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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자료협조도 눈치보여" 소통 안되는 '정부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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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핌 이진성 기자] "법무부에서 자료를 줄지 모르겠네요. 껄끄러워서 요청하기도..."

아동 학대와 관련해 친권박탈 사례가 있는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한 보건복지부 공무원의 답변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공공정보를 적극적으로 개방하고 공유하며 부처간 칸막이를 없애 소통하고 협력하자는 취지로 '정부 3.0'을 내세웠지만, 여전히 소통은 막혀있다.

정부가 '정부 3.0'을 내세운 데에는 부처간 중복되는 사업들이 많아서다. 업무적으로 서로 공유하면서 해결책을 찾아야 함에도 부처간의 소통부재로 제대로 사업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정부세종청사를 건설할 때도 정부는 소통을 강조했다. 이를 반영하듯 청사 모든 부처를 통로로 연결하기도 했다. 업무상 다른 부처의 도움이 필요할 때 편하게 이동을 돕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복지부 공무원의 답변처럼 부처간 단절된 소통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최근 가습기 살균제 문제가 도마에 올랐을 때도 부처간 소통 부재가 가장 큰 문제로 꼽혔다. 고용부가 가습기살균제에 대해 안전점검에 나선다며 환경부에 사업자 명단을 요청했지만 이를 무시한 정황이 밝혀진 것이다. 가습기살균제로 수십명이 죽어나가는 비극적인 상황이 발생했지만 환경부는 이를 해결하기보다는 책임회피에만 급급했다.

이런 사례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보건산업과 신약개발 등 연구개발(R&D)과제의 경우 기획재정부와 미래창조과학부, 복지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유기적으로 업무가 엮여있지만, 정보 공유는 전무한 상태다. 해당 과에 "다른 부처에서 이런 자료가 나왔다"고 사실관계를 물으면 "우리 자료가 아닌 것은 확인이 어렵다"고 대부분 답한다.

업무적으로 겹치는 해당 사업에 문제가 발생해도 이들은 한결같이 "우리 쪽 자료는 아니다. 다른 부에 문의해라" 식이다.

소통부재는 수십억을 들여 부처 간 통로를 이어놓는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는다. 부처간 자료 양식이 너무 상이해 통일할 필요는 없는지, 자료 공유를 위해 필요한 결재 라인이 너무 복잡하지는 않은지, 실시간 인트라넷 등을 통해 자료를 열람하는 시스템이 필요한지 등 실무자들의 민원을 듣고 반영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2016년 10월 26일 기준으로, 통로로 연결돼 있는 정부세종청사는 화려한 디자인이 빛나는 볼거리로 전락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진성 기자 (jin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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