 와이파이를 이용해 스냅챗에 바로 전송이 가능하다.
가격은 129달러로 기존 선글라스 판매 가격과 비슷한 수준이며, 판매 기한을 올 가을로 한정시켜 한정판 구매 욕구도 자극하고 있다.
기존 구글 글래스가 IT 괴짜(nerd)같은 비주얼을 연상시킨 것과 달리 스펙터클은 디자인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BI는 기존 선글래스 만큼 세련된 비주얼은 아닐지라도 산호색(coral)과 청록, 블랙 세 가지 색상에 스타일리쉬한 디자인으로 소비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핸드폰 충전기와 비슷한 모습의 충전기를 선보인 구글 글래스와 달리 안경 케이스 모양의 충전기를 내세운 점도 스펙터클의 장점으로 꼽힌다. 스냅챗 측이 아직 충전 시 사용 시간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케이스 모양의 충전기는 찾기도 쉽고 디자인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에 충분한 매력 포인트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 기대와 우려 ‘공존’
전문가들은 스냅챗의 새 행보에 기대와 우려의 시선을 동시에 보내고 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소셜미디어에서는 대부분이 스펙터클의 디자인과 실용성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으며 구글 글래스와 대조적인 강점에 포커스를 맞추는 포스팅이 상당수를 차지했다.
IT전문매체 더버지는 스펙터클이 스냅챗의 좋은 수익 모델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또 다른 미국 IT매체 테크크런치는 특별한 순간을 더 빠르게 생생하게 담을 수 있는 점, 카메라 기능에 강점을 가진 독보적인 SNS 강자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점, 증강현실 부문에서의 성장 가능성 등은 스냅챗에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핸드폰에서도 사용 가능한 카메라 기능을 굳이 안경을 통해 활용하려는 사용자가 얼마나 될지, 또 머리가 손보다 움직임 면에서 부자연스러울 수 있다는 점, 스마트 안경이 갖는 여전한 괴짜스러운 이미지, 사생활 침해 논란 등은 스냅챗이 스펙타클과 함께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